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 “출산 후 2년 경력단절, 다시 연기 못할까 두려웠다”(잔혹한 인턴)[EN:인터뷰①]
[뉴스엔 황혜진 기자]
배우 라미란이 경력 단절을 겪는 고해라 캐릭터에 공감한 이유를 밝혔다.
8월 11일 첫 공개된 티빙 드라마 '잔혹한 인턴'은 7년 공백을 깨고 인턴으로 컴백한 고해라(라미란 분)와 성공한 동기 최지원(엄지원 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 고해라로 분한 라미란은 최지원에게 은밀하고 잔혹한 제안을 받으며 겪는 고해라 내면의 갈등과 변화, 성장을 실감 나게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9월 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스엔과 만난 라미란은 "'나쁜 엄마'를 찍기 전에 '잔혹한 인턴'을 찍었다"며 "항상 작품을 겸손한 마음으로 보고 있다. 100% 만족이라는 개념은 아예 없으니까. 저도 똑같이 시청자 입장으로 본다. 7~8부를 엄청 기다렸다. 또 재밌게 보게 되더라. 9~12회가 남았는데 궁금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라미란은 경력 단절 여성 캐릭터를 연기한 것에 대해 "배우로서 저도 경력 단절이 있었다. 저도 임신과 출산을 하면서 2년 정도 공백이 있었는데 정말 공감했던 부분인 것 같다. 정말 다시 돌아가고 싶은데 하루종일 아기만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라미란은 2002년 비연예인과 결혼, 2004년 아들을 출산했다.
"그때는 영화나 드라마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다시 무대에 가서 공연할 수 있을까, 누가 날 다시 불러 주나 싶었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전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대로 2~3년이 지나면 아예 못하겠구나 싶었고 되게 불안했죠. 당시에는 당연히 심적으로 안정이 안 됐어요."
그러다 다시 찾아온 기회가 2005년 개봉한 영화 '친절한 금자씨'였다. 당시 오수희 역으로 열연한 라미란은 "아이가 돌이 될 때쯤 '금자씨' 오디션을 보고 영화라는 걸 처음 하게 됐는데 일을 하러 나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더라. 애 낳고 첫 영화를 하게 되다 보니까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되게 눈치 게임을 하듯이 했다. 이것 자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으니까 정말 움츠려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라미란은 "뿌려 놓은 프로필이 돌고 돌다가 어느 날 오전에 연락이 왔다. 오디션이 이날 오후에 있으니까 올 수 있겠냐고 하더라. 아이 젖 먹이고 있었는데 될 것 같아 심장이 벌렁벌렁하더라. 이게 무슨 일이지 하는데 왠지 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을 하며 오디션을 봤다. 이틀 후에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다음부터는 어떻게 하지 싶었고 설��다. 정말 날아갈 것처럼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구해라 같은 경우 7년이니까 배우로 따지면 감도 다 떨어지고 정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느낌이었을 거다. 너무 빨리 돌아가는 세상이니까 7년 공백이면 생각보다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7년 전 구해라와 현시점 구해라의 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봤을까. 라미란은 "해라는 각서를 쓰고 승진할 만큼 간절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쁜 사람이 아니라 해라 입장에서는 그렇게 봤던 거다. 내가 다치고 아파도 일을 우선으로 삼는 여자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그런 모습을 인정할 수 없었던 거다. 해라도 같은 입장이 되고 7년의 시간을 보내며 껍데기들을 많이 벗었다고 생각한다. 벗겨진 거지 사람의 기본적인 것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타고난 성향들이 쉽게 바뀌지도 않고 근본적으로 바뀌지도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미란은 "사람은 당연히 바뀌는 거다. 변하는 것이고 어떤 모습으로든 변하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해라도 정말 많이 바뀌었을 것이고 접근하는 방식도 다를 것이고. 변하지 않는 건 자존심이 있다는 것이다. 자존감이나 자존심이 있어 변했을 때 죄책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해라가 예전에 생각했던 정의가 그때는 맞았던 거라고 생각해요. 당시 해라한테는 그게 정의였던 거죠. 근데 지금의 해라는 인생의 풍파를 많이 겪고 삶의 가치관도 조금씩 달라지고 부드러워지며 내가 디자이너를 놓아 버렸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게 돼요. 이런 것들이 자기 때문이라고,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구해라와 마찬가지로 라미란 역시 결혼, 출산을 경험한 후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라미란은 "아이 낳고 진짜 많이 바뀌었다. 인상이 진짜 많이 좋아졌다. 예전에 눈이 구형 아반떼 같았다. 후미등처럼. 젖살이 돼서 올라가 있었다. 주변에서 집에 무슨 일이 있냐고, 안 좋은 일이 있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눈이 부어 있고 그랬다. 이상하게 결혼하고 인상이 바뀌었고 아이를 낳고 얼굴이 또 바뀌었다.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성격은 비슷하긴 하지만 많이 둥글둥글해졌다"고 자평했다.
이어 "성격이 E에서 I로 바뀐 느낌이다. 헛살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무엇이 오든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됐다. 욕을 하든 칭찬을 하든 그런 것에 대해 '맞아'라고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을 통해 들은 욕과 칭찬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라미란은 "욕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욕을 먹고 있다. 지원이한테 욕을 먹고 있고 근데 욕 잘 안 먹는 것 같다. 그게 좀 욕심인 것 같다. 이 캐릭터가 밉게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항상 어떤 캐릭터를 하든 안 미워 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극 중 구해라는 인턴으로 복귀해 과거 후배였던 이들을 상사로 모시게 된다. 배우로 활동하며 후배가 연차와 무관하게 자신보다 더 큰 역할을 맡는 상황도 있었을 것 같다는 질문에 라미란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가다 주운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해서 그 자리까지 간 거니까. 저도 처음도 공연을 하다 드라마, 영화를 처음 했을 때 그런 것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 각자의 자리가 있고 해야 될 몫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해야 할 몫이 커지고 많아진 것뿐이지 그건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티빙)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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