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NLL 우리 여군이 지킨다” …‘여풍당당’ 윤영하함 여군 함장·부함장
출항 때마다 ‘싸우면 박살낸다’ 부대구호 외쳐…NLL 사수 최전선서 맹활약
“싸우면 박살낸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최전선을 지키는 해군 2함대 유도탄도속함(PKG) 윤영하함 이은희(소령) 함장과 이예리(대위) 부장은 출항할 때마다 이 부대구호를 외친다. 함장 부장(부함장)이 모두 여군이 보직된 것은 윤영하함이 처음이다.
6일 제73주년 여군의날을 맞아 국군 내 여군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서해 접적해역에 투입되는 전투함정 의 함장과 부장이 모두 여군으로 최근 임명돼 임무 수행 중이다.
해군은 6일 “제2연평해전 영웅 고 윤영하 소령의 이름을 물려받은 해군2함대 450톤급 유도탄고속함(PKG) 윤영하함 함장과 부장에 모두 여군을 보직했다”며 “지난 2017년 최초의 여군 전투함 지휘관이 탄생한 이래 함장과 부장이 모두 여군으로 구성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은희(소령) 함장과 이예리(대위) 부장. 이 소령은 2011년 임관해 진해함(PCC) 통신관, 서애류성룡함(DDG) 대잠관 등을 거쳐 지난 8월부로 윤영하함 13대 함장으로 취임했다. 윤영하함 최초 여군 함장이기도 한 이 소령은 “서해와 NLL은 전우들의 피와 땀으로 지킨 우리 바다라는 점을 항상 되새기며 막중한 책임감으로 임무 수행하고 있다”며 “윤영하 선배님의 필승 정신을 이어받아 적과 싸우는 것에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이 소령 6년 후배인 이 대위는 세종대왕함(DDG) 통신관, 성남함(PCC) 전투정보관 등을 거친 뒤 이번에 처음으로 2함대에서 임무 수행 중이다. 이 대위도 “함장님과 내가 여군이라서 다른 장교들과 다른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군이 아닌 군인으로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두 사람은 출항 할 때마다 ‘싸우면 박살낸다’는 함대 전투구호를 외친다. 언제든 전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결연한 의지와 각오는 안보 최전선에서 철통같은 대비태세 확립에 일조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 소령은 “2함대 함정은 출동 임무를 출전(出戰)이라고 표현한다”며 “저를 비롯한 함정 승조원은 출전 신고를 할 때 ‘싸우면 박살 낸다’고 구호를 외치며 굳은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이 대위는 “사관생도 시절 매일 아침 녹이 생기지 않도록 교내 흉상을 닦곤 했는데, 그 동상 주인공이 고(故) 윤영하 소령님이었다”며 “윤영하함에서 임무를 시작하면서 그때 생각이 나 큰 울림과 긍지를 느꼈다”고 말했다.
함께 임무를 수행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지만, 둘은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이 함장은 “우리 부장은 해군이기 전에 누구보다 근면 성실하고 강인한 군인정신을 가졌다”며 “부대원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따뜻하게 지도하는 훌륭한 리더십을 갖춘 장교”라고 치켜세웠다. 이 부장은 “함장님처럼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면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해 나가는 지휘관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함장은 여군의 길을 ‘하얀 눈밭’에 비유했다. 그는 “ 최초의 여군 선배님들은 아무도 가지 않은 하얀 눈밭을 마주하며 때로 두려움과 막막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어려움을 용기로 극복하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며 역사를 만들어 온 선배들에게 존경과 감사함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도탄고속함은 적과 마주한 최전방에 투입되는 함정이다. 접적해역에서 적의 도발에 대비하고, 선배전우가 피로 지킨 NLL 사수가 주 임무다. 접적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다 보면 매 순간이 실제 상황이다. 북한 경비정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관측되고, 정체불명 어선이 수시로 NLL을 드나든다. 언제든 전투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에선 현장 지휘관의 어깨도 무거워진다.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부하들의 생존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국군은 1950년 9월6일 여자의용군교육대로 공식 창설된 날을 여군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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