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전기다 外[신간]
<우리 몸은 전기다>
샐리 에이디 지음·고현석 옮김·세종서적·2만2000원
영화 <매트릭스>에 등장하는 여러 장면 중에서 뒤통수에 달린 구멍(접속단자)을 통해 인간이 매트릭스 시스템에 접속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이 단자를 통해 등장인물들이 순식간에 무술이나 헬기 조종법을 익히기도 한다. 아마도 영화 속 장면을 실현하기에 가장 가까운 가설 혹은 이론이 바로 ‘생체전기’일 것이다.
이 책은 ‘동물과 식물 등 모든 생물의 세포는 스스로 전기를 발산한다’는 생체전기 이론에 관한 책이다. 생체전기는 1776년 이탈리아 과학자인 루아자 갈바니가 개구리 해부실험을 하다가 발견했다. 당대엔 ‘해괴한’ 주장으로 불리며 갈바니는 사이비 과학자로 매도되기도 했다. 이후 연구가 거듭되면서 존재가 사실로 확인됐다. 생체전기의 활용 가능성 등을 놓고서는 여전히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생체전기 연구자들은 세포 안에 흐르는 전기를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면 엄청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몸과 마음이라는 하드웨어를 우리가 원하는 대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인간의 지능을 높이거나, 문제가 있는 성격을 다시 프로그래밍하거나, 절단된 팔다리를 다시 자라게 하거나 몸의 유전적 서열을 완전히 바꾸는 등의 일이다.
생체전기 이론이 가장 활발히 활용되는 분야가 뇌과학이다. 뇌에 컴퓨터칩을 심거나 일정 신호를 주는 방식으로 여러 질병이나 장애를 치료 혹은 개선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저자는 윤리적 화두도 제기한다. 생체전기를 활용해 다른 이보다 더 강화된 신체와 뇌를 가진 인간의 탄생, 그리고 이 같은 기술의 비윤리적인 사용 등을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저자는 생체전기의 연구 목적을 ‘우리로 하여금 우주와 자연에서 우리의 위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함’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발밑의 세계사
이동민 지음·위즈덤하우스·2만3000원
지형지물, 기후, 자원, 자연재해 등의 ‘지리’가 어떻게 인류의 역사를 변화시켰는지 서술한 책이다. 유방은 고대 중국의 중심지인 관중을 장악해 군력이 우세했던 항우를 꺾었다. 페르시아는 지정학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럽(서쪽)으로 진출했다.
▲다윈의 식물들
신현철 지음·지오북·1만9500원
찰스 다윈 하면 갈라파고스 제도의 ‘땅거북’ 등 동물의 진화가 먼저 떠오르지만, 그는 식물 진화론에도 관심이 깊던 학자였다. 다윈이 생전에 주고받은 수많은 편지와 연구논문, 현대 사료 등을 종합해 다윈의 식물연구와 그 일대기를 조명한다.
▲생각의 요새
고명섭 지음·교양인·2만6000원
인간·백인·남성을 중심에 둔 서구의 근대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학자와 사상가들, 사회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101권의 저작을 소개하는 책이다. 막스 베버의 <이해사회학>, 카를 슈미트의 <정치적 낭만주의> 등이 담겨 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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