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하는 첨단 스마트 K-방산 위상'..폴란드 유럽시장 공략 교두보
-6년 만에 주도국 자격으로 참가
-우리 기업들 핵심 무기들 대거 선보여
-유럽시장 진출 확대 위한 내실 기해
-주목받는 K-방산 열기, 위상 강화 돋보여
-군수지원 사업, 최초 플랫폼 대비 8배
한국은 2017년에 이어 올해 6년 만에 주도국(Lead Nation) 자격으로 참가했다. MSPO 전시회는 유럽 내 3번째로 규모가 큰 방산전시회로, 지난 1993년 개막한 이래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우리 기업들은 미국, 영국, 독일 등 방산 강국들과의 치열한 수주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핵심 무기들을 대거 선보였다.
개막식에는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이 격파 시범을 보였고 해군의 취타대도 공연을 펼쳐 시선을 끌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한국 전시관을 일일이 방문하면서 한국 무기체계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지난해 폴란드에서 잭팟을 기록한 K-방산의 주요 업체들은 폴란드 국영방산업체 PGZ사와 정비 유지 후속지원 등에 관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폴란드를 허브로 유럽 및 NATO 회원국들을 상대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후속 수주에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무기 수출은 한 번의 수주와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수명 주기에 따라 기능과 전력 유지·강화를 위해선 최초 플랫폼 제공 이후 하드웨어 유지와 탑재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들어가는 금액은 향후 수십 년간 최초 플랫폼 대비 최대 8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방산업계는 폴란드 대규모 수출을 기록하며 유럽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기회를 마련했다.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등은 폴란드와 K2 흑표 전차 및 K9 자주포, FA-50 등 총 124억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성사했다.
지난해 우리 방산업계가 '유럽 지역 진출 확대'를 향한 가시적인 교두보를 마련했다면 이번 MSPO에선 그 내실을 기하는 셈이다.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개막 인사에서 "35개국 700개 이상의 방산 회사가 참여하여 기쁘게 생각한다"며 "내년에 우리는 국방비로 1370억 즐로티(한화 43조6800억원)를 지출할 계획이다. 이는 우리(폴란드) GDP의 4%가 넘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행사에서 마리우쉬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겸 부총리는 "우선 우리는 폴란드와 자유세계의 방어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히고 "2022년 우리는 대한민국과 대규모 협력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브와슈차크 국방장관의 발언은 적극적인 국방협력 강화와 무기체계 현대화를 통해 폴란드 자체 방어뿐 아니라 나토회원국을 대표해 자유진영을 수호하는 강력한 전력 구축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엄동환 방사청장은 개막식 축사에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자유, 인권, 평화 등 가치를 공유하는 폴란드와 방산분야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야외 전시장엔 한국 방산의 대표 격인 K-2전차가 당당히 중심에 위치하고 그 왼편으로 독일의 레오파드 전차와 오른편엔 미국의 에이브럼스 전차가 위치한 것은 상징적 사례로 여겨진다. 또 이들 전차 3대 왼편엔 K9 자주포가 위치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총 30개 국내 방산업체가 참가했다.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KAI, LIG넥스원, 기아, 풍산 등 주요 방산업체는 단독부스를 마련했고 보성공업, 연합정밀, 팔월삼일 등 중소업체는 중소기업관에 자리를 잡았다.
KAI는 폴란드 군에 투입될 FA-50GF 경전투기와 KF-21 다목적 전투기의 모형을 전시했다. KAI는 PGZ와 후속지원 사업 MOU를 체결해 폴란드 시장에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날 KAI 강구영 대표는 국방부 공동취재단과의 현지 인터뷰에서 "이번 PGZ와의 MOU를 통해서 FA-50의 후속산업, 장비지원이라든지 군수지원이라든지 기타 관계되는 후속산업을 진척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MSPO를 계기로 해서 폴란드 뿐만 아니라 유럽 더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전략홍보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조금 더 적극적 홍보를 통해서 KF21가치나 존재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전투기의 유지보수 및 수출 효과에 대해 "2세대까지는 플랫폼 판매로 끝난다. 정비는 간단하기 때문에 자국에서 정비하고 해외 정비를 해도 비용이 많이 안 들었다"며 "하드웨어 파워보다 소프트웨어 파워가 세지는 3세대에선 50대50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4세대는 70퍼센트가 소프트웨어 파워이고 5세대로 가면 정비 및 군수지원이 80~90퍼센트, 나중에 6세대로 가면 99퍼센트"라며 "(전투기는) 세대가 올라갈수록 결국은 정비나 성능개량이 중요해진다. 소프트웨어는 5년마다 바꿔야 한다"며 "그만큼 정보화 기술, AI 기술, 빅데이터 기술 등이 빨리 개발되기 때문에 계속 빨리 바꿔줘야 하고 그런 비용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또 "4세대는 플랫폼이 2000억원 들면 (소프트웨어는) 4배 정도, 5세대 F-35는 5배에서 6배 정도이고 어떨 때는 8배까지 본다. 플랫폼이 1000억원 정도면 8000억원이 운용 유지비용으로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파는 거보다 수익을 더 올릴 수 있는 대표적인 게 F-35이다. 파는 건 싸게 파는데 후속 사업에서 이익을 거두는 개념이다. 우리도 플랫폼 가지면 이 수익을 가질 수 있게 된다. KF-21 팔면 우리가 독자적인 후속 군수지원 사업 통해서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다양한 무기체계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전시장 앞에 '천무'는 미국 하이마스와 함께 나란히 자리했다.
한화그룹의 한화오션은 적극적으로 장보고-III 잠수함을 홍보했다. 폴란드는 최근 중단됐던 잠수함 프로젝트인 일명 오르카 사업을 재개하면서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부스를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에게 잠수함과 위성 체계에 관해 직접 설명했다. 한화 부스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천검을 탑재한 무인수색차량도 전시돼 있었다.
LIG넥스원은 이번 전시회에서 항공 탑재 유도 무기인 KGGB,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을 비롯해 현궁·신궁 등 지상 유도 무기와 드론 분야 제품을 전시하고 폴란드와 주변국을 대상으로 기술을 적극 홍보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군에서 이미 운용 중인 K2전차 등을 전시했으며 기아도 한국형 험비'로 불리는 한국형 소형 전술 차량 KLTV 등을 선보였다.
세바스찬 흐바웩 PGZ 회장은 "대한민국이 이번 전시회에 주도국으로 참가해 특별한 역할을 했다"고 말하며 "양국간 협력은 생산적이며 번창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병로 방진회 상근부회장은 "K-방산이 획기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경쟁력 있는 방산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방산협력과 국방수요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전시회 참가지원 국고보조금 예산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방전문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도 현장을 둘러보고 "특히 이번 행사는 한국이 주도국으로써 K-방산의 위상 강화가 두드러졌다"며 "이 같은 전시 패턴은 불과 1년 전 만해도 해외 방산 전시회에서 그 사례를 찾아 볼 수 없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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