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북, 러시아와 무기 거래하면 대가 치를 것” 경고

이본영 2023. 9. 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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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추진하는 것으로 지목한 북한에 대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다면 "북한에 안 좋게 작용하고, 그들은 국제사회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강력한 경고가 북-러 정상회담 일정이나 무기 거래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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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5일 브리핑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백악관이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추진하는 것으로 지목한 북한에 대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렘린은 북-러 정상회담 개최설에는 언급을 삼간 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개최지로 예상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5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북-러의 무기 거래 협상이 “활발히 진전되고 있다”며 “이런 논의가 지도자들 간 논의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오는 10~1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만나 무기 거래를 논의할 예정이라는 전날 뉴욕타임스 보도 내용을 재확인하는 발언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다면 “북한에 안 좋게 작용하고, 그들은 국제사회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군수산업의 토대를 압박”하자 러시아는 탄약 확보를 위해 “찾을 수 있는 공급원이라면 무엇이든” 의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우크라이나인들을 죽일 수 있는 무기를 러시아에 공급하지 않겠다는 공개적 약속을 준수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 용병 집단 바그너그룹에 로켓과 미사일을 공급했다는 등의 미국 정부 주장과 언론 보도에 “무기나 탄약을 수출한 적 없고 그럴 계획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외교·안보 사령탑이라고 할 수 있는 설리번 보좌관이 직접 브리핑에 나서 경고한 것은 사안을 심각하게 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난 2월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중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과 비슷하다.

미국 정부가 언론을 통해 북-러 정상회담 계획을 유출한 데 이어 공개 경고까지 한 것은 북한이 포탄과 대전차 미사일 등을 판매하면 우크라이나 전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은 제3국들의 대러 무기 수출을 강력하게 통제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북한이 러시아에 어떤 질의 무기를 얼마나 공급할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북한이 무기 제공 대가로 인공위성이나 핵잠수함 기술을 제공받으면 자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 수위가 올라갈 수 있다고도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두 차례 실패한 정찰위성을 10월에 다시 쏴올리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미국을 사정권에 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계속하는 북한은 아직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부족하고 핵탄두 소형화·경량화를 충분히 이루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핵잠수함은 원양에서 노출을 피하면서 미사일 공격에 이용할 수 있다. 과거에 북한의 핵개발과 무기 개발에 영향을 준 러시아가 핵심 기술을 제공한다면 북한의 군사력을 상당히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강력한 경고가 북-러 정상회담 일정이나 무기 거래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김 위원장 경호 문제에 민감하기에 노출된 일정과 동선을 유지하기를 꺼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미국에는 중국에 대해서와는 달리 북한의 의지를 꺾는 데 쓸 지렛대가 별로 없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북-러 정상회담과 무기 거래 추진에 관한 질문에 “말해줄 게 없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전했다. 하지만 그는 푸틴 대통령이 12일 동방경제포럼 본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점은 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연례 행사에 자주 참석해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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