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0원→월 6600만원' 카페 되는 법 알려드립니다…이러니 '손대면 핫플' [종합]
"우리는 본격 자영업 억제 프로그램입니다."
매출 0원, 폐업을 고민하던 카페가 월 매출 6600만원의 '핫플'로 만든 'K카페의 신'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의 말이다.
지난 5일 서울 대학로 카페 아티스타에서 SBS 새 프로그램 '손대면 핫플-동네멋집'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정수 대표와 '동네멋집' 진행자 중 1명인 배우 김지은, 연출자 김명하 PD가 참석했다. 아티스타는 지난 6월 파일럿으로 첫선을 보인 '동네멋집'의 1호 '멋집'이었다.
'동네멋집'은 폐업 직전 위기에 처한 카페를 '멋집'으로 재탄생시키고, 나아가 동네 상권까지 살리는 '카페 심폐 소생' 프로그램이다. 많은 사람이 '카페 사장'을 꿈꾸지만, 현실은 신생 카페 2곳 중 1곳은 3년 내 폐업한다는 통계 결과가 나오고 있다. 특히 프렌차이즈가 아닌 개인 카페의 경우 폐업 비율은 더 높다. '동네멋집'은 파일럿 단 5회 방송 만에 '맛' 뿐 아니라 '멋'까지 다루며 시청자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며 정규 편성에 성공했다. SBS 예능프로그램이 정규 편성된 건 '골 때리는 그녀들' 이후 3년 만이다.
유정수 대표는 대한민국 최고의 공간 기획자로 꼽힌다. 서울 익선동과 창신동에 독특한 콘셉트의 맛집을 내놓으면서 핫플레이스로 재탄생시키면서 명성을 얻었고,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해 참여하게 됐고, PD님과 작가님은 정규 편성을 확신했지만 전 이렇게 될지 몰랐다"며 "정말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너무 즐거웠고, 저의 철학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된다. 정규가 파일럿보다 낫다는 평을 듣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정규 편성된 '동네멋집'은 유 대표가 위기의 카페를 찾아가 냉철하고 정확하게 분석하고, 공간 인테리어부터 메뉴 개발, 운영 방식까지 카페 전반에 대한 토탈 브랜딩 비법을 전수한다는 콘셉트는 파일럿과 동일하다. 하지만 정규 방송부터는 세 곳의 후보 중 단 한 곳의 카페를 멋집으로 선정해 변화하는 전 과정을 다룬다. 유 대표가 각 카페별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사장님의 극한 미션 수행 과정과 긴장감 넘치는 멋집 선정 결과 발표를 전부 담아낸다고 해 관심을 끈다.
김 PD는 "우리는 현실의 이야기를 담는 프로그램"이라며 "오디션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3개의 후보지 중 더욱 간절한 분들, 미션을 잘 수행하는 분들을 추려 한 집만 고쳐준다. 그러다 보니 만나 봬야 하는 절절한 사람들이 3배로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자영업 권장 프로그램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 대표는 "이미 창업의 칼을 빼 든 사람도 있고, 영업을 하는 사람들 중 저희 프로그램을 보며 팁을 얻는 분들도 있겠지만, 시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하나의 카페가 만들어지기 위해 하나의 브랜드가 만들어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전문가가 노력해야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며 "카페 만들어 성공할 확률이 고시 시험 합격 확률만큼 적다고 한다. 그런데 국가고시는 몇만원의 응시료로 시험해볼 수있는데, 카페는 무조건 창업 비용이 1억원 이상이다. 고시는 인생을 갈아 넣으며 공부를 하며 응시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1억원 이상의 응시료를 내야하는 창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같다"고 일침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보고 창업을 포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가 등장해 폐업 위기의 자영업자를 직접 찾아 솔루션을 준다는 점에서 앞서 인기를 끌었던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비교가 됐다. 제작진과 출연진도 이를 피하지 않았다. 김 PD는 "한 사람의 솔루셔니스트가 등장한다는 포맷 때문에 비슷하게 보실 수 있지만, 우리는 맛과 운영에 대한 철학은 물론 공간을 확실하게 바꿔준다는 점에서 진화형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공간이 달라지는 과정, 공간에 따라 메뉴, 소품 하나까지 모든 게 연결될 수 있다는 것, '이게 공간 브랜딩이구나'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유 대표도 자신이 백종원 더본 코리아 대표와 비교되며 '카페계의 백종원'이라 불리는 것에 대해 "수식어가 부담스럽다"면서 웃었다. 유 대표는 "백 대표님은 F&B계의 신, 맛의 신, 전지전능한 느낌으로 '이렇게 바꾸면 된다'고 하신다면, 저희 프로그램은 사장님이 안 계시면 제 미션도 성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다르다"며 "사장님과 제 노력이 합해야 결과가 나온다. 백 대표님은 '골목식당'을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스타였지만, 저는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유정수가 어떻게 해내는지, 사장님과 저의 협업이 어떤 결과로 나오는지가 이 프로그램과 '골목식당'의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만능 일꾼' 김지은의 활약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지은은 그동안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파일럿에게서도 능숙한 일 처리로 활약했다. 김 PD는 "유 대표님이 전문가이지만 방송엔 '초짜'라 제작진 입장에서는 두려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며 "그래서 메인 호스트를 정하는데 심사숙고했다"면서 입을 열었다. 이어 "김지은 씨는 단순히 활기차고, 에너지가 좋았다"며 "얼굴만 봤을 땐 '설거지 한 번 안 해봤겠다' 싶었는데, 오랜 아르바이트 경험으로 사장님들과 소통도 능숙하더라. 이런 배우가 얼마나 될까 싶어서 고민 없이 섭외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도 "처음엔 제작진이 김지은 배우가 같이한다 했을 때 '화면에 예쁜 사람이 있다면 보기엔 좋지만, 프로그램 구성상 일꾼이 필요하니, 일꾼을 섭외해 달라'고 했다"며 "그런데 제작진이 '지은 씨가 정말 잘할 것'이라고 했는데, 진짜 잘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붕어빵 가게에서 갑자기 손님이 몰릴 때, 제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부엌의 재료 소진 상황을 파악해 손님들에게 대기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안내하더라"라며 "손님을 무조건 받으면 안 되고, 매장에서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받으며 완급조절을 해야 한다는 건 제가 항상 저희 직원들에게도 강조하는 부분이었는데, 그걸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걸 보고 손뼉을 쳤다"고 칭찬했다.
김지은은 "카페 아르바이트 같은 경우 동시에 3개도 해봤고, 패스트푸드점에서도 2년 넘게 일하면서 감자튀김을 엄청나게 튀겼다"며 "부모님 가게를 비롯해 주유소, 편의점, 호프집, 주얼리 가게, 옷 가게 등에서 일해본 거 같다"면서 아르바이트 이력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골목식당'의 팬이었고, 동네 상권을 알리는 '동네멋집' 취지에 동감했다"며 "아르바이트 경험이 많으니 뭐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거 같아서 정말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 잘한다', '야무지다'는 칭찬을 좋아하는데, '동네멋집'을 함께하면서 들을 수 있었다"며 "정규 편성된 '동네멋집'에서 그 수식어를 잃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동네멋집'은 오는 6일 밤 10시 40분 첫 방송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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