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집에 실제 항공 운임 기재 않은 항공사 무더기 적발돼

국토부, 국적사 3곳과 외국 항공사 9곳의 규정 위반 확인
순수 운임만 표기해 탑승권 예매하려는 소비자 오인케 해
각 업체에 과태료 200만 원 부과… 금액 적어 실효성은 의문

자사 누리집에 실제 항공 운임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아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든 항공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 업체는 과태료를 물게 된다. 그러나 부과 액수가 200만 원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각 항공사가 소비자를 오인케 하는 정보를 제공할 경우 제재 수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는 71개 국내·외 항공사를 대상으로 ‘항공운임 등 총액에 관한 정보 제공’(총액 표시제)의 준수 여부를 불시 점검한 결과, 12개 사의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들 업체에 과태료 처분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조사 대상은 국적사 10곳과 하계기간 취항을 하면서 한국어 누리집을 운영 중인 외국 회사 61곳이었다. 점검은 지난 7월 19일부터 7월 28일까지 진행됐다. 국적사의 경우에는 사회관계망(SNS) 광고도 포함됐다.

총액 표시제는 항공권의 비교·선택 때 노출되는 가격정보를 소비자가 납부해야 할 총액(순수 운임·유류 할증료·공항시설 사용료·편도 및 왕복 여부 등)으로 반드시 제공하도록 하는 제도다. 2014년 7월부터 시행 중이다.

김해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국제신문DB

이번 점검에서 적발된 12개 사는 항공권 가격정보를 총액이 아니라 순수 운임만 표기했거나 편도 또는 왕복 여부를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사는 티웨이·에어로케이·이스타항공이, 외국 항공사로는 길상항공·뱀부항공·비엣젯·에어마카오·타이거에어 타이완항공·에어로몽골리아·미얀마 국제항공·스쿠트항공·하문항공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주요 위반 사례를 보면 한 항공사는 대구~제주 노선의 실제 총액 요금이 1만9600원지만 누리집 첫 화면에는 편도 운임 7900원으로 표기했다. 또 다른 항공사는 15만4900원인 인천~마카오 노선의 총액 운임을 누리집에는 선착순 10만 원(순수 운임)으로 게시했다가 적발됐다. 운임의 편도·왕복 여부를 표기하지 않은 채로 누리소통망에 광고를 진행한 항공사도 있었다.

국토부는 항공사업법 제84조에 따라 각 업체에 2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부과 금액이 너무 적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제대로 된 운임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을 제약하는 행위임에도 이 정도의 과태료만 부과하는 것은 합리적인 정책이 아니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