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고연전 럭비] '2022년의 영웅' 허동, "다시 정기전을 붉게 채색하겠다!"

이형주 기자 2023. 9. 6. 12: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럭비부 부주장 허동(하단 중앙). 사진┃SPORTS KU 함유정, 김민정, 김민주 기자

[STN스포츠] SPORTS KU 박국경·이윤 기자 = "다른 경기 다 져도 정기전은 이겨야 한다".

2023시즌의 수많은 경기를 치열히 치러 온 5개 운동부 선수들. 그들은 모두 입을 모아 "정기전은 남다르다"라고 말한다. 폭발적으로 집중되는 관심, 그리고 하늘을 찌를 듯한 학우들의 응원 물결까지. 정기전은 고려대학교 학생선수들의 영원한 꿈이자 희열이다.

그중에서도 막중한 책임감으로 각 운동부의 주장들. 팀의 기둥이 돼 마지막 정기전을 맞이하는 이들이다. 2023학년도 2학기의 시작을 화려하게 장식할 '정기전 특집'. STN X SPORTS KU가 5개 운동부 주장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를 전한다.

고려대학교 럭비부 부주장 허동. 사진┃SPORTS KU 김민주, 김민정 기자

◇럭비부 부주장 허동

직전 정기전의 영웅 허동이 다시 경기장으로 향한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고려대는 럭비 정기전에서 4연패의 부진을 겪었다. 여기에 2020년, 2021년까지는 코로나19로 정기전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고대 럭비부는 패배의 멍울을 가진 채 6년간 신음했다는 뜻이 된다.

마침내 지난 2022년 고려대가 그 좋지 않은 흐름을 끊어냈다. 현 부주장인 허동은 그 중심에 있었다. 허동은 몰(Maul, 공을 가진 선수가 붙잡혔을 때 동료들이 몸싸움을 해주는 것을 의미) 상황부터 시작해 마지막 트라이를 성공시켰다. 그런 정기전의 영웅이 다시 한 번 승리를 위해 나선다.

허동의 프로필. 사진┃SPORTS KU DB

허동은 지난 정기전의 기억에 대해 "럭비라는 종목이 생소하잖아요. '학우분들이 많이 안 오시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제 생각과 다르게 많은 학우가 오셔서 저희를 응원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시합을 뛰니 순간적으로 마음이 울컥했던 기억이 나네요.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어요"라고 돌아봤다.

2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정기 연고전 럭비 경기에서 고려대는 연세대에 57-24로 대승을 거뒀다. 사진|STN스포츠

이제 그런 허동은 럭비부의 고학년이 됐다. 허동은 "저학년 때는 '선배들을 위해 시합을 뛰어야겠다', '형들을 열심히 서포트해야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어요. 최고 학년이 되고부터는 후배들에게 성실한 선배로 남고 싶은 마음에 운동 시간 30분 전에 미리 운동장에 나가서 몸을 풀고 개인 훈련을 하기도 했어요. 또 후배들을 이끌어 전승을 달성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허동은 상대팀의 윤영민을 견제되는 선수로 꼽았다. 사진┃연세대학교 스포츠 매거진 시스붐바 제공

자신이 어떤 부주장일 것 같냐는 질문에는 "후배들에게 장난기 많은 동네 형일 것으로 생각해요. 운동할 때는 정말 열심히 하지만, 운동장 밖에선 후배들한테 장난을 많이 치거든요. 제가 장난을 되게 좋아합니다"라고 얘기했다.

고려대는 지난 4월 열린 코리아 슈퍼럭비리그, 지난 7월 열린 대통령기 전국종별럭비선수권에서 연세대에 모두 승리했다. 때문에 허동은 이번 정기전 결과에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허동은 "저희가 최근 대통령기 전국종별럭비선수권 대회에서 연세대를 상대로 49-5 승리를 거뒀어요. 고려대 포워드들이 연세대 포워드보다 힘이 월등히 강하고 신체조건도 뛰어나요. 럭비는 포워드 싸움이라고 불리는 만큼 포워드의 역할이 중요한데 저희가 많이 유리해요. 그래서 정기전 결과를 조심스레 예측하면 30점 정도 차이로 이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얘기했다.

선배들의 응원도 있었다. 허동은 "(많은 선배 분들이 조언해주셨고) 작년 럭비부 주장이었던 신기수(체교19) 형이 저에게 해준 조언이 제일 인상 깊어요. 본인은 정기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기에 서투른 점이 많았다고, 아쉬웠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면서 '너는 이미 한 번 정기전을 겪어봤으니까 더 잘할 거다', '팀의 분위기를 정기전 전까지 좋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조언해 줬습니다"라고 밝혔다.

전력상으로는 유리하지만 정기전은 방심할 수 없는 무대다. 허동 역시 자각하고 있다. 허동은 "다른 경기를 들어가기 전에도 긴장하긴 하지만, 정기전은 더 마음을 굳게 먹고 들어가요. 절대 지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경기보다 부담감이 많이 커요"라고 말한 뒤 어떻게 준비해왔는지에 대해 "정기전은 무엇보다도 정신력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전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체력이 가장 중요해요. 전술 훈련도 많이 진행하고 있지만, 체력 훈련은 항상 빼놓지 않고 하고 있어요"라고 얘기했다.

중압감을 해소하는 본인만의 방법도 있다. 그는 "노래를 자주 들어요. 시합 하루 전이나 이틀 전에는 잔잔한 발라드를 들으면서 마음을 평온하게 하려 하고요, 이미지 트레이닝도 자주 하면서 긴장을 풀려고 노력해요. 시합 당일에는 빠른 템포의 노래들을 계속 들으며 기분을 끌어올려요"라고 전했다.

왼쪽부터 고려대학교 5개 운동부 현 주장단. 좌측부터 오도은, 정호현, 박무빈, 허동, 김수현. 사진┃SPORTS KU

허동에게 있어서도 이번 정기전은 마지막이고 꼭 승리하고 싶은 마음이다. 허동은 "올해 정기전만 이기면 제 프로필에 정기전 전적이 2전 2승으로 남아요. 프로필에 전승으로 남기고 떠나고 싶어요. '절대 자만하지 말고 항상 겸손해지자'라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마지막 정기전을 붉은색으로 물들이겠습니다. 한 가지 말씀을 드리자면 플레이 상황에서 나오는 태클을 신경 써서 봐주세요. 럭비에서 태클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많이 아파 보이지만, 정말 멋지기도 합니다. 꼭 승리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글: [STN스포츠] SPORTS KU 박국경·이윤 기자, 사진: SPORTS KU 함유정·김민정·김민주 기자·SPORTS KU DB·연세대학교 스포츠매거진 시스붐바 제공

total87910@stnsports.co.kr

▶STN SPORTS 모바일 뉴스 구독

▶STN SPORTS 공식 카카오톡 구독

▶STN SPORTS 공식 네이버 구독

▶STN SPORTS 공식 유튜브 구독

Copyright © 에스티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