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마련·재테크… 자녀 14세 생일때 청약통장 선물하세요
미성년자 납입인정기간·금액
2년 48만원서 5년 600만원
15년 불입땐 29세때 ‘만점’
배우자 보유기간 절반 인정
청약가점 산정 최대 3점 합산
청약저축금리 2.8%로 인상
장기보유땐 대출금리 우대도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해에 청약통장을 개설해 월 2만 원씩 넣어주세요.” 자녀들의 미래 재테크를 위해 청약통장을 고려하는 부모들이 자주 듣는 조언이다. 청약통장 가점 항목인 가입 기간을 늘려주기 위해 미성년인 자녀 명의로 청약통장을 만들어 저축하라는 얘기다. 앞으로는 “중학생이 되는 자녀를 위해 청약통장에 매월 10만 원을 저축하라”는 공식이 등장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달 청약통장 기능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자녀의 청약통장 가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17일 발표한 청약통장 기능 강화 방안을 보면, 미성년자 청약통장 납입 인정 기간이 현행 2년에서 5년으로 확대됐다. 주택 청약은 성인이 되는 만 19세부터 가능하나 청약통장은 나이와 관계없이 만들 수 있다. 청약 요건을 갖추려면 일정 기간 통장을 유지해야 하므로 일찍 가입할수록 유리한 것은 맞다. 하지만 청약통장 가점 항목인 ‘가입 기간’은 미성년자의 경우 최대 2년까지만 인정받을 수 있다. 자녀가 만 17세가 되는 해에는 청약통장에 가입해두는 것이 좋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개편된 제도를 적용하면, 이제는 만 14세부터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인정된다. 자녀가 중학생이 되는 해부터 청약통장을 개설하면 만 29세에는 가입 기간 항목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다. 청약통장이 1순위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가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입 기간(15점), 무주택 기간(32점), 부양가족 수(35점) 세 가지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가입 기간은 15년 이상이면 만점을 받는다. 자녀가 생애 첫 주택 마련에 청약통장을 활용할 경우를 대비해 미리 청약통장에 가입하면 내 집 마련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된다.
정부는 미성년자의 청약통장 납입 인정총액도 24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월 2만 원씩 2년만 인정해주는 제도인데, 월 10만 원씩 5년간 납입분에 대해 인정해주겠다는 것이다. 만 14세부터 15년 간 청약통장에 매월 10만 원씩 저축하면 만 29세에 자녀는 1800만 원이 입금된 가입 기간 만점 청약통장을 갖게 된다.
또 앞으로는 청약 가점이 동점일 경우, 최종 당첨자를 선정하는 기준이 가입 기간으로 바뀐다. 기존에는 추첨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오래 가입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쪽으로 방침이 변경됨에 따라 청약통장 가입을 서두를 요인이 하나 더 생겼다.
결혼 후에 부부 중 한쪽이 청약통장을 해지하던 관행도 사라질 전망이다. 국토부가 청약저축 가점제 가입 기간을 산정할 때 배우자의 청약통장 보유 기간의 절반을 인정하도록 제도를 개편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주택청약은 한 사람 명의로 할 수 있어 부부의 경우 가입 기간 등 조건이 유리한 쪽만 청약통장을 남긴다. 재당첨 제한이 없는 추첨제 청약을 노리기 위해 부부 모두 청약통장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결혼을 앞두고 청약통장 해지로 목돈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경우 수년간 납입한 청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배우자의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최대 3점까지만 인정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본인이 5년 가입하고, 배우자가 4년(6점) 가입한 경우, 본인 명의로 청약할 때 가입 기간 가점은 5년에 해당하는 7점을 받고 배우자 가입 기간은 2년(3점)만 인정받게 된다.
국토부는 청약통장의 재테크 기능도 강화했다. 청약 당첨은 고사하고, 시중금리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 보니 청약통장을 유지할 명분이 더 없다는 고민을 반영한 결과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청약저축 금리를 2.8%로 인상하고, 청년 우대형 종합저축 금리는 현재 시중 예금금리보다 높은 4.3%로 올렸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도 청약통장 장기 보유자에게 혜택을 주기로 했다. 청약통장 보유 기간이 5년 이상이면 0.3%포인트, 10년 이상이면 0.4%포인트, 15년 이상이면 1.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현재는 3년 이상 보유 시 최대 0.2%포인트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청약저축 납입액의 소득공제 한도도 24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확대된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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