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좀 나가라" 세금 50억 들여 국민 해외여행 보내주는 日

지난 3월 일본 구마모토현 루테루 고등학교 학생과 교사 등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세금을 들여 구민의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일본 지자체가 화제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부자 동네 중 하나인 미나토구는 내년부터 구립 중학교의 수학여행 목적지를 무조건 해외로 보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모든 공립 중학교에서 해외 수학여행을 실시하는 것은 도쿄에서도 미나토구가 처음이다. 내년 목적지는 싱가포르다.

미나토구는 롯폰기와 아오야마, 신바시, 시오도메 등으로 유명한 부촌이다. 2021년 기준 평균 연봉은 1163만엔으로 1위다. 2위인 치요다구보다 100만엔 이상 높다.

미나토구는 외국계 기업 본사가 일본 내에서 가장 많은 국제도시다. 대사관도 85개로 가장 많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이민청인 도쿄 출입국재류관리국과 세관도 이곳에 있다. 주일한국대사관, 주일미국대사관도 미나토구에 위치한다. 이 때문에 외국인 거주자 비율이 전체 약 10% 정도로 비중이 크다.

미나토구가 해외여행을 결정한 것은 언어 장벽을 낮추고 이문화 체험을 통해 국제 인재의 육성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대상은 10개 구립중에 다니는 3학년 전교생 약 760명이다. 자부담 7만엔을 내면 나머지는 구에서 부담하는 방식이다. 총사업비는 약 5억엔으로, 미나토구는관련 예산안을 9월 정례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2021년 기준 여권을 가진 일본인 비중은 23%로 주요 7개국(G7)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로 엔저가 영향을 미쳤지만, 언어장벽과 유급 휴가를 내기 어려운 분위기 등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

일본 관광공사에 따르면 일본인 해외여행 수요는 1970~1980년대 가장 높았으며 1990년대 중반부터 정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