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주제로 소중한 대화 나눈 동지같은 아들… 결혼 축하한다[사랑합니다]

2023. 9. 6. 09: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언제부터인가 '하다 보니'라는 어구가 유행이 돼 왔는데, 견디고 또 견디며 살다 보니 상협이 네가, 그것도 네 형보다 네 살이나 아래인 작은 아들인 네가 서른도 안 된 나이에 인생 일대의 대경사를 치른 지 3주가 지났구나.

너 아니? 이 아빠 주변의 적잖은 분들이 신랑 아버지인 나를 축하하면서 부러워했다는 것을.

네 결혼식 때 김대건 신부의 삶과 죽음을 극화한 영화 '탄생'의 감독도 자리해 네 미래를 축하해줬지만, 아빠에게는 그날이 이 아빠의 '재탄생일'이었다고 천명하지 않을 수 없구나.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사랑합니다 - 아들 상협에게
네(상협) 결혼식에서의 가족사진. 나는 승화의 새로운 아빠가 된 것을 절감할 수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하다 보니…’라는 어구가 유행이 돼 왔는데, 견디고 또 견디며 살다 보니 상협이 네가, 그것도 네 형보다 네 살이나 아래인 작은 아들인 네가 서른도 안 된 나이에 인생 일대의 대경사를 치른 지 3주가 지났구나. 너 아니? 이 아빠 주변의 적잖은 분들이 신랑 아버지인 나를 축하하면서 부러워했다는 것을. 요즘처럼 결혼을 기피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얼마나 감사하고 큰 복을 받은 거냐면서….

네 결혼식에서의 ‘덕담’ 때도 말했듯 지금 이 순간, 동생에게 결혼 순서를 ‘양보’한 형 주협이 몇 해 전 가족 식사를 하며 들려줬던 말이 떠오르는구나. “아빠가 비록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어도 착하게 살아왔기에, 저희들도 아빠 따라 나쁜 짓하지 않으며 착하게 살려고 노력해 왔으니, 아빠는 잘 살아온 거다”라고 말했지. 그날 드러내놓고 울진 않았어도, 이 아빠는 마음속으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단다. 그 이후 버티기 힘들 때마다, 아빠를 지탱해준 건 다름 아닌 네 형의 그때 그 ‘격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명색이 30년을 영화 평론가로 살아왔건만 이 변변치 못한 짧은 글을 쓰는 데 몇 날 며칠을 고심했는지 모른단다. 너의 잇단 독촉에도 미루고 또 미루다 겨우 썼지. 무엇보다 의례적인 덕담에 그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단다.

돌이켜 보면 다소 묵묵한 성향의 네 형과는 달리 상협이 너와는 비교적 자주, 마침 네 전공이 연극영화과인지라 이런저런 자질구레한, 하지만 더 이상 소중할 수 없을 대화들을 제법 나눴지 않나 싶구나. 너를 아들보다는 친구요 동지라고 여겨왔던 것은 그래서였단다. 그럴 때마다 아빠가 가장 역점을 두었던 것은, 어째서인지 자신의 능력을 믿지 못하는 듯했던 네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것이었지. 겸허함을 겸비한 자신감이랄까. 유튜브 ‘너덜트’의 흔치 않은 성취는 그런 겸손한 자신감이 안겨준 선물일 거라고 아빠는 믿고 있단다. 다시 한번 역설하련다. 언제 어디서건, 무슨 일을 하건 그 자신감을 결코 잃지 말라고 말이다.

지난해에는 이런 바람도 전했더랬지. 앞으로 살아가면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0% 정도는 늘 ‘공공적’으로 사유하고 실천하라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적당한 시점부터 벌이의 10%쯤은 인류 사회를 위해 쓰면 좋겠다고. 이 아빠의 바람을 네가 과연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였는지는 몰라도, 진심이었다고 다시금 강조하고 싶구나.

마지막으로 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겠구나. 네 결혼식 때 김대건 신부의 삶과 죽음을 극화한 영화 ‘탄생’의 감독도 자리해 네 미래를 축하해줬지만, 아빠에게는 그날이 이 아빠의 ‘재탄생일’이었다고 천명하지 않을 수 없구나. 아들 둘밖에 없는 아빠에게 그날로 딸이 하나 생겼으니까 말이다. 엄마도 그러리라고 예상한다만, 아빠는 내 귀한 ‘술친구’이기도 한 네 아내 승화를 세상의 며느리로서가 아니라, 딸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살아갈 거란다. 며칠 전 승화와 단둘이 점심도 먹고, 영화도 관람하며 그날 저녁 있었던 아빠의 특강과 그 이후의 뒤풀이도 같이하는 등 하루 동안 유쾌한 데이트를 한 것도 그 증거가 아닐까 싶구나. 향후로도 종종 승화와는 둘만의 데이트를 할 참이란다. 그리고 그날 네 미래의 형수 후보도 와 있었다만, 녀석도 하루라도 빨리 아빠의 두 번째 딸이 되기를 소망한단다.

몸으로, 마음으로 우리의 화혼식을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크고 깊은 감사를 전하면서, 이것으로 인사말을 겸한 그날의 두 주인공을 향한 아빠의 덕담을 마무리 지으련다. 상협과 승화 너희들 특유의 유의미하고 멋진 삶을, 당당히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하면서….

2023년 9월 1일

아빠 전찬일(영화평론가)

‘그립습니다 · 자랑합니다 · 미안합니다’ 사연 이렇게 보내주세요

△ 이메일 : phs2000@munhwa.com 

△ 카카오톡 : 채팅창에서 ‘돋보기’ 클릭 후 ‘문화일보’를 검색. 이후 ‘채팅하기’를 눌러 사연 전송 

△ QR코드 : 독자면 QR코드를 찍으면 문화일보 카카오톡 창으로 자동 연결 

△ 전화 : 02-3701-5261

▨ 사연 채택 시 사은품 드립니다.

채택된 사연에 대해서는 소정(원고지 1장당 5000원 상당)의 사은품(스타벅스 기프티콘)을 휴대전화로 전송해 드립니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