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기 고려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800년만에 일본서 고국 품으로

오귀환 기자 2023. 9. 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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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에 제작된 고려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가 800년 만에 일본에서 돌아왔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인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지난 7월 일본에서 환수했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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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에 제작된 고려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가 800년 만에 일본에서 돌아왔다.

문화재청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효자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고려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공개하고 있다. /뉴스1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인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지난 7월 일본에서 환수했다고 6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환수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일본 개인 소장가 창고에서 100여 년 넘게 있던 유물로 최근까지 일본에서도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다”며 “지난해 7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일본 현지 네트워크에서 처음 확인됐고, 문화재청과 재단이 1년 넘은 조사와 협상 끝에 환수했다”고 설명했다.

이 나전칠기는 가로 33.0㎝, 세로 18.5cm, 높이 19.4cm 크기의 함이다. 전체 면에 자개로 국화넝쿨무늬 약 770개가 장식됐다. 뚜껑 윗면인 천판 테두리의 좁은 면에는 모란넝쿨무늬 약 30개가 배치됐다. 외곽에는 연주무늬 약 1670개가 촘촘히 둘러져 있다. 사용된 자개 수만 약 4만5000개에 달한다.

나전칠기는 자개로 무늬를 장식하고 칠을 한 공예품이다. 목재, 옻칠, 자개, 금속 등 다양한 재료가 이용된다. 작게 오려낸 자개를 일일이 붙여 꽃과 잎의 문양을 장식하는 등 고도의 정교함과 복잡한 제작과정을 거쳐 완성되어 ‘공예 기술의 집약체’ 라고도 불린다. 특히 고려 나전칠기는 청자, 불화와 함께 고려시대 대표 미술공예품으로 손꼽힌다. 고려 나전칠기는 전 세계 20건에도 못 미친다. 대부분 외국에 있다. 이번에 환수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13세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인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지난 7월 일본에서 환수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속 국화넝쿨무늬. 꽃잎 하나하나에 음각선으로 정교하게 묘사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문양과 보존상태가 고려나전을 대표할 만큼 뛰어날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유물을 발굴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며 “고려 나전칠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이번 환수 과정 중 매입 전인 지난 5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X선 촬영 등 과학적 조사를 통해 정밀분석을 했다. 그 결과 목재에 직물을 입히고 칠을 한 목심저피칠기(木心苧被漆器)로서 우리나라 전통 칠기 제작기법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의 문양을 살펴보면, 고려 나전칠기 대표 문양인 국화넝쿨무늬, 모란넝쿨무늬, 연주(連珠)무늬가 고루 사용됐다. 국화꽃무늬를 감싼 넝쿨줄기는 C자형 금속선으로 표현됐다. 두 선을 꼰 금속선은 외곽 경계선을 나타냈다.

국화꽃무늬는 중심원이 약 1.7㎜이다. 꽃잎 하나 크기는 약 2.5㎜에 불과하다. 꽃잎 하나하나에 음각으로 선을 새겨 세부를 정교하게 묘사했다. 특히, 나전 본래 무지개 빛과 광택이 살아있어 오색의 영롱함을 보여준다. 나전과 금속선 등 장식 재료 보존상태도 현재까지 알려진 고려나전 중도 매우 탁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환수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국립고궁박물관의 보관 아래 향후 우리나라 나전칠기 전통 기술 복원을 위한 연구와 국민들 문화유산 향유 확대를 위한 전시에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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