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버리세요→칼버려"...권총 든 경찰 20초 만에 흉기男 제압

테이저건 대신 권총 들고 
체포까지 불과 20초 소요

충북 청주 서원구의 한 횡단보도에서 흉기를 소지한 남성을 경찰이 권총으로 제압하고 있다. 경찰청 공식 유튜브 캡처

정부의 강력범죄 강경 대응 기조에 따라 달라진 경찰의 체포 현장 영상이 공개됐다.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이 5일 공개한 영상에서 경찰관들은 충북 청주 서원구 한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흉기를 들고 서 있는 남성 A씨를 발견하고 권총으로 제압했다. 평소 테이저건을 사용하는 대신 처음부터 권총을 꺼내 들었다.

경찰의 단호하고 강경한 대처도 돋보였다. 경찰은 A씨를 향해 "칼 버려! 칼 버려! 엎드려!"라고 외치며 다가갔다. A씨는 주춤거리며 바닥에 엎드렸다. 경찰은 A씨 손에 들고 있던 흉기를 발로 차 치운 후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현장 도착 후 체포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0여 초였다.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아버지에게 혼이 나 아버지 앞에서 자해하기 위해 칼을 구매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해당 영상은 7월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때와 비교되며 더 화제다. 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 조선 체포 당시 경찰은 테이저건도 없이 "칼 버리세요"라고 존대하며 피의자를 대해 논란이 됐다. 경찰 측은 과잉진압을 규제하는 규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취객 데리러 온 거냐 무슨 존대를 하냐" "살인범에게 깍듯하게 존대하고 예우해야 하나" "칼 버려 달라고 부탁하나"등 비판이 쏟아졌다.

반면 경찰의 강경대응 영상이 공개되자 "이렇게 단호하게 압박해야지 '칼 버리세요' 이렇게 하면 경찰만 우습게 본다" "범죄자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웃긴 소리 좀 안 했으면 한다" "이제야 제대로 하는 것 같다" 등 칭찬 댓글이 많았다.

경찰청은 지난달 4일 흉기난동 등 강력범죄 발생 시 총기, 테이저건 등 정당한 경찰 물리력을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7일 폭력사범 검거 과정에서 정당방위를 적극 적용할 것을 대검찰청에 지시했다. 경찰청은 "단호한 대처로 국민의 일상을 안전하게 지켜나가겠다"고 영상을 마무리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