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폭발’ 류현진-김하성, 신예 때문에 재계약 불발? 오히려 FA 시장서 대박?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전 세계에서 야구를 가장 잘한다는 소년들이 메이저리그를 꿈꾸며 한 해에도 수천 명씩 마이너리그 무대를 노크한다. KBO리그와는 인재 풀이 다르다. 그중에서도 가장 야구를 잘한다는 선수들만이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다. 그런 재능들은 각 구단마다 특별히 관리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슈퍼스타라고 해도 나이가 들면 기량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영원할 수는 없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아주 장기적인 계획을 짠다. 기존 주축 선수들의 뒤에 붙을 유망주들을 철저하게 준비시키고 관리한다. 팀의 필요에 맞게 육성하고, 가장 적절한 시기에 콜업한다. 그 과정에서 활용이 다 된 기존 선수들이 트레이드돼 떠나기도 하는 게 메이저리그의 냉정한 세계다. 그렇게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뤄진다.
올 시즌 건재한 기량을 과시하며 마운드에 돌아온 류현진(36‧토론토), 그리고 ‘각성 시즌’을 만들어내며 리그 최정상급의 중앙 내야수로 발돋움한 김하성(28‧샌디에이고) 또한 이런 명제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두 선수는 현재 팀 내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들이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구단은 미래를 대비한다. 두 선수의 뒤에 붙을 유망주들을 이미 만들어놨다. 그리고 그들의 본격적인 활약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일단 류현진은 올 시즌을 끝으로 토론토와 4년 계약이 끝난다. 팔꿈치 수술 복귀 후 6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48의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러자 현지에서는 “류현진과 단기 재계약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는 목소리도 나온다. 알렉 마노아가 부진한 상황에서 류현진을 보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30대 후반으로 가는 류현진의 몸값이 그렇게 비싸지 않을 것이라는 기본적인 요소도 고려 대상이다.
다만 나머지 4명의 선발 투수의 계약이 최소 내년까지 되어 있는데다, 토론토는 좌완 유망주 리키 티드먼(21)의 메이저리그 진입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짐 보든이 선정한 현시점 메이저리그 유망주 36위다. 좌완으로 최고 97마일 수준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구사하고,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체인지업을 가지고 있다. 커맨드가 다소 흔들리는 단점이 있지만, 현시점 토론토 최고 투수 유망주임은 분명하다.
보든은 “패스트볼 외에도 평균 이상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구사한다. 파워 피처이며 익스텐션이 좋아 타자들이 어색한 위치에서 공을 놓는다. 레퍼토리를 섞어가는 투구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더블A 무대에서 뛰고 있다. 내년에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선수의 자리를 생각해야 하는 토론토다.
샌디에이고도 마찬가지다. 티드먼보다 전체 순위가 훨씬 높은 잭슨 메릴(20)의 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이미 올해 스프링트레이닝에서 메이저리그 코칭스태프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장 2021년 샌디에이고의 1라운드(전체 27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메릴은 유격수로 갖춰야 할 덕목을 두루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비, 공격, 주루 모두 평균 이상이다. 침착한 성품까지도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는 더블A에서 뛰고 있고, 역시 내년 어느 시점에는 메이저리그 데뷔가 확실시된다.
메릴은 콘택트 능력도 있고, 갭파워도 있으며, 유격수 수비도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이다. 어깨도 강하다. 김하성과 비슷한 유형이라고 보면 된다. 샌디에이고는 유격수 잰더 보가츠와 올해 11년 계약을 맺어놓은 터다. 김하성이 소중한 선수이기는 하지만, 메릴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메릴이 주전으로 등극할 시점인 2025년은, 하필이면 김하성의 FA 4년 계약이 끝난 직후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걱정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메이저리그에는 30개 팀이 있다. 올해 성적은 오히려 두 선수가 ‘갑’에 위치에 있을 상황이다. 류현진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 투구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풍부한 경력과 경험은 덤이다. 김하성은 이제 S급 중앙 내야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모두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재계약을 안 하는 게 금전적으로는 나을 수 있다. 이미 선발 로테이션에 보장 계약이 많은 토론토는 기껏해 봐야 단년 계약 제안일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시장에 나가면 그 이상의 계약 기간을 줄 팀이 제법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5선발감을 찾는 팀들의 수요는 항상 있기 때문이다. 팔꿈치 수술을 했기 때문에 건강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이는 류현진의 부상 경력에 의구심을 가질 구단들에게 꽤 크게 어필할 수 있다.
김하성은 유격수로 평가받는 게 훨씬 낫다. 팀에 유격수 자원이 둘(잰더 보가츠, 잭슨 메릴)이나 있는 샌디에이고로서는 김하성의 가치를 온전히 인정하기 어렵다. 같은 공격 성적이라고 해도 2루수와 유격수는 대접이 다르다. 김하성도 유격수가 개인적으로 편한 포지션인 만큼 시장에서 자신을 유격수로 보는 팀과 합당한 계약을 하는 게 이득이다. 정을 빼놓고 이야기한다면 대박은 시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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