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증권, 신용정보도 매각완료…PF 정상화 관건
"중소형사, 대형사 대비 PF 손실 충당 여력 적어"
다올신용정보 대주주 변경이 가결됨에 따라 다올투자증권이 130억원의 자금을 추가 확보하게 됐다. 다올인베스트먼트(현 우리벤처파트너스)에 이어 두 번째 계열사 매각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추가 손실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추가 유동성 확보 필요성도 나온다.
올 들어 2600억 자금 수혈
5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열린 회의에서 다올신용정보의 대주주 변경 승인안과 메이슨캐피탈의 주식소유 승인안을 가결했다.
앞서 올초 다올투자증권은 메이슨캐피탈과 리드캐피탈매니지먼트가 조성한 사모펀드(PEF)에 다올신용정보 지분을 50%씩 넘기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금융당국이 메이슨캐피탈과 PEF의 위탁운용사(GP)인 리드캐피탈매니지먼트의 대주주 적격성을 인정함에 따라 다올투자증권은 130억원의 매각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그간 부동산PF 사업 몸집을 불려온 다올투자증권은 작년 부동산 경기침체와 레고랜드 사태 발발로 유동성 사정이 급격히 나빠졌다. 만기에 도달한 PF 관련 채권이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자 이를 직접 인수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산업은행와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각각 800억원, 14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3월 말 우발부채 규모는 3343억원, 자본 대비 비중은 43.6%이다. 그러나 단기사채 직접 인수, 사모사채로 편입한 규모까지 감안할 경우 실질 위험 익스포져가 업종 평균 대비 높은 편이다.
이에 회사는 자금 수혈을 위한 노력을 차례로 진행해왔다.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을 모두 상환한데 이어 계열사 매각과 회사채 발행으로 추가 유동성 확충에도 나섰다. 지난 5월 주요 계열사인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지분 52%와 경영권을 우리금융지주에 매각해 2000억원을 확보했다. 8월에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기도 했다. 1년물 200억원, 1년6개월물 300억원 총 500억원 어치를 발행해 만기에 도달한 단기채를 갚는데 사용했다.
"중소형사 PF 손실흡수능력 취약"
이처럼 자금조달을 이어오고 있지만, 부동산 PF 시장의 정상화가 여전히 늦어지면서 유동성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 3일 발표한 증권사 자산건전성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25개 증권사의 국내 부동산 금융 익스포져 중 상반기 만기도래 예정인 물량은 5조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73%는 만기를 연장했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이 더딜 경우 만기연장으로 오히려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등 최종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
특히 다올투자증권과 같은 중소형사는 본PF 대비 브릿지론 비중이 높고 자기자본 규모가 작아 손실발생에 취약하다는 평가다.
나신평의 분석에 따르면 초대형사는 연간 국내 36개 사업장 혹은 해외 17개 사업장을 전액 손상처리해도 경상적으로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 대형사는 연간 국내 11개 혹은 해외 5개 이상 사업장을 전액 손상처리 할 경우 적자 전환 가능성이 있다.
반면 중소형사는 국내 사업장 5개 이상을 전액 손상 처리하면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소형사로 분류된 회사는 다올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DB금융투자, 부국증권, SK증권, 한양증권이다.
이예리 나신평 금융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중소형사와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대해 온 대형사는 부동산을 제외한 타 사업기반이 상대적으로 열위이기 때문에 감내가능한 손실규모가 적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중소형사들은 추가 유동성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다올투자증권이 태국법인 매각을 여전히 염두에 둔 점 역시 이와 무관치않다.
감독당국이 증권사들에 충당금 축적을 당부함과 동시에 중소형사의 부동산PF 부문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금융감독원은 차액결제거래(CFD), 채권·랩·신탁 관련 검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10월 초 다올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를 대상으로 부동산PF 수시검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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