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 수세몰린 시진핑·푸틴에 노크하는 김정은
김정은 내주 러시아서 푸틴 만나 무기거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치·경제·외교 삼각 파도에 휩쓸렸다. 누군가에겐 기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움직인다. 동북아 정세가 시계제로 상황에 빠져드는 가운데 첫 북중러 합동 군사훈련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다.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우려가 커진다.
시 주석의 정치적 영향력에도 균열이 감지된다. 중국 최고권위 회의체인 여름 베이다허 회의에 원로 거물들이 대거 보이콧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5일 "원로들은 베이다허에 대리인을 보내 시 주석에게 '더 이상 혼란을 초래하지 말라'고 다그쳤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측근들에게 분노를 폭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정권의 책임을 자기에게 묻고 있다는 거였다.
시 주석의 변명에도 이유는 있겠지만 원로들의 질책이 사실이라면 그 정치적 의미는 크다. 원로들 입장에선 시진핑보다 공산당이 중요하다. 원로들이 반기를 들었다는건 시 주석의 정책이 실패하고 있으며, 이대로 실패가 이어진다면 당에 대한 인민의 지지가 흔들릴거라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바로잡아야 한다는 진지한 메시지다.
푸틴의 내우도 심각하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숨통이 막혔다. 부품과 소재가 안 들어오니 국내 생산도 멈췄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현대차 생산법인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63.4%나 줄었다. 푸틴 지지율은 여전히 공고하다는게 러시아 측 발표내용이지만 수치를 그대로 믿긴 어렵다. 전황은 지지부진하고 출구전략은 없다. 국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외환도 두 사람이 비슷하다. 시진핑 핵심 철학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가 흔들린다. 푸틴은 노골적으로 전범 취급을 받는다. 이런저런 이유로 오는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엔 둘 다 불참한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한미일 연대 지도자들은 모두 참석해 세를 과시할 예정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이 브릭스(BRICS) 등 개도국 협의체로 급격하게 축소되는 분위기다.
시진핑-김정은 간 회동은 아직 언급되지 않고 있지만 북중러는 이미 얽혀 돌아간다. 푸틴이 10월 중국을 찾아 시진핑을 만날 것으로 예정된 상황에서 사상 첫 3국 연합 군사훈련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북러 연합훈련은 사실상 성사 분위기다. 동북아 긴장감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4일(현지시간) "(북러 연합훈련이) 당연히 논의되고 있다. 우리는 이웃"이라고 했다.
김정은으로서는 영향력을 한껏 키울 수 있는 조건이다. 은근히 김정은과 북한정권을 무시하고 있는 시진핑 대신 푸틴과 밀월을 강화하는것도 그런 포석이다. 지난 7월 전승절 행사에 쇼이구 국방장관이 방북, 참석한 이후 부쩍 가까워진 양국 간에 무기협력까지 성사된다면 시진핑으로서도 북중러 연합에서 더 이상 발을 빼기 어렵다. 북러만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는 모습도 시진핑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동북아 관계경색은 한국 경제에는 악재다. 중국 리오프닝(중국경제활동 재개)을 기대하다가 경기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가뜩이나 대내외 악재로 장기저성장 국면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국과 교역이 더 위축될 수 있다.
동북아 정세가 국제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내심 원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한 재중 외교소식통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에 왔을 때 중국이 보여준 환대는 미국을 향한 중국의 솔직한 마음일 것"이라며 "명분만 주어진다면 관계를 풀고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싶어 하는 분위기가 분명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이 적극적으로 북러 관계의 사이에 뛰어들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입장에선 북중러 관계가 미국과 관계개선을 향한 지렛대가 될 수도, 영원히 관계를 회복하지 못할 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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