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전 자금조달 관전 포인트···①LX 조단위 유증 여부 [시그널]
동원도 금융가에 인수금융 노크
3개 기업 모두 외부조달 불가피
산은, 후보별 자본력 따져볼 듯
HMM(011200) 인수전에 뛰어든 LX·하림(136480)·동원그룹이 본격적인 자금 조달방안 마련에 나섰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등이 인수자의 자기자본 여력을 중시하고 있는 만큼 어떤 인수금융 구조를 짜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 인수 적격후보대상자(쇼트리스트)에 선정된 3개 그룹이 이날부터 본격적인 실사에 돌입했다.
HMM 인수에 정통한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HMM 인수 시 차입이 너무 많으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여론이 많아 매각 측이 인수자의 차입비율이 어느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LX 인터내셔널 대규모 유상증자 가능성 △하림의 양재동 물류센터 유동화 △동원의 하나·농협은행과 인수금융 논의 등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LX그룹의 인수 주체로 나선 LX인터내셔널(001120)의 조단위 유상증자 여부가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LX인터는 지난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행 주식 수를 기존 대비 두 배까지 늘릴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현재 추가 발행 가능한 주식이 9200만 주에 달한다. 최근 주가(3만 원 이상)를 고려하면 최대 2조7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증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LX인터가 유증을 결심하면 현금 보유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LX는 지금도 그룹 전체에서 2조 원 이상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 LX 주요 계열사들의 6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LX인터내셔널(1조2000억 원) △LX판토스(4700억 원) △LX세미콘(2000억 원) △LX하우시스(2000억 원) 등이다. 하림(1조5000억 원)·동원(6000억 원)과 비교해 순수 자금력 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LX인터 지분을 약 24% 보유한 LX홀딩스는 현금이 많지 않아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해운업과 시너지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나서 LG 등에 3자배정 유증을 할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후보군 중 초반부터 가장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드러낸 하림은 필요 시 1조 원 대로 평가받는 서울 양재동 물류센터 부지 유동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림은 예비입찰에 뛰어들기 전부터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인수금융단으로 국민·신한·우리은행 등 시중은행과 미래에셋·NH투자증권(005940) 등 대형 증권사와도 협상의 물꼬를 터놨다. 인수 자문사로는 EY한영을 선정한 상태다.
하림은 자산규모가 3개 그룹 중 가장 큰 17조 원에 달하고(LX 11조 원, 동원 9조 원) 사료와 식품 외에 벌크선을 운영하고 있어 HMM 인수 시 시너지가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팬오션 인수 후 벌크선 사업을 안정화 시키는데 성공한 하림은 컨테이너선 사업 진출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며 “외부 자금을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를 우려한 매각 측을 어떻게 안심시키느냐가 인수 성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자산규모나 현금동원력 면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 받는 동원그룹은 최근 하나·농협은행과 인수금융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투자증권과도 다양한 방식으로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여러 M&A를 함께 검토해 온 동원기술투자가 이번에도 그룹 기획실과 전략 회의를 이어가면서 매각 측을 만족시킬 사업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인수 자문사로는 삼정KPMG와 손을 잡았다. 지난해부터 한국맥도날드, 보령바이오파마 등을 인수하려다 발을 뺐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라고 IB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3개 그룹의 경우 영업 현금 흐름 핵심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가장 높은 기업은 올 상반기 기준 LX인터내셔널(4400억 원)이며 동원산업(006040)(3600억 원), 하림지주(3500억 원) 순이다. 기업별 순차입금은 LX인터내셔널(1조3900억 원), 동원산업(1조6500억 원), 하림지주(5조300억 원) 등이다. 신용평가사는 이런 지표들을 종합해 최근 LX인터내셔널과 동원산업을 'AA-·안정적' 등급으로, 하림지주를 'A·안정적' 등급으로 평가한 바 있다.
IB 업계에서는 전세계 해운업 경기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HMM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90% 이상 급감했다. HMM이 6월 말 현재 보유하고 있는 12조3000억 원 규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역시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이를 고려하면 산업은행이 HMM 매각을 올해 끝내야 한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이충희 기자 mids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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