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편성 '동네멋집' 뒤엔…'제2 백종원' 유정수 꿰뚫어 본 김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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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하나만 살리는 게 아니라, 하나가 뜨거워짐으로써 그 동네에 다 같이 온기가 나눠지는 것이 프로그램 목표입니다."
파일럿에서 정규 편성으로 돌아온 SBS TV 예능물 '손대면 핫플! 동네멋집'('동네멋집')의 포부다.
지난 6월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인 이 프로그램은 폐업 위기의 쪽박 카페를 '멋집'으로 재탄생시키는 콘셉트다.
'골목식당'에 백종원이 있다면, '동네멋집'에는 유정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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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백종원' 타이틀 유정수 대표
솔루션 넘어 공간 기획으로 차별화
"핫플 하나가 큰 역할…영역 넓힐 것"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가게 하나만 살리는 게 아니라, 하나가 뜨거워짐으로써 그 동네에 다 같이 온기가 나눠지는 것이 프로그램 목표입니다."
파일럿에서 정규 편성으로 돌아온 SBS TV 예능물 '손대면 핫플! 동네멋집'('동네멋집')의 포부다. 지난 6월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인 이 프로그램은 폐업 위기의 쪽박 카페를 '멋집'으로 재탄생시키는 콘셉트다. 시즌제로 큰 주목을 받은 SBS 예능물 '백종원의 골목식당'('골목식당')과 궤를 같이 한다.
'골목식당'에 백종원이 있다면, '동네멋집'에는 유정수가 있다. 공간기획 전문가인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는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카페, 식당 등을 운영하며 수많은 소셜미디어 핫플레이스를 만들어낸 인물이다. 유 대표는 프로그램에서 인테리어는 물론 메뉴 개발, 운영 방식까지 솔루션한다.
비연예인인 출연진과 전문가들의 중심에 서는 MC는 '골목식당'의 김성주와 드라마와 예능에서 주목받고 있는 배우 김지은이다. 김성주가 차분한 진행으로 프로그램을 축을 담당한다면, 김지은은 각종 아르바이트 경험을 살려 자영업자 출연자들에게 팁을 주거나 위로하는 역할을 한다.
파일럿 방송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시청자들은 서울 대학로 카페부터 강원도 철원 카페까지 멋집 탄생기를 보며 함께 공감하고 놀라워했다. 인기는 정규 편성으로 이어지며 6일 오후 10시 40분에 첫 방송된다.
'동네 멋집' 4호는 500명이 넘는 자영업자들이 신청자 중에서 선정된다. 제작진은 일일이 사연을 접해 1차로 한 동네에서 세 집을 선발한다. 자영업자들의 절실함과 동네 특성이 선발 기준이다. 이후 세 매장이 미션을 통해 멋집 대상으로 발탁된다. 다음은 김명하 PD와 유정수 대표, 김지은과 나눈 일문일답.
-SBS에서 파일럿이 정규 편성된 것은 '골 때리는 그녀들' 이후 3년 만인데요. 소감과 각오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파일럿을 진행한 다음에 정규 편성되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SBS에서 의미를 좋게 봐주시고 시청자분들도 응원해 주셔서 가능했습니다. '골때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 책임감을 무겁게 가지고 가려고 합니다."(김명하PD)
"처음에 작가진들에게 정규 편성 가능성이 있냐고 물었더니 3년 동안 정규 편성이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덜컥 정규 편성이 돼 책임감이 무거워졌어요. 첫 대본을 받기 전까지 제 비중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는데, 정규에서는 훨씬 더 잘하는 모습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기쁨보다는 무게감 때문에 생각이 많아졌습니다."(유정수 대표)
-유정수 대표는 '제2의 백종원'이라는 타이틀이 생겼는데 부담감은 없었나요?
"백종원 대표와 감히 비교하는 건 (안 돼요.) 학교 직속 선배님이기도 해요. 저보다 훨씬 사업이나, 방송으로나 선배이고요. 제가 처음에 사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하고 뭐가 잘못됐을까 고민할 때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를 보고 배웠어요. '내가 장사할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12가지 중에 11가지를 했구나' 생각했었죠. 제가 '제2의 백종원'이라기보다 그분은 제게 사부님 같은 느낌이에요. 분야도 다르기도 하고요."(유정수 대표)
"'제2의 백종원'이라는 타이틀은 영광이지만 그게 목표라기 보다 '제1의 유정수'를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많은 시청자들이 공간 기획, 공간 브랜드라는 게 있다는 것, 그걸 진심으로 하는 사람이라는 걸 이해해 주는 것 같아 뿌듯했고요."(김명하PD)
-정규 편성이 되면서 업그레이드된 부분은 무엇일까요?
