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편하게 갈래"…2000만원짜리 내놔도 수천명이 전화

김민우 기자 2023. 9. 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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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여행상품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6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의 프리미엄 여행상품(200만원 이상)의 매출 규모는 전년과 비교해 4~5배 증가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프리미엄 여행상품 편성 자체가 1년에 한 두번 정도로 드물었다"며 "올해는 프리미엄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 초프리미엄 여행상품(500만원 이상) 편성도 매월 1회 이상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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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라이브쇼핑에서 판매한 그리스 여행 패키지 상품/사진제공=신세계라이브쇼핑

#지난달 20일 현대홈쇼핑이 1700만원짜리 아프리카 여행 상품을 내놨다. 킬리만자로 국립공원 트래킹, 세렝게티 국립공원 사파리투어, 세계 3대 폭포로 불리는 빅토리아 폭포 등 아프리카 6개국을 13일 동안 둘러보는 여행 일정이었다. 전구간 항공 좌석은 비즈니스 클래스로, 기본 4성급 호텔 숙박에 일정 중 3일은 5성급 호텔에 투숙하는 상품이다. 1700만원 상당의 초고가 상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방송시간 70분만에 상담예약 고객만 2300명이 몰렸다.

최근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여행상품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가격이 저렴한 실속형 패키지 상품이 잘 팔렸다면 이제는 고가의 프리미엄 패키지 상품이 더 잘 팔린다.

6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의 프리미엄 여행상품(200만원 이상)의 매출 규모는 전년과 비교해 4~5배 증가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프리미엄 여행상품 편성 자체가 1년에 한 두번 정도로 드물었다"며 "올해는 프리미엄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 초프리미엄 여행상품(500만원 이상) 편성도 매월 1회 이상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 역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에는 200만원 이상 프리미엄 여행상품의 비중이 30% 미만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0%, 올해는 70% 이상으로 늘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 달 비즈니스석 기준으로 1000만원이 넘는 캐나다 퀘백 10일 여행 상품을 판매했다. 이번달에는 항공좌석에 따라 최소 13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이 넘어가는 남미 17일 여행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또 프리미엄 여행상품이 잘 팔리자 '프리미엄 여행상품'만 판매하는 프로그램 '골든티켓'을 고정으로 편성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에서 판매한 남미 5개국(17일) 여행 상품. 상품가격이 최소 1299만원에서 최대 2049만원이다./사진제공=신세계라이브쇼핑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상품의 기준도 높아지고 있다는 게 홈쇼핑 업계의 설명이다. 과거에는 값싸고 질 좋은 이른바 '가성비' 상품을 주로 구매했다면 최근에는 백화점에서 볼법한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들도 홈쇼핑을 통해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점이 여행상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홈쇼핑 패키지의 기본이라고 여겨왔던 쇼핑일정을 아예 없애고 선택 옵션도 최소화해 고객이 쓸데없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최근 프리미엄 여행 상품의 특징이다.

또 저가항공사 대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국적기를 이용하며 출발시간대도 아침 출발 등 고객이 편한 황금 시간대 비행편으로 바뀌는 추세다.

상품 가격은 올라가지만 오히려 고객들의 반응은 오히려 좋다. 현대홈쇼핑이 올해 초 편성한 '그리스 해안 일주', '스위스 심화 관광' 상품 등은 900만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2600여 명이 넘게 몰렸다.

은퇴 후 시간적 여유가 많고 구매력도 높은 중장년층 고객이 늘어난 것도 프리미엄 여행상품이 잘 팔리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해외여행 상품의 50~60대 구매고객 비중은 코로나19 이전인 2018~2019년과 비교해 30%이상 늘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에서는 올해 프리미엄 여행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의 90% 이상이 50~60대로 집계됐다.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이 사라진 점도 특징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내여행과 해외여행 성수기가 명확히 구분됐다면 지난해부터는 성수기와 비수기와 무관하게 여행수요가 늘고 있는 게 특징"이라며 "여행 형태도 빡빡한 일정에 주요 관광명소만 방문하는 바쁜 일정보다 1~2개 국가라도 여유롭게 여행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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