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남극에 생긴 ‘지구인의 흔적’…인도 월면 착륙 지점 포착

이정호 기자 2023. 9. 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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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크람’ 착륙 지점 카메라에 포착
엔진 힘 때문에 토양 하얗게 변해
수면 중…오는 22일 ‘부활’ 여부 주목
일본, 내일 달 착륙선 ‘슬림’ 발사 예정
미국 달 궤도선 LRO가 고도 약 50㎞에서 촬영한 인도 달 착륙선 ‘비크람’의 착지 지점(정사각형 중앙).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지난달 달 남극에 인류 최초로 내린 인도의 무인 착륙선 ‘비크람’의 착지 지점이 달 상공을 도는 미국의 궤도선 카메라에 포착됐다. 예정된 탐사를 마치고 달에 드리운 밤을 맞아 수면에 들어간 비크람이 다시 낮이 찾아오는 이달 말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5일(현지시간) 자신들이 운영하는 ‘달 정찰 궤도선(LRO)’에 탑재된 고성능 카메라에 인도의 탐사선 찬드라얀 3호에서 분리된 달 착륙선 비크람의 착지 지점이 촬영됐다고 밝혔다. LRO는 달 상공 약 50㎞를 인공위성처럼 돌고 있으며, 2009년 달 궤도에 진입해 각종 달 탐사에 활용되고 있다.

비크람이 달에 내리고 나흘 뒤인 지난달 27일 촬영된 이번 사진을 보면 한 변의 길이가 338m인 정사각형 한가운데에 사람 피부에 생긴 상처 같은 흔적이 보인다. 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충돌구의 모습이 아니다. 달 남위 69도에 있는 비크람의 착륙지이다. 비교적 높은 고도에서 촬영한 사진이어서 비크람 형체가 세세히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회색 일색인 월면과는 달리 비크람 착륙지에선 밝은 흰색이 도드라져 보인다.

NASA는 “비크람의 엔진 추진력에 달 토양(레골리스)이 반응하면서 생긴 모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크람이 고도를 낮추며 월면으로 서서히 내려오는 과정에서 분사된 엔진 힘으로 인해 착륙지 주변의 달 토양이 파헤쳐진 것으로 추정된다.

비크람은 현재 수면 중이다. 지난달 23일 달에 내린 뒤 곧바로 탐사 활동을 진행한 뒤 지난 4일 전원을 내렸다. 비크람에서 나와 월면 주변을 주행한 무인 탐사차량 ‘프라그얀’은 하루 앞선 지난 3일에 운영을 정지했다.

활동 기간이 비교적 짧았던 건 달의 낮과 밤이 14일 주기로 바뀌기 때문이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 수 있는 낮에만 비크람과 프라그얀은 활동할 수 있게 설계됐다.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는 현재 한밤중인 착륙지가 오는 22일부터 낮으로 바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영하 100도 이하로 떨어지는 달의 밤을 비크람과 프라그얀 내부에 장착된 전자장비가 견뎌준다면 예정되지 않은 ‘보너스’ 탐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다.

한편, 일본은 오는 7일 오전 8시42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달 착륙선 ‘슬림’을 자국 로켓인 H-2A에 실어 발사할 예정이다.

슬림은 지난달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기상 악화로 일정이 잇따라 연기됐다. 이번 발사가 이뤄진다면 슬림은 4~6개월 뒤 달에 착지를 시도한다. 슬림이 안전하게 달 표면에 내려앉는다면 일본은 구소련과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5번째로 달에 착륙한 나라가 된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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