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뇌 인지 기능 핵심물질 '가바' 작동원리 총망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연구진이 다양한 뇌 질환의 원인으로 주목되는 신호전달물질 '가바(GABA)'가 조절되고 작동하는 원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뇌 인지 작용의 핵심 신호전달물질이자 다양한 뇌질환과 관련된 가바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조절되고 작동하는 원리를 종합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연구는 없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다양한 뇌 질환의 원인으로 주목되는 신호전달물질 ‘가바(GABA)’가 조절되고 작동하는 원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가바 연구 가이드라인에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창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연구단장 공동연구팀이 가바의 작동원리를 총정리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 뉴로사이언스' 9월호에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뇌는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흥분성 신호전달과 활성을 억제하는 억제성 신호전달의 조절을 통해 기능한다. 각각 신호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와 가바에 의해 매개된다. 신호전달은 세포막 사이를 오가는 이온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되는데 가바의 수용체는 주로 염화 이온을 통해 억제성을 매개한다. 억제 효과가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을 일컬어 ‘지속성 가바 전류’라고 한다.
뇌 인지 작용의 핵심 신호전달물질이자 다양한 뇌질환과 관련된 가바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조절되고 작동하는 원리를 종합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뇌 안에서 가바의 양이 조절되는 원리와, 이를 통해 매개되는 지속성 가바 전류가 뇌 안에서 어떤 분자적・세포적 기전으로 신호 전달과 인지 기능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학계의 흐름과 다양한 연구를 정리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뇌 속 가바의 양 조절에 별세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지속성 가바가 다양한 인지 기능들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뇌에서 일정하게 지속성 가바 전류를 매개하고 있는 가바를 ‘가바 톤(GABA tone)’이라는 개념으로 새롭게 제안했다. 가바 톤은 음악에서 음높이가 일정 톤으로 유지되는 것처럼 뇌 안 가바의 양과 활동 수준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상태를 말한다.
학계에 알려진 것과 달리 가바 전류의 억제 효과가 흥분성 신호를 우회로를 통해 국소적으로 감소시켜 흥분성 신호의 효과를 줄이는 ‘우회성 억제’를 통해 나타남을 보여줬다. 가바가 억제성을 갖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감각 신호를 더 세밀하게 조절하게끔 하는 원리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카메라 렌즈의 노출을 조절하는 조리개와 같은 역할로 세밀한 신호 조절을 위한 최적의 콘트라스트(대비)를 만들어낸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학습과 기억, 생체 리듬과 각성 상태, 운동 조절 등 지속성 가바 전류와 관련된 다양한 기능들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가바 톤의 추가적인 인지 기능들에 대한 더욱 활발한 연구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창준 IBS 단장은 “별세포 연구로부터 시작한 지속성 가바 전류의 기능과 다양한 뇌질환과의 관계가 밝혀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성과가 뇌 인지 기능을 이해하고, 뇌질환 치료를 위한 가바 연구의 지침서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논문의 공동교신저자인 정은지 연세대 교수는 “가바 톤은 뇌에서 필요한 정보만을 남기기 위한 일종의 필터 역할을 하며, 뇌의 여러 인지 기능에 중요하게 관여하고 있다”며 “새롭게 제시한 가바 톤이라는 개념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