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베즈다행' 황인범 향한 "우릴 배신했다" 올림피아코스 팬들 비난에 前 감독, "내가 지도한 최고의 선수"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올림피아코스 팬들이 황인범에게 비난을 쏟는 가운데, 미첼 곤잘레스 올림피아코스 전 감독은 황인범을 두둔했다.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5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민국 국가대표 황인범 영입을 발표해 매우 기쁘다. 올림피아코스를 떠나 4년 계약을 맺게 됐다"고 공식발표했다.
세르비아 'SPORTAL'이 4일에 먼저 보도했다. "황인범은 즈베즈다 역사상 가장 비싼 이적료가 될 것이다. 즈베즈다는 3번에 걸쳐 올림피아코스에 이적료를 지불할 것이다. 황인범과 올림피아코스는 분쟁 중이다. 황인범은 올여름 계약이 만료된다고 믿었고 올림피아코스는 계약기간이 2년 더 유효하다고 느꼈다. 이적료로 1,500만 유로(약 213억 원)를 요구했다. 교착 상태에 접어들었는데 즈베즈다가 합류해 황인범 영입을 원해 올림피아코스와 타협했다. 올림피아코스는 3년 동안 500만 유로를 지불하고 황인범과 4년 게약을 맺을 것이다. 이렇게 좋은 선수를 데려왔다. 황인범은 아시아 최고 선수다. 즈베즈다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황인범 커리어 시작은 대전 시티즌이었다. 현재 대전하나시티즌이 됐는데 당시만 해도 지금의 대전 느낌이 아니었다.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이었던 대전에서 황인범은 혹독하게 성장했다. 군 복무를 위해 2018년 아산 무궁화로 갔다. 아산 무궁화는 군경팀이었는데 현재는 시민구단으로 바뀌어 충남아산이 됐다.
복무를 하던 중 김학범 감독 부름을 받고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합류했다. 금메달을 따며 병역 면제 혜택을 받고 조기 전역을 했다. 황인범은 해외 이적을 모색했고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갔다. 다른 이들이 유럽을 택할 때 황인범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간 것이다. 이영표의 숨결이 남아있는 밴쿠버에서 황인범은 꾸준히 뛰며 성장했다.
밴쿠버에서 황인범은 에이스였다. 밴쿠버에서 뛰면서 파울루 벤투 감독 눈에 들어 A대표팀 주전 미드필더가 됐다. 불안한 모습에 경기력 비판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견뎌내면서 성장을 했고 핵심 멤버가 됐다. 2020년 유럽 진출을 추진했다. 이번엔 러시아였다. 이호, 김동진 등이 활약한 적이 있었지만 역시나 주요 무대는 아니었다.
루빈 카잔에서도 황인범은 확고한 입지를 다지면서 더욱더 발전했다. 밴쿠버 때처럼 황인범이 없으면 전개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루빈 카잔에서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유럽축구연맹(UEFA) 대회를 경험하면서 능력을 더 키웠다. 순항하던 와중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다. 안전을 위해 귀국을 한 황인범은 국제축구연맹(FIFA) 판단에 따라 단기 계약을 맺을 수 있었고 FC서울로 갔다.
서울에서 황인범은 마치 서울 원클럽맨처럼 뛰었다. 엄청난 충성심을 드러냈고 짧은 기간인데 중원 핵심으로 뛰었다. 서울과 계약이 끝난 황인범은 다시 유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스 명문 올림피아코스로 갔다. 황의조와 같이 올림피아코스에서 뛰었다. 황의조는 주전이 아니었지만 황인범은 기회를 잡으면서 주전이 됐다.
올림피아코스에서 바로 주전으로 도약하며 활약했다. 공격 전개를 할 때 황인범은 대체불가였다. 필요할 때마다 골까지 터트리면서 올림피아코스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지난 시즌 황인범은 지난 시즌 그리스 수페르리가 32경기를 소화했고 3골 4도움을 기록했다. 감독이 계속 바뀌는 상황 속에서도 황인범은 주전이었다. UEFA 유로파리그(UEL)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공격 전개를 할 때 황인범은 대체불가였다. 필요할 때마다 골까지 터트리면서 올림피아코스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로도 꾸준히 활약해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올림피아코스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는데 그런데 최근 프리시즌 경기에도 나오지 않고 헹크전에서도 명단에서 제외돼 궁금증을 모았다. 허리 부상 여파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적 요청이 원인이었다.
