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기면 매출 10% 과징금 폭탄…EU 빅테크 규제에 '삼성' 포함되나
내년 봄 본격 시행… EU "디지털시장에 새로운 경쟁"
IT 기업들의 플랫폼 '독점'을 막고 유럽 스타트업들과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의 적용 대상인 '게이트키퍼'(gate keepers) 리스트가 6일(현지시간) 발표된다. 국내에선 규제 기준에 해당된다고 자진신고했던 삼성전자가 포함될지 관심이 모인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앞서 지난 7월 미국의 알파벳(구글 모회사)·아마존·애플·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중국의 바이트댄스, 한국 삼성전자 등 7개 회사가 EU의 '게이트키퍼 지정 기준'을 충족해 자진 신고했다. 집행위는 지난 45일간 해당 기업들이 제출한 보고서를 검토했고, 오늘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기업이 DMA를 위반하면 매출의 10%까지 막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게이트키퍼 지정을 앞두고 거론되는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메타, 구글 등 시장 지배력이 확고한 플랫폼 업체들은 반발의 여지가 작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자사 서비스가 그만큼 대중적이지 않다며 규제를 비껴가기 위해 힘쓰고 있다.
게이트키퍼로 지정되는 플랫폼은 연매출 75억유로 이상, 시가총액 750억유로 이상, EU 내 월간 활성사용자수 450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규제대상으로 확정되면 데이터 공유는 물론 경쟁사와의 연결, 경쟁앱과의 서비스 상호 운용성 등 새로운 책임이 부과된다. 애플이 앱스토어 대신 다른 앱 마켓을 애플 디바이스 내에 개방하게 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이트키퍼 목록 발표를 앞두고 EU 집행위와 설전을 벌여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운영체제에 대해선 게이트키퍼 지정을 받아들이나, 검색엔진 빙이 구글 검색과 동일한 의무를 적용받아야 한다는데 거부감이 크다. 빙의 검색시장 내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DMA에 따라 빙 사용자에게 구글을 포함한 다른 검색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가뜩이나 높은 구글의 점유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깔려있다.
애플은 자사의 아이메세지가 게이트키퍼의 사용자 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메타의 왓츠앱 같은 경쟁 앱에 서비스를 개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시장에선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메세지 이용자 수가 10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해당 수치를 수년간 공개하지 않고 있다. EU 집행위가 아이메세지가 운영되는 시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추정치가 달라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게이트키퍼 신고 기준에 해당돼 자진 신고했다. 애플이 DMA 적용기업으로 확정된다면 삼성전자도 물고늘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애플의 소프트웨어 매출 비중이 수년간 급증해온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삼성 인터넷' 등 웹브라우저가 있지만 여전히 디바이스 위주의 사업자다. EU로서도 삼성을 플랫폼 지배기업으로 간주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자칫 법 제정 취지를 의심받을 수 있어서다.
아마존, 구글, 메타를 포함한 미국의 모든 대형 IT기업들이 DMA에 따라 내년 봄부터 여러 규제를 받게 될 전망이다. 중국 소유의 틱톡도 규제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FT는 이에 따라 메타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구글의 검색엔진 등이 시장을 개방하고 유럽 스타트업들과의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한 새로운 규칙을 적용받게 된다고 전했다. EU 집행위의 안드레아스 슈왑은 "DMA는 유럽의 디지털 시장에 새 경쟁을 불러올 것이며 이제 이를 실행하는 것은 집행위의 몫"이라고 FT에 밝혔다.
한편, EU 당국은 IT 기업들의 반경쟁적 행위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DMA 외에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실시해 전자상거래 시장의 부당 행위 규제에 나섰다. 이미 DSA에 반발해 독일 온라인 패션 소매업체 잘란도와 미국 아마존이 EU 집행위를 상대로 제소했다. EU 집행위는 지난 6월 구글에 애드테크 관행이 반독점법에 위배된다는 심사보고서를 발부하기도 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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