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코앞인데 어쩌나…“사과 1개 벌써 5000원” [푸드360]

2023. 9. 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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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맞은 유통가 ①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상인이 과일을 진열하고 있다. ‘홍로 1개 5000원’이라는 팻말이 눈에 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홍로 사과 4개 17800원.’ 서울의 한 식자재마트에서 팔고 있는 사과의 가격이다. 인근 과일 가게의 복숭아는 개당 5000원에 팔리고 있다. 7~8월 생장기에 집중호우 등 기상 변화로 작황이 어려워진 과일들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3개월 만에 3%대로 반등한 가운데, 공급량은 줄고 추석 수요가 몰리면서, 사과, 배 등 차례상에 오르는 과일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추석 홍로 사과 가격, 지난해 2배 전망

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추석 2주 전인 추석 성수기(15~28일) 성수기 홍로 사과 도매 가격(5㎏)은 6만원에서 6만4000원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해(3만1640원) 대비 1.89배~2.02배에 달한다. 평년(3만4057원)과 대비해도 1.76배~1.87배 수준으로 사실상 두 배에 가까운 셈이다.

추석 과일값 전망 [헤럴드경제DB]

올해 사과의 작황은 전년 대비 21% 감소, 공급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차례상에 주로 올리는 홍로의 경우 탄저병과 착과 수 감소 탓에 전년 대비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농업관측센터는 추석 성수기 사과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일 가격은 8월에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신선과실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3.2%, 전월 대비 10%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동월에 비해 사과(30.5%)와 복숭아(23.8%)의 값이 크게 올랐다. 여기에 신선채소 가격도 8월 대비 16.6% 오른 상태이다.

공급량↓ 수요↑…사과 이미 30% 올라 ‘金과일’ 됐다
6일 서울 소재 한 식자재마트에서 홍로 사과 4개가 1만7800원에 팔리고 있다. [독자 제공]

9월 과일 출하량의 경우 ▷배(13%) ▷샤인머스캣(5%) ▷단감(3%)은 늘어날 예정이다. 그러나 추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출하량 증가에 따른 이들 과일의 가격 하락 효과는 전반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사과와 함께 대표 성수품으로 손꼽히는 배도 8월에 가격이 20% 이상 오른 상태다. 특히 올해 햇배인 원황 품종 배의 8월 도매가격(15㎏)은 지난해 대비 22% 오른 5만3000원에 달했다.

배는 4월 개화기 저온 피해로 기형과 발생이 증가해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줄었다. 다행히 올해 추석은 지난해에 비해 늦어, 숙기를 채운 완숙 배의 출하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품질이 좋은 배는 전년 대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관측센터는 추석 성수기 신고 배(상품·7.5㎏)의 도매 가격을 전년 대비 23~36% 높은 3만8000~4만2000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업관측센터는 추석으로 출하량이 증가한 단감을 제외하고는 9월 대부분 과일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8월에도 가격이 올랐던 복숭아(황도·4㎏)의 9월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1만9900원) 대비 40~60% 오른 2만8000~3만2000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정부 가격 안정화 나선다…“7일부터 사과·배, 16만t 투입”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의 한 매장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청과매장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취재진에게 “사과 한 박스 기준 전년대비 소매가격이 두 배 이상 급등해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임세준 기자

유통사들도 이 같은 가격 상승 분위기를 인정하고 가격 안정화를 위해 힘쓰는 분위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은 추석 직전 태풍 ‘힌남노’ 북상으로 사과와 배가 비쌌다. 올해에도 과일 생장기인 7~8월 피해가 발생해 어려운 작황으로 가격이 올랐다”며 “추가적인 가격 상승도 우려되는 만큼 대체산지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추석 기간 서민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20대 성수품 가격을 지난해 대비 5% 이상 낮추는 등 물가 안정에 나선다는 방침을 5일 밝혔다. 7일부터는 과일 중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사과, 배 등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인 16만t의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수산물 소비 위축을 우려해 긴급 예비비를 800억원을 더해, 연말까지 총 1440억원을 투입해 할인 행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외식물가 여전히 높아, 원윳값 인상까지…물가 부담 커져

더욱이 닭고기, 라면 등 소비자가 물가 변동을 크게 느끼는 생활물가지수(8월)도 전년 동월 대비 3.9% 상승하며 여전히 높다. 특히 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4.7%이다. 외식 물가의 경우도 전년 동월 대비 5.3% 올랐다.

여기에 10월부터 흰 우유 원유가격이 ℓ당 88원(8.8%) 인상되는 만큼 식품업계에서는 추석 전 유업계가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8월 29일 흰 우유 점유율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 10월 1일부터 3% 가격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정부는 빵, 아이스크림 등 다른 식품 품목으로 가격 인상이 확대되지 않도록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을 앞두고 8일 국내 주요 식품업체·외식업체 주요 관계자를 만나 물가 안정에 대한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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