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 딸이잖아” 애원에도 성추행한 父 “딸 정신에 문제”... 판결은?

김자아 기자 2023. 9. 6.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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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B씨가 지난해 11월 남긴 유서./MBC 보도화면

친딸을 폭행하고 강제로 추행해 죽음으로 내몬 50대가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피고인은 “딸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어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병식)는 전날(5일) 오후 3시 50분 231호 법정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심리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으며, 피해망상 등 정신 병력도 있다”며 “피고인과 다투다 허위로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가 제출한 녹음 파일에 대해 “일부러 당시 상황을 녹음으로 남겨놓으려는 듯 타이핑하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다른 이와 모의한 정황이 있을 수 있다”며 “유죄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증거재판주의 원칙에 따라 피고인의 이익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은 녹음 파일이 오히려 피고인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만큼 탄핵 증거로 채택, 법정에서 청취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법원 판례에 따라 녹취파일의 증거능력이 없을 수도 있다며 검찰에 증거 채택 여부를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당시 21세였던 딸 B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가 어렸을 때 가정폭력 등으로 이혼한 상태로, 10년 동안 못본 B씨에게 갑자기 연락을 취한 뒤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시 A씨는 신체접촉을 거부하며 반항하는 B씨를 때리며 옷을 벗기고 성폭행까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B씨가 전한 범행 당시 녹음 파일에는 “아빠, 아빠 딸이잖아, 아빠 딸이니까”라고 애원하는 상황이 담겼다.

그러나 A씨가 범행을 부인한다는 이유로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가 아닌 강제추행 혐의만 적용됐다.

B씨는 결국 지난해 11월 ‘직계존속인 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했지만 10개월이 지나도록 사건의 진전이 없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1심 재판부는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피해자가 싫다고 거절하거나 울부짖는 소리는 피고인이 범행을 시도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말들로 보이며 피해자가 허위나 무고를 위해 진술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과 A씨는 각각 양형 부당,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한편 재판이 시작되기 전 충남여성복지시설협의회 등 40개 단체로 구성된 ‘친족 성폭력 피해자 사망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사가 10년을 구형했는데 재판부는 5년을 선고했다. 피해자의 고통을 생각하면 너무 부족하다”며 “친족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사건처리 절차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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