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이 촉발한 글로벌 ‘강달러’…장중 환율, 1337원까지 상승[외환분석]
달러인덱스 104.77, 지난 3월 이후 최고치
위안화·엔화도 급락, BOJ 구두개입 나서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순매도 우위
“상승 추세 지속, 상단 연고점 이상 열어둬야”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30원 후반대까지 올랐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자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환율을 밀어올리고 있다. 다만 연고점(1343원) 부근에서는 상단이 막혔던 만큼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커지며 큰 폭 상승은 제한되는 모습이다.
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30.6원)보다 1.8원 오른 1332.4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9원 오른 1332.5원에 개장했다. 개장 후 환율은 상승 폭을 넓혀 1337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1330원 초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원유감산을 올해말까지 연장키로 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이 소식에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6.69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배럴당 90.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2년 11월 16일 이후 처음으로 90달러 선을 넘었다. 한국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90달러를 넘겼다.
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것이란 우려가 급부상했다. 이에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8% 급등한 4.258%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5일(현지시간) 저녁 10시 42분 기준 104.7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다. 강달러에 주요국 통화도 모두 약세다. 달러·위안 환율은 7.31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로 급등했다. 엔화가 지난해 11월 수준까지 급락하자 일본은행은 “엔화 약세 계속된다면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구두개입을 내놨다. 이후 달러·엔 환율은 147엔 후반대에서 중반대로 내려왔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달 연고점을 재차 터치한 이후 환율이 추가 상승하지 못하면서, 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감에 1340원 부근에서 상단이 막히는 모양새다.
국내은행 딜러는 “어제 유가가 트리거가 돼 원·달러 뿐만 아니라 엔화, 유로, 위안화 등 모든 통화가 차트상으로 저항선을 다 뚫었다. 변동성이 심하게 날아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비드(매도)가 계속 들어오긴 하는데 롱 플레이어들도 개입 경계감이 있어서 크게 오르진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 우위를 보이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300억원대를 팔고 있다.
연고점 위협…당분간 상승 추세 지속
시장 전문가들은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상황에서 달러 강세에 의해 오르는 만큼 예측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당분간 환율 상승 추세가 지속되며 연고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속도조절의 키는 외환당국이라고 봤다.
국내은행 딜러는 “연고점 이상인 1360원까지도 열어둬야 한다”며 “이벤트가 없는데 장이 얇아서 심리적으로 날아가는 만큼 당국에서도 주의 깊게 보고 있는 거 같다. 당국이 누르려는 힘이 있는 거 같아서 오후엔 어제처럼 급하게 오를 것 같진 않지만 상승 추세가 꺾일 것 같진 않다”고 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원화만의 문제는 아니라 아시아, 유럽 통화 등 전반적인 달러 강세에 의해서 움직이 는거라 어디까지 갈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연고점 6원 정도 밖에 남지 않았는데 1340원이 뚫리면 레벨 별로 올라가겠으나 사실상 1500원을 향해서 가는 장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부터 달러 매도는 정부의 의지”라며 “1320원대에 충분히 머물다 안착하고 올라온 것이기 때문에 연고점이 다시 깨지지 않으면 매도세는 대기하고, 저가매수는 지속적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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