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도 ‘후디 집업’… 계절감 상실한 대치동 학원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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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더운 날에 후디(모자가 달린 긴팔 옷)를 입냐고요? 학원은 너무 춥거든요."
지난 5일 오후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한 고등학생 A 군은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이 32도까지 오른 더운 날씨인데도 검은색 긴소매 후디 집업을 걸치고 있었다.
이날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주친 10대 학생 10명 중 7명 정도는 긴팔 후디 집업이나 바람막이를 입거나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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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더운 날에 후디(모자가 달린 긴팔 옷)를 입냐고요? 학원은 너무 춥거든요.”
지난 5일 오후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한 고등학생 A 군은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이 32도까지 오른 더운 날씨인데도 검은색 긴소매 후디 집업을 걸치고 있었다. 바지 역시 긴바지였다. 친구와 수학 문제에 대해 대화하며 학원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던 A 군은 “학원은 냉방이 너무 세 춥다”며 “더우면 벗어놓으면 되기 때문에 여기 애들은 대부분 이런 차림”이라고 말했다. 역시 회색 후디 집업을 입고 옷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쓴 채 엄마 차를 기다리고 있다는 중학생 B 양은 “다들 이렇게 입어서 안 입으면 어색하다”며 “후드를 쓰고 있으면 소음이 반쯤 차단돼 공부에 집중도 잘된다”고 말했다.
‘대치동 키즈’들은 계속되는 가을 늦더위에도 불구하고 ‘후디 집업 패션’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주친 10대 학생 10명 중 7명 정도는 긴팔 후디 집업이나 바람막이를 입거나 들고 있었다. 몇몇은 겨울용인 기모 후디를 입기도 했다. 민소매나 반팔 티셔츠를 입은 성인들의 옷차림과 대비될 정도였다.
계절감을 잊은 듯한 학생들의 후디 패션은 학원 중심으로 돌아가는 일과 때문이었다. 이날 만난 학생들에 따르면 보통 4∼5시간 혹은 그 이상 학원이나 스터디카페 등에 머무는데, 이곳 대부분이 실내 온도를 20∼21도로 맞추고 있다. 학생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교실에 온도가 높으면 불쾌지수가 높아 학습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부분 중앙 냉방 방식이어서 학생이 개별로 온도를 조절할 수도 없다. 한 현직 교사는 “휘문고 등 인근 학교 학생들이 여름 단체복으로 후디를 채택할 정도로 유행하는 또래 문화”라면서도 “학원 산업이 만들어낸 ‘유니폼’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한 기자 str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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