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집속탄에 300명 이상 사망…어린이 피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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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사회가 2008년 금지한 집속탄 공격 때문에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만 3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투에 집속탄을 사용한 여파로 지난해 전세계 집속탄 피해자는 한해 전에 비해 8배나 늘었으며, 사망자는 2008년 이후 가장 많았다.
러시아군은 미국이 지난 7월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지원을 시작하자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어, 앞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집속탄 피해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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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사회가 2008년 금지한 집속탄 공격 때문에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만 3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투에 집속탄을 사용한 여파로 지난해 전세계 집속탄 피해자는 한해 전에 비해 8배나 늘었으며, 사망자는 2008년 이후 가장 많았다.
국제 집속탄 금지 운동 단체인 ‘집속탄 연합’은 5일(현지시각) 지난해 전세계에서 집속탄 공격으로 다치거나 숨진 피해자가 1172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피해자 가운데 사망자는 353명이며 이 가운데 300명 이상은 우크라이나에서 숨진 이들이다.
집속탄 연합은 집속탄 피해자 대부분이 민간인이었으며 피해자의 75% 정도는 어린이들이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무기 분야 책임자 메리 웨어햄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집속탄이 금지된 지 15년이나 지났는데도 민간인 사망자와 부상자가 계속 나온다는 건 부도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큰 폭탄 안에 작은 폭탄들을 여러개 넣은 것으로, 공중에서 폭발시켜 작은 폭탄들을 넓은 범위로 퍼뜨리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 게다가 터지지 않은 불발탄이 남아 있다가 2차 피해를 끼친다. 집속탄 속 작은 폭탄은 쇠구슬이나 배터리와 비슷해 보이기도 해, 어린이들이 건드리다가 피해를 입는 일이 특히 많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세계 100여개국은 지난 2008년 집속탄의 생산과 사용을 금지하기로 합의했으며 2010년 ‘집속탄 금지 협약’이 정식 발효됐다. 현재 이 협약에 서명한 나라는 123개국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 중국, 남북한 등은 이 협약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현재 집속탄을 생산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남북한 등 16개국으로 알려졌다.
집속탄 연합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집속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군보다 적은 규모이지만 집속탄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러시아군이 사거리가 20~70㎞이며 72개의 작은 폭탄을 떨어뜨릴 수 있는 스메르치 집속탄 로켓 등 적어도 6가지의 집속탄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사거리가 10~35㎞이며 30개의 작은 폭탄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우라간 집속탄 로켓 등을 러시아군 점령 지역에 사용한 바 있다고 이 단체는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민간인을 상대로 집속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러시아군은 집속탄 사용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미국이 지난 7월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지원을 시작하자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어, 앞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집속탄 피해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그동안 집속탄 피해가 가장 많았던 시리아에서는 지난해 집속탄 때문에 15명이 숨지고 75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라크에서는 지난해 집속탄 공격이 보고된 바 없음에도 15명의 사망자와 25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이밖에 미얀마 군부가 2021년부터 자체 생산한 것으로 보이는 집속탄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멘, 아제르바이잔, 라오스, 레바논 등에서도 집속탄 피해자가 나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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