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리그테이블]⑤'배터리' LG 중심으로 떴다

백유진 2023. 9. 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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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10개 상장계열사 실적분석
지속성장세 LG엔솔, 그룹 기둥으로
LG디스플레이, 실적개선세…기대↑
/그래픽=비즈워치
한국 산업계를 강타한 글로벌 경제 위기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지속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강한 한파 속에서도 꿋꿋히 버티며 다가올 봄을 기다리고 있다. 비즈워치는 삼성·SK·현대자동차·LG·한화 등 5개 그룹 기업군을 선정, 올해 상반기 성적표를 심층 분석했다. [편집자]

배터리 사업이 LG그룹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이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며, 올 상반기 그룹 전체 성장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이에 비해 그간 그룹의 '기둥'역할을 든든히 해왔던 LG전자와 LG화학은 전통 사업 부진 여파로 다소 주춤했다.

디스플레이 회복될 4Q 기대

6일 비즈워치가 집계한 LG에너지솔루션·LG전자·LG유플러스·LG디스플레이·LG생활건강·LG이노텍·LG헬로비전·LG화학·HS애드·로보스타·LG디스플레이 등(이상 영업이익순) 등 LG그룹 계열 10개 상장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7094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81.5% 급감했다. 10개사 중 LG에너지솔루션과 LG유플러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부진한 성적을 거둔 탓이다.

/그래픽=비즈워치

LG디스플레이가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 LG디스플레이의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1조97898억원으로 전년 동기(-4500억원) 대비 늘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주력이었던 LCD(액정표시장치) 사업 축소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TV·IT(정보통신) 제품 수요 감소가 이어진 결과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그룹 내 감소폭이 가장 컸다. LG디스플레이의 상반기 매출은 9조1496억원으로 전년 동기 12조788억원 대비 24.3% 감소했다.  

희망도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부터 적자 폭이 감소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의 영업손실은 올 1분기 1조984억원에서 2분기 8810억원으로 줄었다. 선제적 재고 감축 노력 등 고강도 비용 감축의 효과다. 회사는 상반기 깊은 터널을 지난 뒤, 올 4분기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작년부터 지속된 전방 산업의 재고 조정이 상반기 기점으로 상당 부분 진행됐다"며 "하반기에는 패널 구매 수요 증가가 기대돼 4분기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그래픽=비즈워치

희비 갈린 화학·배터리

부진한 성적을 거둔 기업 중에는 LG화학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등을 제외한 LG화학 별도기준으로 보면, 올 상반기 5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작년 상반기 12조7244억원 대비 14.8% 줄어든 10조8453억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1조19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것과 상반된 성적표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LG화학의 그룹 내 영업이익 비중은 31.2%에 달했다. 

부진이유는 전통 사업인 석유화학 시황 악화에 있다.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를 기록 중이다. 다만 고부가가치 제품군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적자 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영업손실 규모는 작년 4분기 1660억원, 올 1분기는 510억원, 2분기 130억원을 기록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에 비해 LG화학의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꾸준한 성장세를 드러내며 그룹 내 매출·영업익 1위로 올라섰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 상반기 매출은 17조5206억원으로 전년 대비 86.1% 증가했다.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작년 상반기 13.8%에서 올 상반기 24.4%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조938억원으로 전년(4545억원) 대비 140.7% 늘었다. 그룹 내 적자 계열사의 구멍을 메워주며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한 양상이다. 영업이익률도 그룹 내 개선 폭이 가장 컸다. 올 상반기 LG그룹 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로보스타 3개사의 수익성이 개선됐는데, 그중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률은 1.4%p(포인트) 높아져 가장 상승 폭이 컸다.

특히 이는 2분기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1년 발생한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 볼트 EV' 리콜 재료비 상승분 1510억원을 2분기 일회성 충당금으로 반영했다. 일회성 비용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7%대까지 올라간다.

여기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제도에 따른 수혜가 큰 역할을 했다. 올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이 받은 AMPC 수혜금은 1분기 1003억원, 2분기 1109억원으로 총 2112억원이다.

/그래픽=비즈워치

LG유플 안정적 성장세

같은 충당금 여파가 있던 LG전자(LG이노텍 실적 제외 별도기준)와도 희비가 갈렸다. LG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합의된 분담비율(50:50)에 따라 같은 비용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작년 상반기 LG화학과 함께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LG전자는 올 상반기 61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보다 41.6% 감소한 수준이다.

매출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에 1위 자리를 내줬다. LG전자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3.2% 감소한 14조7025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영업이익률도 작년 상반기보다 2.7%p 줄어든 4.2%에 머물렀다.

LG이노텍도 올 상반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LG이노텍은 전통적으로 상반기는 낮고 하반기는 높은 '상저하고'의 실적 흐름을 보이지만, 올해는 특히 상황이 좋지 않았다. LG이노텍의 올 상반기 매출은 8.2% 늘어난 8조283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637억원으로 75.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8.6%에서 2.0%까지 떨어졌다.

/그래픽=비즈워치

통신·서비스 계열사인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은 선방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올 상반기 전년 대비 7.6% 증가한 548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그룹 전체 수익성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LG헬로비전은 올 상반기 564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0.9%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25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올 상반기 매출은 3조4914억원, 영업이익은 3038억원으로 각각 0.5%, 2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은 8.7%로 그룹 내 최상위였다. 

LG그룹 계열 광고 3사가 합병한 HS애드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 24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8.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조원으로 35.7% 감소했다. 1999년 구 LG산전 로봇사업부에서 분리 후 설립된 로보스타도 매출 472억원, 영업손실 9조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시리즈끝]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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