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함→진정성 담은"…'동네멋집', 제2의 '골목식당' 될 수 있을까 [MD현장](종합)
유정수 "제2의 백종원? 감히…사부님"
김명하 PD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절실함"
[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SBS '손대면 핫플! 동네멋집'(이하 '동네멋집')이 하나의 '멋집'을 통해 동네 활성화를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5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한 카페에서 '동네멋집'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공간 기획 전문가 유정수, 배우 김지은, 김명하 PD가 참석했으며, MC 김성주는 불참했다. 또 이인권 아나운서가 함께했다.
'동네멋집'은 폐업 위기에 처한 카페를 '멋집'으로 재탄생시키고, 나아가 동네 상권까지 살리는 '카페 심폐 소생' 프로그램이다. 지난 6월 파일럿 방송 당시 '동네멋집'은 유정수의 실질적인 솔루션을 통해 세 곳의 카페를 각각의 콘셉트가 확실한 '핫플레이스'로 대변신시켰다. 메뉴는 물론 공간까지 180도 탈바꿈된 '멋집'은 놀라움을 안겼고, 이는 실제로 매출 상승은 물론 해당 카페가 위치한 지역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화제를 모았다.
파일럿에서는 쪽박 카페 한곳만을 방문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멋집으로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온다. 정규 편성된 '동네멋집'에서는 세 곳의 후보 중 단 한 곳의 카페를 멋집으로 선정해 변화하는 전 과정을 다룰 예정이다. 특히 유정수가 각 카페별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사장님의 극한 미션 수행 과정과 긴장감 넘치는 멋집 선정 결과 발표를 전부 담아낸다고.
먼저 '동네멋집'은 3년 만에 파일럿에서 정규 편성된 SBS 프로그램이다. 이에 김명하 PD는 "파일럿을 진행한 다음에 정규 편성되는 경우가 흔치 않다"며 "특히 요즘 환경에서는 더 그렇다. 의미를 좋게 봐주시고 시청자분들도 응원해 주셔서 편성된 것 같다. '골때녀' 이후 처음이라 감회가 남다르고 그만큼 책임감도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유정수는 "처음에 4~5회 정도 파일럿 한다더라"라면서 "잘 되면 정규 편성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간다고 했다. 작가님한테 정규 편성 가능성을 여쭤봤는데. 3년 동안 한 번도 없었다더라. 찍고 빠지면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정규 편성이 돼서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생각보다 제 비중이 많더라. 대본을 받기 전까지 이렇게 비중이 클 줄 몰랐다"며 "정규에서는 더 다양하고 많은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기쁨보다는 무게감이 있다. 생각도 많아졌다. 파일럿 이후에 정규 편성까지 한 달 기간이 있었는데 촬영에 다시 들어가서 못 봤던 식구들 다시 보니까 너무 반갑더라. 편하게 다시 하고 있다"고 전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잇는 새로운 솔루션 프로그램으로, 유정수를 향해 '제2의 백종원'이라는 칭호가 붙기도 한다. 부담감은 없는지 묻자 그는 "전엔 별 생각 없었다"며 "사람들 앞에 섰을 때 떠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생각이 없었다. TV에 송출돼서 전 국민이 보게 되는 것보다 오히려 촬영장에 스태프가 너무 많더라. 스태프 150명이 모두 내 멘트 하나에 집중하고 내 멘트에 따라 방송 결과가 달리겠구나 싶더라"라고 말했다.
"'동네멋집' 가족들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겠구나 싶어서 더 긴장하게 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유정수는 "임할 때 마음이랑 끝나면서 갖게 되는 마음이랑 달랐다. 정규 편성돼서 더욱더 매진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고 있다"고 남다른 각오를 털어놨다.
외식 경영 전문가 백종원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감히라고 생각한다"며 "(연세)대학교 선배님이기도 하다. 학업상으로도, 경력, 방송으로도 선배님이다. 처음에 사업을 시작했다가 첫 단계에서 말아먹고 '뭐가 잘못됐을까' 했을 때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를 보고 배웠다. '아. 장사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 12가지가 있는데 11가지를 했구나' 싶었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배웠다. 저한테는 사부님같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또한 유정수는 공간 기획 전문가지만 백종원은 외식 경영 전문가로 분야가 다른 점을 강조하기도.
