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원로들 '나라 걱정' 직언에 시진핑 '내탓이냐' 격노"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산당 원로들로부터 중국이 앞날이 걱정스럽다는 쓴소리를 듣고 "내 탓이냐"며 격노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중국 전·현직 최고위 인사들은 베이징 동쪽 해안 휴양지인 베이다허에서 약 2주 간 여름 휴가를 겸해 비공식 회의를 연다. 중국의 국정운영과 주요 인사를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다.
나카자와 위원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올해 베이다허 회의에 공산당 최고 수뇌부 출신의 거물급 인사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나카자와 위원은 "실력 있는 원로가 베이다이허 회의에 오지 않았다는 것은 시 주석에게 유리한 상황이지만 그보다 더 복잡한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이어 "중국 경제는 개혁, 개방 정책을 본격화한 이후 전례없는 후퇴 국면을 겪고 있다"며 부동산기업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와 중국 청년 실업률 문제 등을 언급했다.
또 나카자와 위원은 핵 미사일을 운용하는 중국 로켓군 사령관들이 일제히 숙청되고 친강 외교부장까지 돌연 경질된 사실을 거론하면서 공산당 조직 내에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 원로집단이 "이대로 정치, 경제, 사회 혼란이 길어지고 효과적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면 민중의 마음이 (공산)당에서 벗어나 우리의 통치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 시 주석을 향한 직언에 나서기로 했다는 것.
나카자와 위원은 "원로드로부터 예기치 못한 엄한 이야기를 들은 시 주석의 내심은 편치 않았을 것"이라며 "시 주석은 다른 자리에서 본인의 측근들을 모아 분노를 폭발시켰다"고 했다. "과거 3대가 남긴 문제가 모두 내게 덮어씌워졌다. 10년 동안 노력했는데 문제가 정리되지 않는다. 이게 내 탓이냐"며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등 과거 정권 탓을 했다는 것.
나카자와 위원은 "시 주석 발언의 행간을 읽으면 '지금 남겨진 큰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는 게 너희의 일이며 책임이다'라는 뜻"이라며 "시 주석의 모습에 측근들은 떨렸다. 특히 공산당 서열 2위인 리창 총리가 책임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나 러먼도 미국 상무장관의 방중으로 미중관계가 완화의 조짐을 보인다는 전망이 있으나 완전한 오해다. 미중 모두 경제문제에 있어 양보는 없다"며 "어려운 국면에서 시 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소로 만나는 장면을 연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나카자와 위원은 1987년 닛케이에 입사해 1998년부터 3년 간 베이징 특파원으로 활동했다. 2012년부터 닛케이에서 중국 총국장 역을 맡고 있다. 지난해 말 저서 '극권·시진핑 중국 전성 30년의 끝'을 출간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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