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만의 특별한 비밀 세상 이야기···하루키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오늘 출간

김종목 기자 2023. 9. 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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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판매 이후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에세이 대회서 만난 소년·소녀 이야기
현실과 ‘도시’ 오가며 진행되는 구조
2018년 무렵 무라카미 하루키. 출처: 위키피디아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문학동네)이 6일 한국에서 출간됐다. 책은 지난달 28일 예약 판매 시작 이후 대형서점 사이트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네가 나에게 그 도시를 알려주었다.” 소설 첫 문장이다. ‘고등학생 에세이 대회’ 시상식에서 3등과 4등으로 처음 만난 고등학교 2학년 소년인 ‘나’와 1학년 소녀인 ‘너’의 이야기다. 너는 나에게 “진짜 내가 사는 곳은 높은 벽에 둘러싸인” 도시이고, 지금 현실의 존재는 “흘러가는 그림자” 같은 대역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 도시는 “외뿔 달린 과묵한 짐승들”이 곳곳에 있다. 사람들은 오래된 공동주택에 살면서 간소하지만 부족함 없는 생활을 한다. 주요 공간은 도서관이다. ‘나’는 그 도시 도서관에 보관된 “수많은 ‘오래된 꿈’ ”을 읽어야 한다.

소설은 지금 현실과 ‘도시’를 오가며 진행한다. 도시는 ‘나와 너’만의 특별한 비밀 세상이다.

무라카미는 1980년 같은 제목의 소설을 문예지 ‘문학계’에 발표했다. 40년 뒤 다시 쓰려고 마음먹는다. 그는 2022년 12월 쓴 작가 후기에서 “2020년 초에 이르러 마침내 이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다시 한번, 송두리째 고쳐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무라카미는 소설 출간 이후 여러 강연과 인터뷰에서 도시의 벽을 코로나19 등에 비유했다. 지난 4월 미국 웰즐리 칼리지에서 진행한 ‘역병과 전쟁의 시대에 소설을 쓰는 것’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 사람들 사이에 생긴 ‘경계심’이라는 벽과 그 벽을 허무는 일 등을 소설 내용과 연결했다.

소설은 예약 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 1위가 됐다. 6일 기준 교보문고와 예스24에서는 국내도서 1위, 소설 1위다. 알라딘도 종합 1위다.


☞ 하루키, 40여년 만에 마음의 ‘생선 가시’를 뽑았다
     https://m.khan.co.kr/culture/book/article/202307061206001

무라카미 하루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 6일 나왔다. 이날 출간과 함께 설치된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 매대. 문학동네 제공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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