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잘 나가다 삐끗 [씨네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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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다 삐끗한다.
그럼에도 볼만한 스릴러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럼에도 '잠'은 볼만한 스릴러다.
주목할 만한 신인 감독이 나왔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한 '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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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잘 나가다 삐끗한다. 그럼에도 볼만한 스릴러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영화 ‘잠’이다.
6일 개봉된 영화 ‘잠’(감독 유재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23년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제56회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판타스틱 페스트까지 연이어 초청되며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이번 작품은 몽유병을 소재로, 총 3장으로 나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현수의 몽유병으로 일상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는 1장과 아이의 탄생과 맞물려 극단으로 치닫는 가족의 모습을 그린 2장, 걷잡을 수 없는 광기의 3장으로 나눠 수진과 현수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몽유병이 가족 구성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그린다. 3장을 거쳐 남편 현수의 몽유병에 점차 피폐해져 가는 수진의 시선으로 인물들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그린다. 큰 공포 요소 없이 인물들의 감정선으로만 스릴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면서 숨통을 조인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남편 현수의 몽유병을 대하는 수진의 태도가 변화하면서 영화는 또다시 기괴한 공포의 세계로 관객을 인도한다. 그러던 중 점차 광기에 휩싸이는 수진의 감정선이 폭주하면서 스릴도 폭발한다.
그러나 3장에서 수진이 비상식적인 행동을 펼치면서 이야기는 길을 잃기 시작한다. 군더더기 없이 영화를 끌고 가던 이야기는 어떤 한 요소가 개입되면서부터 급발진하기 시작한다. 인물들의 행동에 개연성이 결여되면서 이야기와 캐릭터 모두 힘을 잃고, 공포 요소도 무섭기보다는 물음표만 잔뜩 남기면서 몰입도를 해친다.
열린 결말 역시 호불호 요소 중 하나다. 여러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열린 결말을 택한 것은 알겠으나, 급발진하던 이야기를 수습하지 못해 열어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잠’은 볼만한 스릴러다. 물론 끝맺음이 아쉽지만, 초중반부 차근차근 인물들의 감정선을 쌓아나가다가 공포와 스릴을 끌어올리는 연출은 눈여겨볼만하다. 주목할 만한 신인 감독이 나왔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한 ‘잠’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잠']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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