그리스 매체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가제타 그리스'는 8월 11일 "황인범은 이적을 요구했다. 아직 계약기간이 2년이 남았지만 올림피아코스를 향해 이적을 원한다고 밝혔다. 올림피아코스엔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다. 변호사가 이 일을 처리할 것이다. 올림피아코스는 선수 누구도 팀 위에 있는 걸 원하지 않는다. 황인범의 행동은 무례하게도 느껴진다"고 했다.
즈베즈다행이 발표된 가운데 황인범은 개인 SNS에 메시지를 전했다. 즈베즈다행에 대한 기대감을 밝히면서도 개인 SNS에 "올림피아코스에 정말 감사드린다. 받은 사랑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지난 시즌 내가 받은 지지를 생각하면 비판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구단 모든 관계자들에게도 감사하다. 시즌 초반 정말 잘하고 있다. 올림피아코스가 리그, UEL에서 타이틀을 차지하기를 바라겠다. 정말 고마웠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황인범의 진심 어린 작별인사에도 올림피아코스 팬들은 댓글로 비난을 쏟아냈다. 욕설이 가득했다. "아무도 네가 팀에서 떠난 걸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팬들은 처음부터 당신을 환영했고, 사랑했다. 팀도 경기장 안팎에서 너를 존중했다. 그러나 황인범은 모두를 배신했고, 팀을 협박했다. 존중도 없었다. '감사하다'라는 메시지는 거짓말 같다. 구단의 전설이 되어서 최고의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었는데 당신의 무모한 행동으로 인해 너가 어디로 이적했는지 봐라" 등의 반응이 있었다. 또 "아주 좋은 선수였지만 정말 실망스러웠던 행동", "다시는 올림피아코스에 돌아오지 마라", "넌 우리를 배신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너무 어리석은 결정이었어"라고 하기도 했다.
미첼 감독이 황인범을 두둔했다. 미첼 감독은 스페인 국적 지도자로 현역 시절 레알 마드리드 전설이었다. 스페인 대표팀으로 A매치 60경기 이상 뛸 정도로 족적을 남긴 미드필더이기도 했다. 은퇴 후엔 여러 팀을 맡았다. 헤타페 시절 성과가 가장 좋았고 세비야, 마르세유, 말라가 등을 지휘했다.
올림피아코스도 맡은 적이 있다. 미첼 감독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올림피아코스를 지도하며 공식전 90경기를 소화했고 64승 11무 15패를 기록했다. 그러면서 그리스 리그 우승 2회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2014-15시즌 중도에 경질이 되긴 했으나 올림피아코스에서 확실한 결과를 남긴 건 맞았다. 지난 시즌 감독 변화가 큰 가운데 미첼 감독은 소방수로 왔다.
다소 침체된 팀을 살려냈다. 경기력이나 성적 면에서 올림피아코스는 한층 좋아졌고 멀어 보였던 리그 우승 트로피도 점점 가까워졌다. 플레이오프 라운드에서도 일단 패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경질이 됐다. 나름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는데 사임 발표가 나자 모두가 당황스러워 했다. 미첼 감독은 공식전 32경기를 지휘하며 18승 10무 4패를 기록했다. 수페르리가 엘라다 정규 라운드에선 21경기를 치러 14승 6무 1패를 올렸다. '가제타 그리스'도 "어려운 시기에 와 반전을 기록했고 최악의 상황에서 로스터를 줄이고 자신의 판을 만들어 성적을 냈다. AEK 아테네와의 더비에서 승리하기도 했다"고 미첼 감독을 칭찬했다.
그러면서 "미첼 감독 앞에 구름이 찾아온 건 PAS 아오나이아전이다. 2-0으로 앞서가다가 2-2로 비겼다. 이렇듯 앞서고 있다가 따라 잡힌 경기가 많았다. 모두 미첼 감독 판단의 패착이었다. 아르투미스전, 아리스전, PAOK전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못 이겼고 이런 상황에서 AEK 아테네와의 그리스 컵 준결승 1차전에서 0-3 대패를 당했다"고 하면서 경질 이유를 전망했다.
올림피아코스를 떠난 황인범을 두고 미첼 감독은 "내가 코치로 만난 선수들 중 최고였다. 열심히 일하고 신뢰감이 가득하다. 정말 고마웠다. 안부를 전한다.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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