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판도 바뀐다… 진화하는 K-방산

김동욱 기자 2023. 9. 6. 06: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S리포트-세계로 뻗는 K-방산] ② 무인기 대응 주력… 무인 무기체계도 주목

[편집자주]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 세계 군비 경쟁이 증가하면서 한국의 방산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173억달러(약 23조원)로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을 쓴 데 이어 올해는 200억달러(약 26조5000억원)를 목표로 잡고 수출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방산 4대 수출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세계로 뻗어 나가는 '방산 한류'를 따라가 봤다.

방산업계가 신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사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 무인차량.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사 게재 순서
①또 신기록 노리는 K-방산… '4대 수출국' 도약 꿈 성큼
②전쟁 판도 바뀐다… 진화하는 K-방산
③조선산업 세계 1위인데… 힘 못 쓰는 '함정 수출' 강화하려면
방산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전쟁 양상을 바꿀 새로운 무기가 주목된다. 국내 업체들도 북한 무인기 침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계기로 적 무인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사람 대신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전차·로봇 등의 개발도 추진, 전투 인력 보호와 전투력 상승을 이끌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안티 드론'에 힘주는 방산업계… 무인기 개발도


포르템 테크놀로지스의 불법 드론 대응 시스템 콘셉트 이미지.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업계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무인기 대응 기술(안티 드론·Anti Drone)이다. 지난해 12월 북한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한국 영공을 침범하면서 안보 공백 우려가 발생한 탓이다. 침범한 무인기 중 1대는 국가 핵심시설인 용산 대통령실과 국방부 청사를 중심으로 설정된 비행금지구역(P-73)에 진입했다. 러·우 전쟁에서 드론이 활약한 것도 안티 드론 기술개발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이유로 꼽힌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전력 열세에도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군 폭격기를 공격하는 등 효율적인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안티 드론 관련 주요 기업으로는 한화그룹이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월 미국 록히드마틴 등과 포르템 테크놀로지스에 총 1780만달러(235억여원)를 투자했다. 해당 업체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자체 개발 레이더를 통해 드론을 탐지한 뒤 그물로 포획하는 시스템을 보유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3월 한화시스템의 열상감시장비와 포르템 테크놀로지스의 드론 방어 시스템을 통해 무인기를 3㎞ 밖에서 탐지하고 고도 300m~800m 상공에서 포획하는 데 성공하는 등 기술을 고도화했다.

현대위아는 무인기를 격추하는 방식인 '하드 킬'(Hard Kill)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 7월 국내 최초로 공중확산탄을 이용해 드론을 격추한 것. 원거리에서 탐지한 드론을 광학 장치로 식별·추적해 격추하는 방식이다. 드론 통제권을 뺏는 스푸핑(Spoofing), 전자기파(EMP) 등 '소프트 킬'(Soft Kill)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현대위아는 빠르게 이동하는 드론을 격추할 수 있는 차량형 '대(對)드론 체계'(ADS)도 개발할 계획이다.

무인기 개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은 LIG넥스원이다. 지난 8월 국방과학기술대제전에서 ▲다목적 무인헬기 ▲수송용 멀티콥터형 드론 시스템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등을 선보였다. 다목적 무인헬기는 해안 경계 등 감시정찰을 수행할 수 있는 무인기다. 한 번 이륙하면 최대 6시간 비행한다. 수송용 멀티콥터형 드론 시스템은 탄약박스(33㎞)보다 무거운 40㎏에 달하는 짐을 60분 넘게 수송할 수 있다.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은 목표물에 접근하면 폭발하도록 설계된 공격용 드론이다. 지난해 육군에 납품돼 성능 검증을 받았다.


사람 없이 임무 '척척'… 현대·한화, 무인 무기체계 개발


현대로템의 다목적 무인차량. /사진=현대로템
사람을 대신해 지상에서 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기도 이목을 끈다. 인명 피해를 막아 병력을 보존하고 전투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군인들의 전투 투입 횟수를 줄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전쟁 후유증을 일부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PTSD는 전쟁 등 생명이나 신체를 위협할 정도의 스트레스틀 경험한 후 나타나는 정신질환이다. 참전 군인의 10~30% 정도가 PTSD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 무기체계 선두기업은 현대로템이다. 지난해 1월 국내 최초로 다목적 무인차량을 군에 납품했다. 해당 모델은 주·야간 4㎞까지 탐지할 수 있는 카메라가 장착됐다. 사용자는 원거리에서 별도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감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를 이용한 덕분에 엔진 소음이 없어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데 적합하다. 1~2개의 바퀴가 파손돼도 나머지 바퀴 힘으로도 운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등 안정적인 기동이 특징이다. 현대로템은 전차·장갑차 등 기존 기동전투체계의 원격 무인화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군을 대상으로 다목적 무인차량 성능 시연을 진행했다. 원격·자율주행, 장애물 회피, 자율복귀, 총성 감지 등 고위험 전장에서 병사 대신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인 후 호평받았다. 이 차량은 AI 기반으로 사물과 사람을 인지한다. 감시성능은 주·야간 4㎞에 달한다. 원격 통신이 끊겨도 스스로 복구하거나 최초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스마트 자율복귀 기능도 갖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첨단 기술을 선도해 미국 등 선진 시장 진출 및 수출 역량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군 병력이 줄면서 아군의 생존율이 전쟁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됐다"며 "최소 인원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무인체계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것도 이 이유"라고 말했다. "앞으로 AI 및 자율주행 기술이 잘 구현된 무인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