"솔루션 하는 프로그램 자체의 궤는 비슷하니까 제2의 백종원이라는 타이들이 생기면 영광이지만 저는 유정수를 알게 하고자 하는 게 컸다"는 김명하 PD는 "'공간 기획이라는 게 있구나', '공간 전문이라는 게 있구나'라는 걸 이해해 주신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이야기했다.
'멋집' 선정 기준을 묻자 김명하 PD는 "신청을 다시 받았더니 500명이 넘는 분들이 신청해 주셨다. 하나하나 다 읽어보고 절실함을 통해서 1차 선별했다. 가게 하나 통해 동네에 영향을 미치는 걸 생각했다"면서 "구성을 좀 바꿨다. 한 동네에서 한 군데 문제점을 진단했는데 이젠 한 동네에서 세 집을 간다. 다 둘러보고 진단해 드리고 미션을 드린다. 단순히 오디션 같은 미션이 아니라 업장에 필요한 것들을 직접 해야 하는 미션이다. 모두가 절실하신데 그분들 중에서 제일 열심히 하시고 해결 의지를 보이시고, 잠재력이 보이는 곳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유정수 역시 처음에는 '장사할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몰라서 첫 가게 메뉴가 100개였다고. 그는 "그걸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면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미션을 해오면 '어떻게 이해하고 잘 수행해 왔는가', '내가 이 가게를 바꿔서 잘 되게 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를 본다. 저라고 무엇을 만지든 황금으로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제가 한 것 중에서도 실패한 게 분명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방식이 변화하면서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게 되게 좋았다"는 유정수는 "제일 미웠을 때가 철원 단풍 도넛 가게 데려갔였다. 리얼하게 그냥 데려가서 하라고 한다. 저한테 도전과 미션이 주어지는데 정말 군 시설물 1층에 있는, 구석에 있는 사내 카페 같은 곳을 바꾸라고 했을 때 진짜 멘붕이었다. 제작진과 피디님이 미웠는데 이제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니까 조금 나을까 했는데 또 다른 지옥이다. 세 매장 다 빼놓지 않고 도와드리고 싶은데 한 매장만 선택해야 한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김지은과의 첫 만남을 떠올린 김명하 PD는 "지은 씨 처음 만났을 때 너무 예뻤다. '설거지 한 번도 안 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다"며 "알고 보니 카페 아르바이트 경력이 너무 많더라. 카페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처음 아티스타('동네멋집' 솔루션 1호 카페) 오픈했을 때도 사장님이 '지은 씨 시럽 어디 있어?' 할 정도로 도움을 많이 줬다. 지은 씨가 정말 카리스마가 있더라"라고 놀라워했다.
더불어 그는 "사장님들이 나오실 때 김성주 선배가 너무 전문가니까 당연히 많이 도와주시겠지 싶었다"면서 "그런데 현장에서 지은 씨가 사장님들을 바라보는 눈빛이나 행동하는 걸 보면 (사장님들이) 지은 씨한테 많이 의지하더라.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사람을 이끄는 뭔가가 있구나 느꼈다"고 김지은의 남다른 카리스마를 회상했다.
그룹 몬스타엑스 멤버 주헌이 '동네멋집' 첫 방송 스페셜 MC를 한 바 있다. 당시를 돌이킨 김명하 PD는 "당시 주헌 씨가 여기 있다는 게 소문 나서 팬들이 한꺼번에 몰아닥쳤다"며 "그때 지은 씨 아니었으면 매장 완전 아수라장 됐을 거다. 첫 방송에 첫 영업이니까 저희도 당황했다. 그런데 지은 씨 혼자만 당황하지 않고 딱딱 분배를 해줬다. 백마리('천원짜리 변호사'에서 김지은이 연기한 캐릭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더라"고 칭찬했다.
