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다 급해?” 소폭 오르자 매물 더 내놓는 집주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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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에서 한 달 새 매물량이 줄어든 곳은 강남과 중구(-0.8%, 902→895건) 2개구뿐인데, 강남에는 여전히 서울에서 가장 많은 '팔고 싶은 집'이 쌓여있는 셈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물량이 30% 이상 늘었지만 실거래가는 10%나 올랐다"며 "매물증가가 곧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도식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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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심리 상존해 급락보단 소폭 조정 가능성" 관측도
5일 뉴스1과 아파트 실거래가 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111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8일만 해도 6만8167건이었는데, 일주일 만에 약 3000건 늘었다. 중복 등록은 제외한 수치로, 서울 아파트 매물 수가 7만채를 넘어선 건 2020년 9월 집계 이래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일별 매물현황은 한 달 새 6만7444건에서 5.4% 증가했다. 절대적인 매물 건수 기준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고, 증가율로는 광주(6.8%, 1만4986→1만6016건), 경남(6.2%, 2만6343건→2만7990건)에 이어 세 번째다.
지역별로는 송파구의 같은 기간 증가율이 16.1%로, 가장 가파른 매물 증가세를 보였다. 구 전체 매물 5580건 중 입주 5년차 9510가구 대단지 헬리오시티에서만 1000건에 육박하는 매물이 등록됐고, 고가 재건축과 신축 단지가 많은 잠실동과 신천동에서 각 1288건, 473건의 매물이 나와 있다.
이어 △도봉 10.2% △동작 9.7% △노원 9.7% △광진 9.5% △강북 9.1% 순으로 10%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절대적인 매물 건수로 보면 순위가 달라진다. 매물 건수 1위는 강남구로, 한 달 전 6576건에서 6273건으로 4.7% 감소했다. 서울에서 한 달 새 매물량이 줄어든 곳은 강남과 중구(-0.8%, 902→895건) 2개구뿐인데, 강남에는 여전히 서울에서 가장 많은 '팔고 싶은 집'이 쌓여있는 셈이다.
차순위도 송파구와 서초구(5240건) 순으로, 서울 전체 매물의 24%가 강남 3구에 몰려 있다. 노원구의 매물량도 한 달 전 4648건에서 5100건으로 늘어 강남 3구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5000건대를 기록했다.
이어 △강동 3768건 △강서 3702건 △영등포 3248건 △구로 3026건 △성북 3002건 △양천 2938건 △마포 2845건 △은평 2753건 △동작 2741건 순으로 3000건 안팎의 매물량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매물 증가는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까.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물량이 30% 이상 늘었지만 실거래가는 10%나 올랐다"며 "매물증가가 곧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도식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물 증가세에도 한국은행이 지난달 22일 공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8월 소비자동향지수(CSI)는 한 달 전보다 5포인트(p) 오른 107을 기록했다. 0~200 사이 숫자로 표현하는 CSI가 100을 넘으면 상승론이 하락론보다 우세하다는 의미다.
다만 박 위원은 "하반기 실거래가 반등세는 상반기보다 약할 것"이라며 "이미 급매물이 팔린 데다 대출금리 인상, 역전세난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상승 에너지를 많이 분출해 늦가을 이후 하락세로 재차 진입할 수 있다"면서도 "신규분양가 고공행진에 따른 공급 인플레이션과 불안심리가 상존해 급락보단 소폭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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