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 미얀마, 아세안 차기 의장직 필리핀에 넘겨
군부 쿠데타 이후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가 차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의장직을 필리핀에 넘겨줬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2026년 순회의장국을 맡을 차례는 미얀마이지만 아세안은 이를 다음 차례인 필리핀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까으 끔 후은 아세안 사무총장은 미얀마가 먼저 양도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필리핀이 2026년 아세안 의장국을 맡을 준비가 돼 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미얀마가 아세안 의장직을 잃은 이유로는 미얀마의 대내외적 관계가 불안정한 점이 꼽힌다. 2021년 2월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는 국제사회에서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복수의 아세안 회원국 외교관들은 “미얀마에서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점과 관련이 있다. 특히 (미얀마가) 미국 및 유럽연합(EU)과 불안정한 관계라는 데 우려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2021년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와 평화 이행 5개안을 합의했으나, 군부는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아세안의 역내 문제 해결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된 상태다.
아세안 정상들은 이날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본회의에서 평화 이행 5개안을 이어갈 의지를 재확인했다.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와 미얀마의 모든 관련 당사자들에게 폭력을 완화하고 민간인에 대한 표적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미얀마 군부는 “편향적이고 일방적”이라며 평화 이행안에 대한 아세안의 결정에 반발했다. 군부는 “이번 정상회의에 미얀마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미얀마의 견해는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얀마 군부와 군부가 임명한 관리들은 이번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초대받지 못했다.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은 “미얀마 군부는 앞으로도 아세안 고위급 회의에 참석이 금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남중국해 영유권 등도 논의됐다. 최근 아세안은 미·중 경쟁 노선을 따라 내부적으로 분열된 상태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아세안이 강대국 간의 경쟁에 끌려가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가 직면한 도전에 대한 주요 해법은 아세안의 단결성과 중심성”이라며 “아세안은 어떠한 강대국의 대리인도 되지 않기로 합의했다. 우리를 파괴적인 경쟁의 장으로 만들지 말라”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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