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발병 나이 젊어지는 '대장암'…"이런 사람 잘 걸린다"

강승지 기자 2023. 9. 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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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 질환 앓거나 대장용종 있으면 위험
생존율 우상향…신체활동 늘리고 금주·금연 실천
ⓒ News1 DB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9월은 대한대장항문학회가 대장암 예방과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지정한 '대장암의 달'이다. 대장암은 국내에서 3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며 암 사망원인 역시 3위다. 예방하려면 40세 이후부터 최소 5년마다 대장내시경을 받자는 외과 의료진의 조언이 6일 제기됐다.

일단, 대장암이 발생하면 배변 습관에 변화가 찾아온다. 장의 연동운동이 더뎌지며 변비가 생기거나 피가 묻어나는 혈변 등을 볼 수 있다. 또 대장 안의 악성종양으로 대장이 좁아지면서 변의 굵기가 가늘어지거나 복통,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혈변이 나올 경우 흔히 치질로 생각하고 방치하기 쉽지만, 대장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전과 다르게 혈변같이 배변 습관에 변화가 온다면 전문의와 상담하고 필요하면 대장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 발병 위험 요인은 다양하지만, 조심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첫 번째로 염증성 장 질환을 앓는 경우인데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이 있으면 대장암 발병률이 오르고 발병 연령도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는 대장 용종이 있는 경우로 대장내시경에서 종종 발견되는 용종은 추후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밖에도 대장암 가족력, 50세 이상의 연령, 붉은 육류와 육가공품 다량 섭취, 비만, 음주, 흡연 등이 발병 위험을 높인다.

김문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내시경을 하면 용종을 확인할 수 있고, 내시경을 하는 동안 용종을 떼어내기 때문에 대장암 검사와 예방이 동시 가능하다. 대장암은 대부분 대장의 용종이 자라서 생기니 용종만 잘 제거해 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국가암검진으로 50세 이상에게서 대변잠혈검사 양성이면 대장내시경을 권한다. 그러나 대장암 발병 나이가 점차 젊어지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대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발표한 바로는 국내 20~49세 대장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박윤영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는 "50세 미만이어도 혈변이 1개월 넘게 반복되는 등 대장암 의심 증상이 있거나 염증성 장 질환 또는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소개했다.

그렇다고 마냥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게 박 교수 설명이다. 사망률이 높은 암이지만 생존율도 계속 높아지는 암 중 하나로,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16~2020년 대장암(결장암 포함)이 5년 상대 생존율은 남녀 전체 74.3%로 1996~2000년 58.9%에 비해 15%p(포인트) 올랐다.

박 교수는 "2018년 국제 의학저널에 게재된 연구에서도 우리나라는 대장암(결장·직장) 부문에서 세계 1위의 생존율을 보고했다고 한다. 정기 검진과 함께 국내 의학 수준을 믿고 치료받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치료법은 종양이 조직을 침투한 정도로 결정한다. 대개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를 적절히 병행한다. 초기 대장암은 내시경적 절제만으로도 가능하지만 2기, 3기 대장암의 근본 치료법은 수술이다. 종양과 충분히 떨어진 곳까지 대장을 절제하고, 림프절도 광범위하게 절제한다.

4기 대장암은 여러 진료과 전문의와 환자 그리고 보호자가 논의하는 다학제 진료가 필요하다. 암의 진행 정도, 전이 병변의 위치, 개수 등에 따라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이다. 대장암은 같은 4기 환자라 하더라도 수술을 포함한 복합 치료를 하면 5년 생존율을 4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김 교수는 "대장암은 예전에는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이었지만 최근 육류 중심의 식생활 등으로 젊은 층 발생률이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 건강한 식습관과 평소 자기 몸 상태에 관심을 갖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따라서 일상생활 중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줄여나가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섭취하는 총열량이 높으면 대장암 위험도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어 줄이는 게 좋다. 가공육이나 붉은 고기 섭취도 줄이는 대신 섬유소와 칼슘을 많이 먹는 것도 도움 된다.

육체적 활동량이 적을수록 암 위험도가 높아지므로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은 운동 등을 통해 신체 활동을 늘려야 한다. 특히 금주와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 최근 음주량과 빈도가 늘어남에 따라 대장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진 국내 연구가 나온 바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불규칙한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할 때 40세 이후 최소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진을 기준으로, 보다 정확한 개인별 맞춤 시행 간격은 의사와 상담해 결정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대장암 예방 습관/(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제공)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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