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경기 도중 나치 찬양 ‘독일국가’ 부른 관객 퇴장
독일 선수, 심판에 관객 행동 항의
관객 퇴장 후 경기 재개···3-2 승리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독일 선수의 경기중에 나치 독일 시절 국가를 부른 관중이 경기장에서 쫓겨났다.
5일(현지시간) AP통신과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전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회 8일째 알렉산더 츠베레프(12위·독일)와 얀니크 신네르(6위·이탈리아)의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한 관객이 나치 독일 시절 국가를 불러 경기장에서 퇴장당했다.
독일 출신의 츠베레프는 2-2로 맞선 4세트에서 갑자기 경기를 중단했다. 그는 심판에게 한 관객을 가리키며 “그가 아돌프 히틀러에 관한 가장 유명한 문구를 외쳤다”면서 “용납할 수 없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심판은 문제의 관객을 퇴장시킬 것을 명령했고, 경비요원들이 이 남성 관객을 찾아내 경기장 바깥까지 동행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된 영상에는 츠베레프의 항의 후 관중들은 박수를 보냈고, 남성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이 담겼다.
문제의 관객이 퇴장한 뒤 경기는 재개됐고, 츠베레프는 4시간41분 승부 끝에 3-2로 승리했다.
츠베레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문제의 관객이 히틀러 시절의 국가를 불렀다. 이는 너무 나간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독일인으로서 역사의 그 부분이 자랑스럽지 않다”며 “그렇게 하는 것은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1841년 작곡된 이 노래는 나치가 집권하기 이전부터 독일의 국가였지만, 가사 중 ‘독일은 가장 위대하다’는 대목이 나치 시절 정치적으로 악용됐다. 이에 따라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국가 가사에서 이 대목이 삭제됐다.
미국 테니스협회는 문제의 관객이 츠베레프를 폄하하기 위해 나치 시절 국가를 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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