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 "언론매체에서 YTN 인수? 정권에 부역하는 것"
[인터뷰] 노종면 전 YTN 기자·스픽스 TV부문 대표
"공기업 지분 매각, 무도하고 우악스러워…YTN 사영화의 키, 방통위가 쥐고 있어"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노종면 전 YTN 기자가 짧은 휴식을 끝내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YTN을 떠난 노 전 기자는 7월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논란이 일자 본인을 '양평 강상면 주민'으로 소개하며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수많은 인터뷰에 응했고, 최근 온라인 매체 스픽스 TV부문 대표를 맡기로 했다. 11일부터 자신의 이름을 내건 '노종면 뉴발'을 진행한다.
노종면 전 기자의 방송활동이 늘어난 배경에는 현재 언론 상황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그가 언론계 전면에 나선 7월, 윤석열 대통령은 이동관 대통령실 특보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이후 이 위원장은 YTN을 상대로 억대 소송을 제기했고, YTN 지분 매각 속도는 빨라졌다.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이슈도 있었다. 사태가 확산될수록 그의 출연이 잦아졌다.
미디어오늘은 지난달 31일 노종면 전 기자를 만나 현재 언론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등 노 전 기자와 악연이 있는 인물들이 중앙으로 진출하고 있다. 아래는 노 전 기자와의 일문일답이다.

- 이명박 정부에서도 YTN에 대한 압박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6명의 기자가 해고되는 등 파장이 컸다.
“이명박 정부 당시 YTN 사태가 불거지기 전에는 정권 차원의 움직임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다. 조직적 움직임은 있었지만 숨어서, 쉬쉬했다. 몰래 하려다가 저항이 있으니 여론이 들끓게 된 거다. 당시에는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 이슈가 부각됐고, 그 이후 YTN 사태가 촉발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은 대놓고 일을 한다. 이명박 정부 때는 그래도 눈치를 봤다는 건데, 윤석열 정권의 언론 길들이기는 뒤도 안 돌아보고 거침없다. 그런 점에서 2008년과 현재 상황이 다르다고 본다. 다만 정권이 목표로 하는 것은 같다.”
- 이명박 정부에서도 YTN 지분 매각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나.
“지금과 똑같지 않다. 당시에는 비공식 라인을 통해 협박했다. 협박 녹취록을 YTN노조가 공개하면서 지분 매각 논의가 세상에 나온 거다. 그리고 실제로 팔지도 않았다. 여당에서 'YTN 지분을 팔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원론적인 수준이었다. 우리은행이 지분을 매각하기도 했지만, 전체 주식에 비하면 일부였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매각 프로세스를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 이명박 정부 당시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청와대에 있었다. 그는 돌발영상 삭제 압력 의혹, 구본홍 사장 임명 등 YTN과 갈등을 빚었다. 그때의 경험이 현재 반영됐다고 보는가.
“연장선에 있다. 부당한 일을 한 사람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준거다. 당시 완료하지 못했던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일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 9월 중 YTN 지분 매각 공고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 후 YTN 주가가 급상승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동관'이라는 변수가 아니더라도, 지분 매각은 예정된 수순인 것 같다. 지분 매각이 현실화되면 방통위가 주주 적격성 심사를 해야 한다. YTN 지분을 매각하려는 세력 입장에서 보면 방통위 구조가 먼저 바뀌어야 했다. 그런 순서대로 일이 진행되는 것으로 이해한다.”
- 국민일보, 한국경제, 한국일보(가나다 순) 등 언론사가 YTN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가까이 다닌 회사가 매각 대상으로 오르내리는 것을 보는 기분은.
“사실 지금의 상황이 놀랍진 않다. 정권의 속성과도 관련 있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 때도 YTN 지분 매각 시도가 있었지 않은가. 권력이 언론을 길들이고 자기편으로 만들려는 시도라고 본다. 이 정권 들어 극단적인 방식으로 표출되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그런 구조 속에 고깃덩어리가 던져졌고, 여러 기업이 달라붙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일반 기업뿐 아니라 언론사가 매물을 쫓아다니는 게 더 참담하다.”
- 언론사 입장에선 YTN이 가진 현금·자산을 원할 것이다.
“돈이 있으면 YTN을 투자 대상으로 여길 수 있다. 그렇다면 정상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야 했다. 권력의 도움을 노리는 게 아니라 자기 능력으로 지분을 매집했어야지. 없던 투자 가치가 갑자기 생긴 건가. 그건 아니다. 지금은 정권에 부역하는 거라고 본다. YTN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혀 안 갖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YTN 자산가치는 얼마라고 보는가. 남산타워, 사옥 등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치가 얼마인지 말할 위치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부동산 자산이 있고 현금 보유액이 많다. 거기에 더해 YTN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가치가 어마어마하다고 본다.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방송 사업권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보도를 할 수 있는 공적 플랫폼은 몇 개 없다. 이른바 독과점 시장이다. 그리고 개국 30년이 되어간다. 이 정도 되는 방송사를 어찌 돈으로 환산하겠는가.”
- 현재 매물로 나온 YTN 지분은 30.95%(한전KDN 21.43%, 마사회 9.52%)다. 이걸 가지고 YTN을 실효적으로 '지배'할 수 있을까.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신봉한다고 하는 세력의 모순이다. 일반적인 기업 지분이 인수합병 될 때는 지분 51%, 혹은 지분 50%에 1주를 더하는 방식으로 거래된다. 그런데 지금 시장에 나온 YTN 지분은 30.95%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51%를 보유하는 건 힘들다. 2대 주주, 3대 주주 등은 거수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3대 주주 미래에셋의 경우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는데,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 가급적 적은 돈으로 YTN을 지배할 수 있는 틀을 짜갈 것이다.”