김지은이 직접 자영업을 한 건 아니지만 그의 부모님이 사업을 오래 했었다고. 이에 김명하 PD가 "그게 되게 카메라에 잘 잡힌다"고 하자 김지은은 "이번에 젊은 사장님들이 나오시니까 많이 공감되더라. 제가 겪었던 걸 똑같이 겪고 있으니까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싶었다"고 얘기했다.
방송에는 전부 나가지 않지만 '멋집' 사장님들은 운영에 대한 회계나 마케팅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받는다고. 이에 유정수는 "적극적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데 가게를 운영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며 "지금까지 파일럿 매장들은 오히려 '날 좀 내버려 둬' 이런다. 장사가 잘 되면 마냥 좋을 것 같지만 종일 10만 원도 못 팔던 가게가 100만 원을 팔게 되면 예전에는 무료해서 힘들었다면 이제는 몸이 힘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장님한테 가장 강조 드리는 게 매장에 기대감을 가지고 왔다가 끝나서 손님들한테 실망감을 안겨주는, 그런 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한다"면서 "우울해하시는 분들도 있다. 너무 힘들어서 연락도 주시고 하는데 되게 냉정하게 '안 돼요. 휴일에 쉬세요' 한다. 무슨 마음이냐면 정말 손님의 손 자도 안 보였을 때 손님 그림자라도,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손님인 줄 알았는데 짐 갖다주시는 분들이나 그랬을 때 그 마음을 이해했으면 싶다. 선택받고 싶었는데 못 받으신 분들이 있지 않냐. 그분들의 아픔을 읽다 보면 선택된 사장님들이 모범이 되어서 잘 해줬으면 좋겠다. 백종원 선배님의 '골목식당'처럼 된다면 그때처럼 잘 관리할 수 있을지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명하 PD는 '동네멋집' 관전 포인트로 "처절함과 진정성"을 꼽았다. 그는 "신청해 주신 분들이 500명이 넘으셨고 그 동네 어떤 동네가 선택돼서 하는 거다. 사장님들의 절실함은 어디서 볼 수 없다. 진짜 내 가게고 진짜 내 장사가 돼야 하는 거지 않냐. '폐업 직전이 되면 이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를 보여주시더라. 미션 기간이 길지가 않은데 이렇게 할 수 있을지 몰랐다 싶을 정도로 진심이고 처절하셨다. 그러니까 꼭 본방사수해 주시길 바란다"고 본방사수를 권장했다.
유정수가 생각하는 관전 포인트는 다양했다. 그는 "파일럿 때는 유정수의 도전 느낌이 강했다"면서 "'제가 짠하고 만들어드리겠습니다' 하는 러브하우스 느낌이었다면 정규로 와서는 '골목식당' 느낌에 사장님들의 노력과 그들의 진정성. 그리고 여기에 더해져서 제가 어떻게 힘을 이끌어내는지가 모두 담기게 됐다. 사장님의 도전이자 유정수의 도전"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사장님의 콘셉트와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제가 좋아하는 분위기가 아닌데 사장님이 좋아하시기도 한다. 제 역할이 제가 좋아하는 걸 만드는 게 아니라 사장님도 만족하시면서 대중들이 좋아하는 걸 만드는 거다. 장사가 잘되더라도 사장님의 색을 잃어버리면 사장님의 가게가 아니다. 사장님이 하고 싶었던 걸 어떻게 바꿔내는가. 사장님들이 자영업자로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꿈은 되게 높지만 실제로 이루지 못했던 꿈을 이뤄드리는 둘의 연합 결과물이라는 걸 봐주시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끝으로 유정수는 "'언제 실패할 것인가'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라면서 "시청자들의 참혹한 평가를 받고 '전문가라면서 저게 뭐야' 그런 결과물이 시즌 중에 한 번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촬영하는 것 중에서 야외에서 하는 게 있는데 비가 계속 오니까 못해서 난리 난 경우도 있고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분명 그중에서 실패하는 것들이 나올 거다. 실패했을 때는 신랄하게 평가해 주시는 기사도 써주시길 바란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동네멋집'은 6일 밤 10시 40분 첫 방송된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