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현대미술 수용력 탁월… 서울이 새 기회 맞아”

유승목 기자 2023. 9. 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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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현대미술에 대한 수용력이 뛰어납니다. 짧은 시간에 이룬 역동적인 경제성장이 문화적으로 반영된 것 같아요. 세계적인 아트페어가 열리는 지금, 서울이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고 봅니다."

글로벌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Kiaf SEOUL)과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6일 막을 올리며 전 세계 미술 '큰손'들이 앞다퉈 서울을 찾고 있는 가운데 이학준(58) 크리스티코리아 대표는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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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스키아&워홀’전시회 개막
이학준 크리스티코리아 대표
“10점이지만 작품값만 2000억
대작들 빌려오는 게 쉽지 않아
국내 작가들도 세계로 나가야
한국미술의 국제화 계기될 것”
이학준 크리스티코리아 대표가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 ‘전사’(Warrior) 앞에 서 있는 모습. 이 작품은 2021년 홍콩 경매에서 약 472억 원에 낙찰됐다. 크리스티코리아 제공

“한국은 현대미술에 대한 수용력이 뛰어납니다. 짧은 시간에 이룬 역동적인 경제성장이 문화적으로 반영된 것 같아요. 세계적인 아트페어가 열리는 지금, 서울이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고 봅니다.”

글로벌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Kiaf SEOUL)과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6일 막을 올리며 전 세계 미술 ‘큰손’들이 앞다퉈 서울을 찾고 있는 가운데 이학준(58) 크리스티코리아 대표는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문화일보와 만나 “그간 아시아 미술을 대표했던 홍콩과 다른 서울만의 관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키아프리즈’(키아프+프리즈)로 서울은 단숨에 아시아 미술 중심지로 떠올랐다. 가고시안, 하우저앤드워스 같은 해외 일류 갤러리들이 거장들의 작품을 내놨고, 수집가들은 ‘인생 그림’을 찾기 위한 물밑경쟁을 시작했다. 글로벌 3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크리스티가 이태원에서 ‘헤즈 온: 바스키아&워홀’ 전시를 열고 ‘팝아트’ 원류 앤디 워홀과 장 미셸 바스키아의 걸작들을 건 이유다. 단 10점에 불과하지만 작품 값만 2000억 원에 달한다. 이 대표는 “컬렉터 입장에선 서울은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이라며 “대작들을 빌려오는 게 쉽지 않았지만 적재적소에 전시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수백억 원에 달하는 미술작품이 사고 팔리는 게 자연스러울 만큼 한국 시장이 무르익었단 판단이다. 서울옥션 대표를 거쳐 2017년부터 크리스티코리아 대표를 맡으며 미술품 소비시장의 베테랑으로 통하는 이 대표의 눈에 서울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는 “한국의 단색화가 세계 시장에서 견고하게 자리 잡았고, 신진 작가들의 작품도 좋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미술 작품은 정치·사회·경제·문화적 맥락들이 어우러져 금액으로 환산되는 만큼, 좋은 그림이 좋은 가격에 팔리는 것은 국력”이라고 말했다.

경제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미술시장 전반이 침체를 겪고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이 대표는 키아프리즈의 흥행을 점쳤다. 그는 “여전히 각종 지표들은 건강하고 젊은 컬렉터들도 시장을 이끄는 동력원이 되고 있다”면서 “국내 작가들도 이제 한국이란 강을 건너 세계란 바다에 나가야 한다.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면 한국미술이 국제화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유승목 기자 mo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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