“50세 미만 암 발병, 30년 전보다 79% 증가”
전 세계 50세 미만 암 발병률이 30년 만에 80% 가까이 증가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년 100만 명이 넘는 49세 이하의 사람들이 암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21%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의학저널 종양학(BMJ Ontology)》에 발표된 영국과 중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와 중국 저장대 의대 연구진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50세 미만에 암이 발병하는 조기 암 발병의 문제를 세계적 차원에서 처음으로 조사한 연구다. 이전의 대부분의 연구는 지역 및 국가별 차이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달 《미국의학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논문은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조기 암 진단율이 인구 10만 명당 100건에서 103건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을 넘어 세계적 차원에서 조사가 이뤄진 이번 연구 결과는 그보다 더 심각했다. 조기 암 발병 건수는 1990년 182만 건에서 2019년 326만 건으로 증가했다. 또 그로 인한 암 사망 건수는 27% 증가해 연간 100만 명 넘는 50세 미만이 암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204개국의 29개 유형의 암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1990년과 2019년 사이의 변화를 추정하기 위해 14세에서 49세 사이의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례, 사망, 건강 결과 및 기여 위험 요인을 조사했다.
2019년 50세 미만의 신규 암 진단 건수는 총 326만 건으로 1990년 대비 79% 증가했다. 유방암은 전 세계 인구 10만 명당 각각 13.7명과 3.5명으로 가장 많은 발병 건수와 관련 사망자 수를 차지했다.
가장 빠르게 증가한 조기 발병암은 기관지암과 전립선암으로 나타났다. 연간 증가율은 각각 2.28%와 2.23%로 추정됐다. 반면에 조기 발병 간암은 연간 2.88%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에 암으로 사망한 50세 미만 사망자는 총 106만 명으로 1990년에 비해 27% 증가했다. 유방암 다음으로 사망자 수가 많은 암은 기관지암, 폐암, 위암, 대장암이었다. 사망자 수가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암은 신장암 또는 난소암 환자였다.
2019년 조기 발병 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북미, 오세아니아, 서유럽이었다.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도 영향을 받았으며, 50세 미만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오세아니아, 동유럽 및 중앙 아시아에서 가장 높았다.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서는 조기 발병 암이 건강 악화와 사망률 측면에서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지난 30년간 관찰된 추세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 조기 발병 암 신규 환자 수와 관련 사망자 수가 각각 31%, 21%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40대가 가장 위험에 처할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50세 미만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의 주요 위험요소로 붉은 육류 섭취와 소금이 많고 과일과 우유가 적은 식단 그리고 알코올 및 흡연을 꼽았다. 또 신체 활동 부족, 과체중 및 고혈당이 그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건강한 식습관, 금연 및 절주, 적절한 야외 활동 등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장려하면 조기 발병 암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논문을 검토한 영국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의 클레어 나이트 건강정보 최고 관리관은 이러한 추세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암은 주로 노년기에 발생하는 질병이며, 전 세계 신규 암 발병의 대부분은 50세 이상에서 진단된다"며 "암 위험이 걱정된다면 금연, 균형 잡힌 식단 유지, 충분한 운동, 햇볕 쬐기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bmjoncology.bmj.com/content/2/1/e000049)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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