"구성을 바꿨어요. 한 동네에서 한 집을 찾아가서 문제점을 진단했는데 이제는 한 동네에서 세 집을 갑니다. 세 집을 다 둘러보고 진단하고 조언한 다음에 미션을 주고요. 단순히 오디션 같은 미션이 아니고 업장에 필요한 걸 고쳐나가는 기회입니다.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유 대표가 한 집만 '멋집' 현판을 걸 수 있도록 해줍니다."(김명하PD)
"제일 주의하려고 했던 건 힘든 자영업자이고, '피지컬100'처럼 경쟁을 해서 최후의 1인을 뽑는 게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에요. 코로나 때 '배달의 민족'과 함께 자영업자들을 도와주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일대일 솔루션 시간을 가졌거든요. 그 시간 만으로 만족하고 도움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장사가 잘 되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전문가가 알려주는 것 자체로 도움이 될 거예요. 제 기준은 두 가지예요. 미션을 얼마나 이해하고 수행했는가, 제가 바꿔서 잘 되게 할 자신이 있는가. '미다스의 손'이라고 좋게 표현해주시지만, 제가 무엇이든 만지면 황금으로 만드는 게 아니거든요. 이번에는 한 매장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해서 좋았어요. (파일럿에서) 철원 단풍 도넛 매장에 데려갔을 때 제작진이 제일 미웠거든요. 선택 권한이 생기니까 훨씬 더 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해보니까 새로운 지옥이었습니다."(유정수 대표)
-MC들의 합은 어떤가요?
"자영업자 사장님들은 비연예인이다보니 이 분야에서 김성주씨가 전문가니까 역할을 해주겠다고 생각했어요.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골목식당'을 통해 비연예인 출연자들에 대한 이해도 높아요. 든든한 버팀목이에요. 김지은씨를 섭외하기 위해 만났을 땐 '너무 예쁘다. 설거지 한 번도 안 하게 생겼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카페 아르바이트 경력이 정말 많더라고요. 사장님들이 김지은씨의 눈빛이나 이런 걸 보면 의지를 해요.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사람을 이끌어내는 에너지가 있다는 걸 느꼈죠. 김지은씨 부모님께서 사업을 오래하셔서 그런지 그런 것들이 카메라에 잘 담겨요."(김명하PD)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니까 될 수 있는 한 최대치로 도와드리려고 해요. 본의 아니게 사장님들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속상하게 할까 봐 조심하고요. 이번엔 젊은 사장님들이 나와서 공감이 더 많이 되더라고요. 제가 힘들었을 때 겪었던 것과 똑같아서 얼마나 속상했을까 공감했어요."(김지은)
"사실 김성주씨가 매의 눈으로 유대표님을 보셨어요. 김성주씨는 백종원씨도 그렇고 여러 분을 봐왔잖아요. 우리에게 유 대표가 진정성을 가진 분인지 어떤 사람인지 많이 물어봤어요. '유 대표는 굳이 TV에 왜 나오지?'라는 걸 가장 먼저 물어본 사람이죠. '진짜구나'라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김명하PD)
"전 형따라 촬영장 놀러온 동생처럼 편하게 했거든요. 제가 먼저 출연이 정해지고 김성주씨가 날 보고 출연을 결정하겠다고 해서 사적으로 한 번 만났어요. 그런 의도인지 모르고 만났는데, 좋게 봐주신 것 같아 다행이에요."(유정수 대표)
-고정 MC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닌 스페셜 MC 체제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동네마다 환기할 수 있는 것이 있었으면 했어요. 프로그램 취지를 잘 이해하는 분을 모시자는 생각으로 섭외했고요. SBS 이인권 아나운서도 스페셜 MC로 나오거든요. 이 아나운서의 꿈은 꼬마 빌딩을 사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2030 파이어족이 많아지고 창업 비중이 높아지니까 그런 측면에서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 했어요. 그룹 '미래소년'의 손동표가 스페셜 MC를 할 때는 20대 남자 입장에서 카페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알아보면서 재밌더라고요. 또 아이돌스타들은 생일 카페 같은 것도 있으니까 다른 이해도가 있었어요. 앞으로 범위를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김명하PD)
-'멋집'은 방송할 때뿐만 아니라 사후 관리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계획이 있을까요?
