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 “치고 올라온 염혜란에 바운더리 빼앗겨, 제가 제2의 염혜란 돼야죠”[EN:인터뷰③]

황혜진 2023. 9.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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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라미란이 배우 염혜란의 승승장구 행보에 대해 "이제 제가 제2의 염혜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8월 11일 첫 공개된 티빙 드라마 '잔혹한 인턴'은 7년 공백을 깨고 인턴으로 컴백한 고해라(라미란 분)와 성공한 동기 최지원(엄지원 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 고해라로 분한 라미란은 최지원에게 은밀하고 잔혹한 제안을 받으며 겪는 고해라 내면의 갈등과 변화, 성장을 실감 나게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시발'로 끝나는 각 회차 부제는 라미란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한 것이었다. 9월 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라미란은 "제가 이런 부제가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계속 해라가 나오길래 이야기를 좀 나누자고 했다. 비단 해라와 지원 중심이 아니라 과장, 대리, 주임, 공수표 입장도 마찬가지고 오너의 입장도 있을 것이고. 그래서 부제들을 나누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했을 때, 초등학교 입학했을 때 등 시기별 단계가 있다. 그런 이야기들을 다채롭게 보여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많이 나눴다. 1시간이 안 되는 좀 짧은 분량이기 때문에 임팩트 있게 이야기를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초반에 제안을 드렸다"며 "작가님이 다 만들어 주셨다"고 덧붙였다.

춤을 추는 신 관련 비화도 공개했다. 라미란은 "'헤이 마마'를 갑자기 추라고 하더라. 대본에 있었다. 음악은 바뀌었는데 안무 자체는 '헤이 마마'였다. 사실 시위를 하는 워킹맘을 구했다는 게 포인트였다. 정말 흉내만 내는 정도였다. 포인트만 약간 주자고 했는데 거기서의 가장 논란은 '제 발길질로 날아간 휴대전화에 그분이 맞아 쓰러진 것인지'더라. 사실 전 드라마 자체도 코미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야기 자체도 그렇고 너무 처절하더라. 울며 불며 하지 않을 뿐이지. 그래서 많은 직장인 분들이나 시청자 분들이 공감된다고 하시는 것 같다. 과장하지 않는다. 거의 모든 인물들이 과장되지 않았다. 김인권 과장님 빼고"라고 말했다.

라미란 표 코미디 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언제나 상당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라미란은 "사실 코미디는 너무 힘들다. 재미라는 걸 우리가 어디서 찾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공감 포인트에서 찾느냐, '코미디 빅리그'를 볼 때의 그런 재미이냐, 이야기의 쫀득한 재미냐 이런 재미의 결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하는 코미디 중에 배꼽 잡는, 터지는 연기가 있었나. 전 없었던 것 같다. '정직한 후보'는 대놓고 코미디라고 하고 한 건데도 전 혼자 진지하게 했던 것 같다. 웃기는 것 자체가 잘 안 되는 것 같고 사실 너무 힘들다. 코미디가 제일 힘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라미란은 '잔혹한 인턴' 방영에 앞서 6월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나쁜 엄마'에서 주인공 진영순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라미란은 "'나쁜 엄마' 같은 경우 큰 공감대가 있던 작품이라기보다 포커싱이 많이 좁혀져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성 등에 대한 공감대도 있겠지만 이야기 자체는 사실 돋보기로 보는 것처럼 포인트가 집중돼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잔혹한 인턴' 같은 경우 많이 확장돼 있어 얻어걸릴 수 있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야기 자체 임팩트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어떻게 매번 한 곳만 볼 수 있겠나"라며 "일상적이라고 느꼈다. '나쁜 엄마'가 14부작으로 이야기가 종결됐다면 '잔혹한 인턴'은 계속 갖고 갈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도 계속 일어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라고 덧붙였다.

라미란은 2021년 2월 열린 제41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수상 후 배우 인생에 있어 달라진 점이 있냐는 물음에 라미란은 "전혀 없다. 저도 그때 '무슨 일이고' 했기 때문에"라며 웃었다.

이어 "청룡영화상 외 다른 곳에는 노미네이트도 안 됐다. 특별한 이벤트 같다고 생각한다. 그때 시기나 이런 것들이. 보너스 같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난 출연 제안이 안 올까 걱정했다. 상을 받았다고 하면 오히려 작품이 안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칸에 간다고 해서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입방아에 오르고 잠시 잠깐 관심을 받을 뿐이지"라고 덧붙였다.

최근 tv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시리즈,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시리즈, 넷플릭스 드라마 '마스크걸' 등을 연이어 흥행시키며 대세로 떠오른 동료 배우 염혜란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라미란은 과거 염혜란이 자신을 롤모델로 꼽은 것에 대해 "롤모델 이제 필요 없다. 이미 다 치고 올라왔기 때문에 제 바운더리를 다 빼앗겼다. 이제 더 이상 도망갈 데도 없고. 이제 제가 (염혜란을) 서포트를 해 줘야 한다"며 미소 지었다.

라미란은 "염혜란이 예전에 무대 인사 다닐 때 재밌게 이야기한다고 '제2의 라미란을 꿈꾼다'고 했다. 전 무슨 소리냐고, 제2의 염혜란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주변 모든 분들에게 다 (연기를) 잘한다고 하는 건 아니다. 전 냉철하다.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라미란의 차기작은 내년 방영 예정인 드라마 ‘정년이’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소리 하나만큼은 타고난 소녀 정년의 여성국극단 입성과 성장기를 다룬 작품이다. 신선한 소재와 뛰어난 작품성으로 인기리에 완결된 동명의 네이버웹툰 ‘정년이’를 원작으로 한다.

라미란은 "3년 전에는 한 해에 작품 5개를 했다. 그에 비하면 올해는 많이 안 바쁜 것"이라며 웃었다.

작품을 선택하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냐는 질문에는 "이제 제게 다른 모습이 있을까 싶다. 다 재밌어서 고르는 거다. 어떤 사상이나 여성의 경력 단절 이런 주제는 상관없다. 얼마나 흥미로운지, 재밌는지를 본다. 큰 포부나 주제 의식 이런 건 없다. 너무 잘 읽히면 좋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사진=티빙)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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