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자유'라는 가면을 쓴 색깔론, 그들의 자유는 누구를 위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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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미국 민주당의 성향을 표현하는 "리버럴"이란 단어의 모호함'에 관한 이야기로 오늘 글을 시작한 이유는 "자유"나 "자유주의"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남용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던 차에, 뉴욕타임스에 다음 칼럼이 실렸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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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 지형에 관해 이야기할 때마다 용어를 정의하는 문제 때문에 곤란해질 때가 있습니다. 진보적인 성향의 정당을 좌파로, 보수적인 성향의 정당을 우파로 부를 수 있다면, 미국 민주당은 진보 정당이고, 공화당은 보수 정당일까요? 크게 보면 틀린 말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정확한 분류라고 보기 어려운 면도 있습니다. 좌우를 나누는 분류법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유럽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특히 더 그렇습니다.
유럽이라고 해도 나라마다 정당의 역사와 정치 지형이 다를 테니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없지만, 그래도 유럽의 좌파 정당들은 노동조합을 확고한 지지 근간으로 삼거나 많은 수정과 타협을 거쳤을지언정 한때 사회주의 노선을 천명했던 정당에 대개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또 유럽의 우파 정당들은 시장의 문제는 시장이 알아서 해결하는 편을 상대적으로 선호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복지 제도를 비롯한 사회적 안전망을 튼튼히 관리하는 데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정당은 없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분류법을 기준으로 보면, 미국 민주당은 진보 정당으로 보기에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민주당 안에서 유럽의 좌파와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아 코르테스 하원의원은 주변부 취급을 받죠. 미국 민주당의 성향을 영어로 "리버럴(liberal)", 즉 자유주의적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를 그냥 진보적이라고 옮기면, 유럽의 진보 정당과 닮은 점을 찾기 어려워서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경제 정책에 관한 태도를 기준으로 한다면, 미국 민주당은 유럽의 좌파 정당보다 중도 우파 정당과 더 닮았습니다.
공화당은 어떨까요? 공화당 지지층 가운데는 유럽의 중도 우파 정당을 지지하는 이들과 생각이 비슷한 이들이 여전히 많지만, 특히 트럼프 시대 이후 정치인들의 행보만 놓고 본다면, 지금 미국 공화당과 비슷한 정당은 유럽의 중도 정당이 아니라 극우 정당에서 찾아야 할 겁니다. 한편, 유럽에서도 이민자에 대한 태도나 문화적인 요인에 관한 의견이 정치적 균열의 중요한 잣대가 되면서 극우 정당의 지지율이 높아졌고, 기존의 좌우 분류법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2016년, 트럼프가 대통령에 깜짝 당선된 해에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통과된 사건이 상징적이죠.
어찌 보면 서로 다른 나라 정당의 성향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인지도 모릅니다. 정당 정치가 발전한 역사, 경제적 상황, 유권자의 수준, 선거 제도 등 수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나라마다 다른 지금의 정치 지형이 생겨났을 테니까요.
그런데도 '미국 민주당의 성향을 표현하는 "리버럴"이란 단어의 모호함'에 관한 이야기로 오늘 글을 시작한 이유는 "자유"나 "자유주의"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남용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던 차에, 뉴욕타임스에 다음 칼럼이 실렸기 때문입니다.
[ https://premium.sbs.co.kr/article/CPj8VTLL8JD ]
자유주의의 역사를 여기서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아주 거칠게 대략의 흐름만 요약해 보겠습니다.
자유주의라 부를 수 있는 정치 사조가 태동한 건 18세기 후반의 일입니다. 미국의 독립과 건국이나 프랑스혁명이 자유를 지상의 가치로 내세운 새로운 사상을 반영한 대표적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일련의 자유주의 혁명, 운동이 추구하던 자유란 압제로부터의 자유였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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