"방송 노출되지 않았지만 1호 멋집에 추가 레시피를 드리고 있어요. 멋집들이 계속 사랑받을 수 있게 유 대표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세요. 애초에 세 집 중에 한집을 정하는 미션을 둔 것도 장사가 계속 잘 되기 힘들기 때문이에요. 시청자 입장에서는 '돈 잘 버는데 좋은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사장님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보기 위해서 미션을 하는 거예요. 유 대표님이 교육에 대한 철학이 강해서 자립할 수 있도록 해줘요."(김명하PD)
"방송 상에 다 나가지 않지만 CS, 마케팅, 회계 교육 등을 해줘요. 사장님들이 지속적으로 혼자 매장을 운영할 때 하나의 사업체를 운영한다는 마음으로 투명하게 합니다. 파일럿 때 했던 매장들을 오히려 내버려 두라고 할 정도죠. 장사가 잘 되면 마냥 좋을 것 같지만 10만원도 못 팔던 가게가 100만원을 팔면 몸이 힘들어요. 그런데 매장에 대한 기대를 갖고 왔다가 갑자기 문 닫은 매장은 손님들에게 신뢰를 잃어요. 휴일도 정해서 쉬어야 한다고 하니까 힘들어하는 분들도 있어요. 멋집으로 선택 받고 싶지만 안 된 집이 많거든요. 저에게 개인적으로 손 편지 보내는 분들도 있고요. 그래서 선택된 분들이 잘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골목식당'처럼 1~2년 프로그램을 하게 된다면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유정수 대표)
-유정수 대표가 꿈꾸는 그림은 무엇인가요?
"안 그래도 자영업자들이 많은데 왜 부추기냐는 글들이 있었어요. 뉘앙스는 공격적이지만 아예 틀린 말도 아니죠. 제가 꿈꾸는 변화는 우리가 일본 여행을 가서 조그마한 크로켓집을 갔을 때도 맛있다고 만족하는 미식 여행 같은 거예요. 디테일한 미각의 능력은 한국과 일본이 전 세계적으로 재능을 타고나지 않았나 싶을 정도라고 보거든요. 이런 것이 한국 관광 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에요. 이 카페가 잘 되면 저 카페 매출이 뺏기는 게 아닙니다. '한국은 왜 이렇게 커피가 맛있어? 왜 이렇게 디저트가 맛있어?'라고 할 수 있게 어딜 가든 맛집을 만들고, 전체적으로 수요와 파이가 증가할 수 있는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유정수 대표)
-업그레이드된 '동네멋집'의 관전 포인를 꼽는다면?
"파일럿 때와 포맷이 달라졌으니 보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가장 일상적인 곳이 드라마틱 하게 변화하잖아요. 이 드라마틱한 변화는 '동네멋집'을 보고 스스로도 할 수 있는 것이니까 자영업자들도 따라 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내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김지은)
"두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어요. 파일럿 때는 '유정수의 도전' '러브하우스' 같은 느낌이 강했거든요. 정규로 와서는 '골목식당' 같은 사장님들의 노력과 이걸 헤쳐나가고자 하는 진정성 여기에 우리가 힘을 보태서 이뤄지는 것 두 가지가 담겨요. '사장님들의 도전'이자 '유정수의 도전' 두 가지가 모두 담기게 되는 거죠. 기존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 대표가 전지전능한 느낌으로 이렇게 하면 된다고 알려준다면, 저는 사장님이 무언가를 하면 도와서 같이 만든다는 마음이에요. 사장님이 정체성을 잃으면 사장님의 매장이 아니거든요. 그냥 인테리어를 바꾸는 게 아닌, 사장님이 실제로 이루지 못한 꿈을 이뤄드리는 연합 결과물이라는 것에 집중적으로 봐줬으면 합니다."(유정수 대표)
"신기한 과정이에요. 결과물이 반드시 매출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시청자들도 같이 도와주셨거든요. 1호 멋집은 세 달 매출 1억1000만원, 2호 멋집은 1억 4000만원을 달성했어요. 그래서 이번에 더 힘든 도전을 시키고 지독하게 합니다. '어디까지 할 수 있는데?'이런 느낌이에요."(김명하PD)
-'동네멋집'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매출 같은 건 컨트롤할 수 없는 결과물인데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철원군청에서도 관광객이 많이 찾아줬다고 연락을 줬어요. 평소보다 시장에도 사람이 많이 온 걸 보고 가게 하나, 핫플 하나가 큰 역할을 한다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이번 시즌에도 유 대표님이 손대는 동네들이 사랑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전국적으로 보려고 합니다. '이 동네를 왜 손 대?'라고 했는데 필요하겠다는 걸 느낄 수 있게 신경 쓰려고 합니다."(김명하PD)
"'유정수는 언제 실패할 것인가?' 같은 느낌이 있어요. 시청자 게시판에서 안 좋은 평가도 있거든요. 물론 그런 결과가 이번 시즌 중에 또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불가항력으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그중에서 실패하는 게 나올 수 있는데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전 무엇이든 성공시키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실패했을 때는 신랄하게 비판해 주세요."(유정수 대표)
☞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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