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 활약' 클린스만, 드디어 국내 선수 평가..."셀틱 트리오 기대 커! 오현규는 체력 길러야"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해외 선수가 아닌 국내 선수들을 향한 이야기를 오랜만에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8월 28일(이하 한국시간)에 9월 유럽 원정 친선경기에 나설 대한민국 남자 국가대표팀 25인 명단을 발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오는 8일에 웨일스, 13일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만나 평가전을 치른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매우 중요한 두 경기다. 파울루 벤투 감독에 이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로서는 최고였지만 감독으로서는 아쉬움이 컸고 현장과 멀어진 지 꽤 됐기에 선임 당시부터 의문의 시선이 있었다. 부임 후 치른 4경기에서 승리를 못했고 내용도 좋지 못해 비판 여론이 있었는데 해외 거주 논란, 패널 논란, 마이클 킴 코치와 이별 등 각종 논란으로 인해 신뢰감을 잃었다.
해외에 거주하면서 화상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심지어 명단발표 기자회견도 취소하면서 소통 문제가 컸다. 그런데 온라인 패널로는 엄청난 소통력을 보였다. 글로벌 매체 'ESPN'의 패널로 출연하고 토트넘 훗스퍼 경기 프리뷰를 하거나 해외 축구선수 평가를 해 의문을 자아내는 중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조 추첨식에도 참여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대한민국 대표팀 사령탑의 행보라고는 납득이 어려운 일이었다.
국내 선수 이야기보다는 해리 케인, 엔도 와타루 등 해외 선수들에 대한 평가와 조언이 주를 이뤘다. 해외 매체에 출연해서 당연할 수는 있지만 대표팀 관련 소통이 워낙 아쉬웠기에 비판의 목소리는 커졌다. 그러던 중 스코틀랜드 '스코티시 선'과 인터뷰를 했는데 셀틱 트리오를 언급했다. 셀틱에 오현규가 있는 가운데 올여름 양현준, 권혁규가 이적하면서 셀틱 트리오가 형성됐다.
'스코티시 선'은 "선수 시절 인터밀란, AS모나코, 토트넘, 바이에른 뮌헨, 독일 대표팀에서 뛰며 월드컵 우승도 경험한 뛰어난 독일 스트라이커 클린스만 감독은 셀틱에서 코리안 트리오가 인간으로서, 선수로서 발전할 수 있는 대형 기회를 받았는 사실에 기뻐했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9월 6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한국 대표팀 프로그램에서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려고 하는 건 엄청난 일이다. 셀틱과 같은 빅클럽에서 기회를 갖는 건 전체 프로그램을 향상한다. 양현준, 권혁규처럼 어린 나이에 유럽으로 가면 위험이 따르긴 한다"고 말했다.
지휘봉을 잡았던 미국 대표팀 이야기를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에서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6년 동안 이끌었는데 유럽을 가도록 격려했다. 효과가 있으면 환상적인 일이다. 삶과 경력을 변화시킬 일이다. 결과가 없다고 해도 문제가 없다. 언제든지 국내리그로 돌아갈 수 있지 않나.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시도하는 것만으로 엄청난 일이다. 유망주 3명이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라는 최고의 감독 아래에서 일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군 복무 문제도 언급했다. "군대는 한국 선수들 최대 고민이다.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군대를 가야 한다. 올림픽 메달도 군대 면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어도 군대를 가야 한다. 오현규는 매우 똑똑하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군대를 갔다. 양현준, 권혁규 상황은 모르겠다. 그러한 변수가 있지만 유럽으로 간 건 대단한 일이다. 선수 본인을 위해서도 그래야 한다. 국제적 관점에서 봐도, 월드컵에서 잘하려면 유럽 최고의 선수를 보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셀틱 트리오에게 기대가 된다. 세 선수 모두 아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오현규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했고 이제는 로저스 감독과 뛴다. 셀틱에서 경쟁은 힘들 것이다. 셀틱 트리오 누구라도 출전시간을 확보하는 건 어려울 것이다. 체력과 일관성을 확보할 수 없으며 자신감 문제가 생길 것이다. 정상적인 과정이다.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새 친구를 찾아야 한다. 셀틱에서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는 건 정말 큰 일이다. 도움이 될 것이다"고 했다.
"외로움도 해결해야 한다. 가장 심리적으로 무서운 일이다. 언어를 배우는 것도 지칠 것이다. 로저스 감독과 대화를 나눴고 경쟁이 필요하다는 말에 이해한다고 했다. 훈련을 잘하고 소통도 잘 되고 있다고 로저스 감독이 이야기했다. 오현규가 양현준, 권혁규보다 앞서 있는 상태라고 본다. 항상 소통을 하고 있고 다 행복하다는 걸 안다. '증명이 필요하다. 더 노력을 해야 하고 모든 결과가 하루 아침엔 나오지 않을 것이다'고 조언을 했다"고 하며 이야기했다.
오현규를 특히 언급했다. "오현규는 주전 공격수가 될 자질을 갖췄다. 더 많은 시간을 뛰며 일관성을 가져야 가능하다. 처음 봤을 때 감동을 받은 선수가 오현규다. 한국 시스템은 공격수를 모든 측면에서 발전시키려고 한다. 오현규는 더 많이 뛰고 득점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 기회를 놓쳐도 다시 정신을 잡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에너지가 너무 좋아 체력이 금방 지치는 경우가 있다. 체력을 더 키워야 한다. 거리에 상관없이 언제든 골을 만들 수 있는 체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오현규를 평가했다.
사진=인터풋볼DB, 셀틱, 스코티시 선,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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