- 문재인 정부가 YTN 매각 시도에 나선 것은 어떻게 보는가.
“현 정권과 문재인 정부의 방식을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 문재인 정부 때는 YTN 내부에서 반대하니까 진행도 많이 되지 않았다. 'YTN 지분 매각'이 정부의 통일된 입장도 아니었다. 그래서 대응하기도 쉬웠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YTN 지분 매각을 작정하고 있다. 만약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려면 자기들은 똑같이 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 무도하고 우악스럽다고 본다.”
- 이동관 방통위원장, YTN을 상대로 수억 원 대의 소송을 제기했다.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장관급 인사가 방송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청문회 때 사퇴 의향이 없냐고 물으니 '점심 먹으면서 생각해보겠다'고 말한 것을 봐라. 검찰이 나서서 YTN을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할 거라고 본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언론이 이동관 위원장에 대한 의혹 보도를 했나. 앞으로 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보는데, 지금은 YTN을 타깃으로 삼은 거라고 본다. 결국 YTN 사영화의 키를 방통위가 쥐고 있는 거다.”
- 실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보면 YTN 사이언스 지원 예산이 '재검토' 대상이 됐다.
“YTN 주인이 바뀐 다음에도 예산을 삭감한 채로 갈 건지, 아니면 되돌릴 건지 봐야 한다. 그때쯤이면 많은 사람이 YTN을 잊어버릴 수 있지만,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 YTN에 남아있는 후배들이 많다. 이들을 지켜보는 마음이 좋지 않을 것 같다.
“그냥, 안 다쳤으면 좋겠다. 바람이다. 싸운다고 해도 안 다치는 방법으로 싸웠으면 한다. 2008년 내 경험이 그랬다.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다쳤다.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 최근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논란도 불거졌다.
“군사작전을 보는 것 같다. 일정을 짜놓고 밀어붙이고 있다. 관행으로 굳어지는 건 옳지 않지만, 기존 이사에 문제가 있으면 교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려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문제를 입증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이사회에서 나간 이사들과 관련된 의혹은 다퉈야 할 부분이 남아있었다. 결론이 났다고 보기 힘들고, 결론이 나면 그때 판단해도 늦지 않았다.
빈자리에 임명한 사람들도 문제다. 김성근 방문진 이사, MBC 재직 시절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정치적 진영을 떠나서 '저 사람이면 괜찮겠다'는 평가가 나와야 하는데, 지금 상황이 어떤가. 공영방송을 무슨 지경으로 몰아가려 하는지 모르겠다. 정연주 전 사장을 해임은 결국 무효 판결이 나왔다. 고대영 전 KBS 사장도 같은 결과였다. 국민의힘이 이를 비판했다. 비판받아야 할 게 있으면,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 그런데, 국민의힘 자신들은 똑같이 하지 말았어야 했다. 본인들이 잘못 했으면서 '전 정권도 그랬다'고 하는 논리는 성립될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구구절절해야 하는 현실도 참 슬프다.”
-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는데, 방송계의 변화는 최근 급격하게 발생하고 있다.
“압박이 늦어진 건 드라이브를 걸 조건이 만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일은 방통위 구성을 바꿔야만 했다. 결국 한상혁 전 위원장이 키맨이었는데, 한 전 위원장을 날리려고 보니 여러 작업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후 김효재 위원장 대행 체제에서 일을 진행하고 있다.”

- YTN 플러스 대표이사를 지낸 류희림 씨가 방통심의위원으로 임명됐다. 아마 곧 위원장이 될 것 같다. 류 씨는 아내가 재직 중인 학교와 누나가 운영 중인 식당을 YTN을 통해 홍보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가 경주문화엑스포 사무총장, 대표로 갔을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어떻게 살았건 직업을 갖는 걸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가 공적인 자리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은 있었지만, 언론과 관련이 크게 없었다. 하지만 방통심의위는 다르다. 학교·식당 홍보 논란, 내가 찾아낸 게 아니다. 직원 제보를 통해 알려진 거다. 어느 언론사에서 그런 보도가 가능했겠는가. 홍보 목적이 없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다른 언론사에서 해야 했다. 이미 평가가 다 끝난 사람인데, 안타깝다.”
(류희림 위원은 미디어오늘에 공익적 목적의 뉴스였으며, 홍보 목적이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 YTN뿐 아니라 여러 공영방송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언론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가.
“보도 투쟁이 중요한 국면이다. 언론인 스스로 부서 눈치 본다고 못하는 보도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본인도 설득하지 못하는 이유로, 해야 할 보도를 하지 못하는지 되돌아봤으면 좋겠다. 보도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보도하려는데 누군가 막으려고 한다면 싸워야 한다. 나중에 손발 다 잘리고 후회하면 늦다. 그 상황에 오면 독자가 우리를 외면할 거다.
그리고 일부에서 '방송사 분위기가 옛날 같지 않다. 젊은 기자들은 별다른 생각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지금은 갈등 국면이다. 그렇게 쉽게 이야기할 것도 아니고, 평가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책임 있는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자제해야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9월부터 스픽스라는 언론사에 합류한다. 방송 진행을 맡는 건 거의 4년 만이다. 두 달 전부터 제의가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 더 놀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시민으로 목소리를 내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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