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쿠팡플레이, 반짝 성장에 그치지 않으려면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토종 OTT 쿠팡플레이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7월 MAU(월간 활성 이용자수) 5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선두를 달리던 티빙을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쿠팡플레이의 급격한 성장에 모회사 쿠팡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연예 매니지먼트사를 설립하고 방송인 신동엽과 전속계약을 맺으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다만, 스포츠·예능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아직은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
4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8월 MAU는 562만 5295명을 기록했다. 이는 티빙(539만 8255명), 웨이브(439만 2344명)를 넘어선 순위로, 토종 OTT 중에는 가장 많은 MAU를 기록했다. 지난달 519만 8854명의 MAU로 500만을 돌파했던 쿠팡은 한 달 만에 티빙을 끌어내리고 1위 자리에 올랐다.
쿠팡플레이는 모기업 쿠팡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탄탄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스포츠 콘텐츠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토트넘 홋스퍼, 세비야를 한국으로 초청했던 쿠팡플레이는 올해는 파리생제르맹, 맨체스터 시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한국으로 불렀다. 이들이 펼치는 경기는 오직 쿠팡플레이에서만 볼 수 있었다. 또한 K리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1, NFL, NHL, F1 등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독점으로 중계하고 있다.
쿠팡플레이의 오리지널 예능 'SNL 코리아'도 힘이 되고 있다. 7월 15일부터 공개 중인 시즌2에는 정우성, 이다희, 성시경, 진서연, 장기하 등의 유명 연예인이 출연 중이다. 평소 예능에서 보기 힘든 연예인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에 '쿠팡이 도대체 얼마를 주기에 저러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정확한 출연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쿠팡플레이는 'SNL 코리아'에 적지 않은 제작비를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사실상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합쳐졌다. 쿠팡은 와우멤버십 회원 혜택 중 하나로 쿠팡플레이를 제공하고 있다. 별도의 구독료를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쿠팡플레이의 선전에 쿠팡은 엔터 사업을 강화했다. 연예 매니지먼트 자회사인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신동엽과 전속계약을 발표한 것이다. 신동엽은 'SNL 코리아'의 크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글로벌 OTT의 독점이 우려되는 국내 시장에서 씨피엔터테인먼트는 우수한 한국 콘텐츠를 더 많이 제작해 제공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쿠팡플레이가 아직 발전시켜야할 부분이 남아있다. 스포츠·예능 쪽에서는 강세를 보이지만, 영화·시리즈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아직 경쟁력이 부족하다. 부동의 1위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결국 종합 OTT로서의 성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올해 쿠팡플레이가 선보인 오리지널 시리즈는 '이끼'가 유일하다. 공개를 앞둔 '소년 시대'를 포함해도 2편에 그친다.
그러다 보니 쿠팡플레이를 오래 보는 시청자는 부족하다. 실제로 쿠팡플레이는 MAU에서 티빙을 추월했지만 일간활성이용자수(DAU)를 살펴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DAU는 하루 단위로 사용자를 집계해 좀 더 정밀한 통계로 평가받는다. 티빙의 8월 DAU는 평균 126만 명을 기록했다. 쿠팡플레이는 웨이브(111만 명)보다도 부족한 평균 71만명을 기록했다. 일주일에 한 번 축구 중계를 보거나, 'SNL 코리아'를 시청하는 정도다. 쿠팡플레이가 쿠팡의 혜택 중 하나로 남는 것이 목표라면 이같은 수치에 만족해도 된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OTT가 되기 위해서는 꾸준히 접속하는 이용자 수를 끌어올려야 한다.
쿠팡플레이의 진격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금에 안주한다면 한계를 마주할 수 있다. 상승세가 계속되는 지금 시점에서 쿠팡이 찾아낼 새로운 원동력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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