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손흥민 위크!' 해트트릭 한 번에 이주의 팀 2번-파워랭킹 1위-PL 역대 득점 30위...'SON의 시대에 살고 있는 중'
[스포티비뉴스 = 장하준 기자] 그야말로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 위크’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지난 2일(한국시간) 영국 번리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번리에 5-2 대승을 거뒀다.
승리의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손흥민은 팀이 0-1로 끌려가던 전반 16분 마노르 솔로몬의 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칩 샷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서 후반 18분에는 다시 한번 솔로몬의 패스를 받아 멀티 골을 완성했다. 내친김에 3분 뒤, 해트트릭까지 완성했다. 번리의 뒷공간을 침투했고, 페드로 포로가 알맞은 타이밍에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연결했다. 1대1 상황을 맞이한 손흥민은 깔끔히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은 이번 해트트릭으로 현지의 찬사를 받고 있다. 가장 먼저 경기 최고의 선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해트트릭을 넣은 선수가 받는 것은 당연했다.
이어서 영국 매체 ‘BBC’가 선정한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같은 날 다른 경기에서 동시에 해트트릭을 기록한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에반 퍼거슨(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스리톱을 구성했다. BBC가 선정한 해당 팀에는 팀 동료인 제임스 매디슨,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함께였다.
프리미어리그가 선정하는 이주의 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BBC의 선택과 마찬가지로, 손흥민은 홀란드, 퍼거슨과 함께였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6일 새로 업데이트된 프리미어리그 파워 랭킹을 공개했다. 손흥민은 이 랭킹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퍼거슨, 3위는 홀란드였다. 같은 날 나란히 해트트릭을 달성한 세 선수는 거의 모든 랭킹에 이름을 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의 활약은 현지 언론들의 인정만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손흥민은 이번 해트트릭으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30번째로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2015년 토트넘에 합류한 뒤, 8년 동안 106골을 넣었다. 첼시의 레전드 디디에 드록바와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기록을 제쳤다. 만약 다음 경기에서 또 골을 넣는다면 107골의 폴 스콜스와 동률을 이룬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꾸준한 활약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토트넘은 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팀 창단 141주년을 기념하는 게시물을 업로드했다. 그간 토트넘을 거쳐 간 선수들의 얼굴들이 담겨있었다. 그런데 사진 속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선수는 다름 아닌 손흥민이다. 육안으로 봐도 손흥민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한 선수가 없다. 해리 케인과 가레스 베일 등 최근까지 팀의 에이스 노릇을 했던 선수들도 모두 손흥민보다 비중이 작다.
해트트릭 한 번으로 ‘손흥민 위크’를 만든 손흥민은 번리전 직전까지 무득점 행진에 빠져 있었다.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되며 많은 책임감을 떠안았다. 덕분에 득점 대신 동료들의 플레이를 돕는 데 집중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희생으로 시즌 초반 무패 행진을 달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팬들의 우려도 있었다. 역할이 조금 바뀌었더라도, 오랫동안 침묵하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 아니다. 그러던 중 본인이 직접 골을 넣어야 하는 순간이 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앞선 3경기에서 침묵한 히샤를리송을 번리전 선발에서 제외했다. 히샤를리송은 단순히 무득점에 그칠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아쉬운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주중에 있었던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2라운드 풀럼전에서 골을 넣기는 했지만, 아직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마음을 전부 사로잡진 못했다.
그리고 히샤를리송 대신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손흥민은 곧바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감독의 믿음에 확실히 보답한 것이다. 이번 시즌 침묵도 완벽하게 깼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당시 리그 7경기에서 무득점에 빠져 있었지만, 8라운드 레스터 시티전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했다. 2년 연속으로 시즌 첫 골을 해트트릭으로 기록한 것이다.
토트넘의 고민도 덜어줬다. 토트넘은 올여름 케인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으로 고민에 빠져 있었다. 케인은 토트넘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공격수이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만 3번을 차지했을 정도로 대단한 선수다. 이런 선수가 팀에서 이탈하는 것은 당연히 큰 고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손흥민이 걱정을 덜어냈다. 아직 번리전 한 경기지만, 케인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편 손흥민은 번리전을 마친 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오는 8일과 13일 웨일스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친선 경기가 예정돼 있다. 손흥민은 A매치 일정을 마친 후, 오는 1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에서 세필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경기 연속 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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