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 추행해 죽음 내몬 50대 父 "딸에게 정신적 문제"…모친 오열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자신의 친딸을 강제추행해 죽음으로 내몬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김병식) 심리로 열린 50대 남성 A씨의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A씨 측은 "피해자(딸) 진술이 일관되지 않으며 피해망상 등 정신 병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친딸을 강제추행해 죽음으로 내몬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뉴시스]

그러면서 "피해자가 피고인과 다투다가 허위로 진술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며 피해자가 당시 만취 및 심신미약 상태였다고도 항변했다.

딸 B씨가 어렸을 적 가정폭력 등을 이유로 이혼했던 A씨는 지난해 1월 떨어져 살던 B씨에게 연락해 "대학생도 됐으니 밥 먹자"며 그를 불러냈다. 이후 A씨는 B씨를 자기 집으로 데려간 뒤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성폭행까지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전한 녹음 파일에는 B씨가 "아빠, 아빠 딸이잖아. 아빠 딸이니까"라고 애원하는 당시 상황이 담겼다.

[사진=픽사베이]

B씨는 결국 같은 해 11월 "직계존속인 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했지만 10달이 지나도록 사건 진전이 없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A씨가 범행을 부인한다는 이유만으로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가 아닌 강제추행 혐의만이 적용됐다.

이후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나 범행 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인정되고 피해자인 딸이 받은 정신적 충격이 클 뿐 아니라 용서받지도 못했다"면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와 검찰 측은 각각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 측은 항소심 공판서 B씨의 정신 병력을 주장하며 과거 B씨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말한 한 대안학교 생활 담당자를 증인으로 채택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아울러 녹취 파일에 대해서도 "일부러 당시 상황을 녹음으로 남겨놓으려는 듯 타이핑한 소리가 들린다. 다른 이와 모의한 정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에 재판부는 "변호인은 녹음 파일이 오히려 피고인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만큼 탄핵 증거로 채택, 법정에서 청취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했으며 검찰에게도 "대법원 판례에 따라 녹취파일의 증거능력이 없을 수도 있다"며 증거 채택 여부를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B씨의 모친은 이날 재판 후 "딸이 아버지 전화를 계속 거부하다 어쩔 수 없이 만났는데 피고인은 딸이 먼저 전화를 걸었다고 얘기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시와 관계없는 4~5년 전 정신적 문제를 거론하며 2차 가해를 하고 있다. 재판에서 저런 얘기를 들으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울부짖었다.

A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내달 10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