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뚫고 지나간 '황당' 中 인부들…“지름길 만들려고”

훼손된 만리장성 일부. 사진=유위현 공안

중국 인부들이 멀리 돌아가기 싫다는 이유로 만리장성에 속하는 토성 일부를 허물고 길을 내 공안에 붙잡혔다.

5일 북경일보,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산시(山西)성 숴저우 유위현의 만리장성에 속하는 '32 장성'의 토성 일부 구간이 훼손됐다.

현지 공안당국은 지난달 24일 장성이 훼손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정모(38) 씨와 왕모(55) 씨 등 인근에서 일하던 인부 두 명을 체포했다.

두 사람은 굴착기가 만리장성을 가로지를 수 있도록 기존에 있던 좁은 길을 넓히기 위해 파헤쳤다고 진술했다. 멀리 돌아가기 싫다는 이유로 만리장성 일부를 허물었다는 것이다.

유위현에 위치한 32장성은 주변에 32개 마을이 있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명나라가 북방 세력의 침입을 막기 위해 유위현 화린산 일대에 흙으로 축조한 만리장성의 일부다.

특히나 유위현 32장성은 토성과 봉화대가 원형을 유지, 산시성 내 만리장성 가운데 보존 가치가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중국 국가급 명승지로도 등록됐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돼 있다.

2016년 베이징타임스에 따르면 만리장성은 30% 이상이 완전히 소실됐으며, 보존 상태가 양호한 부분은 단 8%에 불과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만리장성을 보존하려는 조처를 하고 있다.

유위현 공안 측은 두 사람이 “온전한 상태의 문화유적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혔다”며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