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와 무기협상 진전' 北에 강력 경고…北김정은 '마이웨이'?

김현 특파원 2023. 9. 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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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안보보좌관 "대가 치를 것"-국무부 "후과 분명히 해와" 메시지 발신
대화 문 닫은 北, 반응 보일지 주목…北무기 거래로 러에 위성기술 요구 가능성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 안보보좌관. <자료사진>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정부가 5일(현지시간) 북한을 향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무기 거래 협상을 중단할 것을 강력 경고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로부터 잇따른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에 따른 기술적 도움과 국제사회의 오랜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북한이 미국의 경고장에 반응할지 주목된다.

미국 정부는 노동절 연휴 직후인 이날 일제히 북러간 추가 무기 거래 정황과 관련해 경고의 메시지를 발신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어 북한을 향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겠다는 공개적인 약속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도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침략전쟁을 추가 지원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는 모든 국가에 대한 잠재적인 후과에 대해 매우 분명히 해 왔다"며 "어떠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 역시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판매가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을 향해 "러시아에 대한 탄약과 무기 판매를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전날(4일)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이르면 내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무기 거래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정상회담은 오는 10~1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간 북러간 추가 무기 거래협상 진전 정황과 관련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공보라인들이 메시지를 내온 데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사령탑인 설리번 보좌관까지 나서 경고장을 꺼내든 것은 그만큼 미국이 북러간 추가 무기 거래 움직임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로 전쟁 지속 능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탄약과 무기를 확보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러간 추가 무기 거래를 막지 못할 경우, 러시아에 암암리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는 이란은 물론 그간 치명적 무기 제공에 거리를 둬 왔던 중국의 대러 지원 움직임 차단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리번 보좌관이 "우리는 북한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을 단념시키고, 다른 나라들도 같은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기회를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를 방문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19년 4월24일 (현지시간) 전용열차 편으로 러시아와 북한의 접경 지역인 하산역에 도착해 열차에서 내리고 있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그래선지 미국은 김 총비서를 직접 겨냥하고 있는 모습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의 계산법이 달라진 것은 "김정은(총비서)의 마음이고, 그는 분명히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무기 제공을 대가로 러시아에 요구하고 있는 기술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CNN은 2명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북한은 위성과 핵추진 잠수함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당국자들은 이 같은 기술은 북한이 완전하게 개발하지 못한 영역에서 북한의 능력을 크게 진전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월에 이어 3개월 만인 8월에 두 번째 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를 쏘아올렸지만, 또 다시 실패한 바 있다. 북한은 현재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미국의 경고장에 북한이 반응을 보일 것인지 여부다.

북한은 노딜로 끝난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물론 남한과의 대화 및 외교적 관여를 일체 거부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집권한 이후엔 각종 대화 제의에 일체 응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은 혈맹은 중국뿐만 아니라 오랜 동맹인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한은 이를 지렛대로 활용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심화시키고 있다.

NYT는 "북한과 러시아는 소련 붕괴 이후 양국 관계가 때때로 긴장 상태에 놓이기도 했고, 러시아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경제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없었다"며 "이제 공동의 관심사와 세계관이 이웃(인 양국)을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김 총비서의 행보를 보면 미국의 경고장에 멈칫하기보단 '마이웨이'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미가 서로 줄 게 없기 때문이다. 김 총비서는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고, 미국 역시 비핵화 이전에 대북 제재를 완화해줄 의지가 없다.

레이프 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교수는 "김정은은 경제 제재로 좌절된 그의 군사 위성 및 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기술적 지름길을 찾고 있다"며 "(북러간 군사적 교류 증가는) 유럽 및 아시아의 평화와 안보를 약화시키고, 서로의 국제법 위반을 노골적으로 허용하려는 의사를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김 총비서가 이번에 러시아를 방문하게 되면 지난 2019년 전용열차를 타고 방문한 이후 4년여 만의 방러가 될 전망이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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