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에 자물쇠 건 美 마트업계...좀도둑 기승에 '판매 포기'까지

사진 출처=AFP/연합뉴스

최근 미국 전역에서 좀도둑이 기승을 부려 다양한 방지책이 등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과 버지니아, 메릴랜드 일대의 소매품 체인인 자이언트가 최근 생필품 절도가 늘어나자 워싱턴 전체 매장에서 전국적으로 유통되는 대형 브랜드의 건강 및 미용 용품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판매 중단되는 브랜드에는 미국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콜게이트 치약, 타이드 세제, 애드빌 진통제 등이 포함됐다. 해당 품목의 경우 자체 브랜드만 취급하고, 모든 고객은 매장을 나서기 전에 영수증 검사를 받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업체는 이미 경비를 늘리고 뒷문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셀프 계산 숫자를 제한하는 등 방식을 시도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라 크레스 자이언트 대표는 "해당 제품들을 물론 판매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판매대에 내놓기만 하면 사라져서 결국 이들 브랜드는 판매대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워싱턴뿐 아니라 주요 대도시의 우범지대를 중심으로 이 같은 생필품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전미소매연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유통업체에서 조직적인 절도가 전년 대비 26.5% 증가했으며, 전체 손실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이에 월마트 등 일부 유통 체인은 좀도둑을 방지하기 위해 워싱턴 등 절도가 빈번히 일어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비누 등 생필품을 자물쇠로 잠그거나 최소한의 제품만 판매대에 내놓고 있다.

월그린 역시 좀도둑이 성행하는 시카고 도심에서 빈번하게 절도의 대상이 되는 품목은 별도 보관하고 온라인으로만 주문하도록 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아마존이 인수한 홀푸즈는 이윤 악화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샌프란시스코 매장을 철수하기에 앞서 술과 영양 보조제 및 고가의 제품은 직원에게 문의해 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홈디포, 타깃, 달러트리 등 소매점에서도 좀도둑이 많이 증가했다. 이에 이윤 폭이 크지 않은 업체 입장에서는 일부 매장의 폐쇄를 검토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WP는 전했다.

YTN 이유나 (lyn@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